인텔은 세계 최초의 상용 단일 칩 CPU를 출시한 후 45년 동안 지속적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아키텍처의 기준을 높이면서 PC 산업 전체를 발전시켜 왔다. 이런 역사를 고려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텔의 CPU를 고르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번에 소개하는 10가지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기술적 승리, 마케팅 쿠데타 등을 통해 혁신을 일으켰다. 이를 통해 인텔의 경쟁력이 유지되었고 PC 산업도 발전할 수 있었다. editor@itworld.co.kr
인텔 4004
출시 : 1971년 11월 15일
세계 최초의 상용 단일 칩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이 칩은 탁상용 계산기를 위해 개발되었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당시까지 여러 개별적인 구성요소로 존재하던 컴퓨터 전체의 중앙처리장치 기능을 하나의 실리콘 조각에 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시로서는 거의 기적에 가까워 보였으며 향후 10년 동안의 PC 혁명을 위한 길을 닦았다.
인텔 8008
출시 : 1972년 4월
4004가 계산기용으로 개발된 4비트 칩이었던 반면에 8008은 세계 최초의 8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초기의 개인용 컴퓨터 키트를 구동하기에 충분했다. 오늘날의 기준으로는 매우 원시적이긴 하지만, 8008은 이후 초기 PC 산업의 원동력이 된 인텔의 8080, 8085, 8086 등의 CPU로 확장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인텔 8080
출시 : 1974년 4월
실질적으로 개인용 컴퓨터 산업을 발생시킨 MITS 알테어(Altair) 8800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면, 8080이 왜 중요한지 알고 있을 것이다. 인텔 8080은 알테어와 수십 대의 여러 초기 PC에 사용되었다. 또한 CP/M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엄청난 초기 기준을 수립한 보급형 칩인 비인텔 질로그(Zilog) Z80 CPU의 기술적 기반이 되었다. 물론, 인텔은 이후 8080보다 더욱 뛰어난 제품을 선보였다.
인텔 8086/8088
출시 : 1978년 6월 8일(8086), 1979년 6월(8088)
8086은 인텔 최초의 16비트 CPU였으며 마이크로프로세서 연산력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했다. 또한 8086의 동생 격인 8088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지금의 x86이라는 새로운 표준이 등장하게 되었다. 8088은 기본적으로 8비트 데이터가 버스가 적용된 8086이기 때문에 저렴한 칩셋과 호환이 가능했다. IBM은 1981년 자사의 기념비적인 퍼스널 컴퓨터(Personal Computer)의 CPU로 8088을 선택했다.
인텔 80386
출시 : 1986년 6월
물론 80286도 인텔에게 있어서 중요한 제품이었지만 1986년 인텔의 첫 32비트 x86 CPU인 80386이 출시되면서 PC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놀랍도록 강력한 CPU였으며 386을 PC에 처음으로 활용한 컴팩이 처음으로 IBM 호환 시장 혁신에서 IBM을 누르면서 실질적으로 클론 PC의 전성기가 시작되었다. 1990년대 초기에 이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강력한 시장이 형성되면서 많은 클론 PC가 386으로 불리게 되었다.
인텔 펜티엄
출시 : 1993년 3월 22일 월요일
미 법원이 80386 등의 숫자를 상표권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결한 후, 486 시대에 뒤처진 x86 경쟁사인 사이릭스와 AMD는 486 칩이라고 명명한 저렴한 칩으로 인텔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인텔은 x86 CPU 시리즈를 위해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세웠다. 인텔은 새 프로세서를 "펜티엄"이라고 명명하면서 클론 칩 제조사들이 침해할 수 없는 인텔만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 작전 덕분에 펜티엄이 진정한 PC의 상징이 되었으며 인텔은 다시 한 번 PC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인텔 제온 64비트(Nocona)
출시 : 2004년 6월
펜티엄의 등장 이후 인텔은 한 동안 시장을 지배했다. 특히 인텔은 펜티엄 II로 성공을 이어갔지만 펜티엄 III와 IV가 출시된 즈음하여 AMD가 인텔의 기술적 우위와 시장 점유율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AMD는 2003년 x86 명령 집합을 64비트로 확장한 최초의 상용 CPU 옵테론(Opteron)으로 인텔에게 당혹감을 안겼다. 인텔은 EM64T(이후 인텔 64)라는 이름의 자체 AMD64 명령 집합 버전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처음으로 2004년에 출시된 노코나 제품 군의 제온 프로세서에 포함시켜 대응했다. 이것이 인텔의 64비트 x86 CPU의 시작이었으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인텔 코어 2 듀오
출시 : 2006년 7월 27일
인텔은 코어 2 듀오 제품 군으로 기술적 정체기라 불리던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기간 동안 AMD는 인텔의 제품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발열도 적었던 강력한 칩으로 PC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AMD는 처음으로 x86-64 CPU도 출시했다. 코어 시리즈는 인상적인 와트당 성능비로 경쟁 구도를 크게 바꾸어 놓았으며, 인텔은 듀얼코어 코어 2 듀오 시리즈 덕분에 다시 한 번 PC용 필수 CPU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인텔 아톰
출시 : 2008년 4월 2일
실버트론(Silverthorne) Z500을 통해 도입된 이후 인텔 아톰 시리즈는 (약하긴 하지만) 훌륭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저전력과 작은 크기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임베디드(Embedded) 및 휴대용 시장을 위해 개발된 아톰을 통해 한 때 유행하던 넷북(Netbook) 폼팩터가 번성하게 되었다. 태블릿이 휴대용 시장을 잠식하면서 아톰 프로세서는 크기를 줄이면서 이전에 x86 CPU가 널리 적용되지 못했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일부 스마트폰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아톰 제품군의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지금까지의 중요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HD 그래픽스가 적용된 인텔 코어
출시 : 2010년 1월 7일
실리콘 다이에 탑재할 수 있는 CPU 코어를 중심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 경쟁이 10년 간 끝없이 반복되었고, 인텔은 처음으로 같은 IC 패키지에 GPU(Graphics Processing Unit)와 CPU를 포함시켜 큰 혁신을 이루었다. 2010년 코어 CPU의 클락데일(Clarksdale) 제품군을 시작으로, 인텔은 통합 GPU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으며, 2016년 초에는 내장형 CPU 그래픽 성능이 처음으로 외장형 GPU 카드에 버금간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