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 2016 총정리 : 가상현실 게임부터 초소형 게임 PC, 초강력 그래픽카드까지

AMD 라데온 프로 듀오(Radeon Pro Duo) 지난 해 6월 E3에서 하나가 아닌 두 개의 강력한 피지(Fiji) GPU를 갖춘 그래픽 카드를 처음 시험해 본 후 AMD가 드디어 "캡사이신(Capsaicin)" 행사에서 최종 제품을 공개했다. 사양만 봐도 이 1,500달러짜리 라데온 듀오 프로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그래픽 카드라는 사실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AMD는 코어 클럭이나 메모리 속도 등의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카드에는 라데온 퓨리 X(Radeon Fury X)와 마찬가지로 폐회로 수냉 방식이 적용되며 3개의 8핀 전원 연결이 필요하다. 이 카드의 듀얼 피지 GPU가 단순히 퓨리 X의 주요 사양의 두 배라면 총 8GB의 HBM RAM에 8,192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탑재하게 된다. 하지만 전원과 열 문제로 인해 퓨리 X보다는 살짝 낮은 속도로 클럭이 설정될 것이다. 정말로 흥미로운 부분은 AMD가 생각하는 이 카드의 주요 고객은 게이머가 아니라 VR 개발자라는 것. 2/4분기 중으로 출시될 예정이지만 듀얼 GPU 피지의 출시일은 이미 여러 번 연기된 적이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AMD의 미래 AMD는 캡사이신 행사의 상당 부분을 VR 지원 그리고 자사 GPU 로드맵의 맛보기 측면에서 향후 계획을 밝히는데 할애했다. AMD는 라데온 프로 듀오와 에너지 효율적인 차세대 폴라리스(Polaris) GPU가 AMD의 VR 사업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가상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PC를 식별하기 위해 게이머 및 개발자들에게 각각 라데온 VR 레디 프리미엄(Radeon VR Ready Premium)과 라데온 VR 레디 크리에이터(Radeon VR Ready Creator) 인증을 제공할 계획이다. AMD는 심지어 크라이텍(Crytek)과 함께 대학교에 VR 개발을 위한 라데온 프로 듀오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향후 라데온 그래픽 카드에 사용할 GPU도 선보였다. 올 해 중반 폴라리스 출시 후 HBM2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베가(Vega)" GPU가 올 해 말이나 내년 초 경에 출시될 예정이며, 확장성과 차세대 메모리를 갖춘 ‘나비(Navi)’ GPU는 2018년 초 경에 출시될 예정이다.

인텔 스컬 캐년 NUC(Intel Skull Canyon NUC) AMD의 숙적 인텔 또한 폭발적인 신제품을 공개했다. 새로운 스컬 캐년 NUC는 심지어 강력한 통합 그래픽으로 AMD의 라데온 사업을 노리고 있으며,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는 저스트 코즈3(Just Cause 3)를 1080p 해상도에서 초당 30프레임 이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는 엑스박스 원 버전의 JC3보다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NUC는 크기가 훨씬 더 작다. 스컬 캐년 NUC에는 코어 i7-6770HQ 프로세서와 인텔의 최고성능 아이리스 프로(Iris Pro) 580 통합 그래픽이 장착되어 있다. 그리고 게이밍 성능을 더 높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레이저(Razer)의 새로운 코어(Core) 외장 그래픽 카드 독과 호환된다.

조텍 매그너스(Zotac Magnus) EN980 엔비디아(Nvidia) 하드웨어로 무장한 3대의 신형 게임용 PC가 GDC에서 공개되었다. 우선 조텍의 매그너스 EN980은 조탁의 소형 컴퓨터중 가장 강력한 제품이다. 조텍은 코어 i5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980을 통합형 수냉 시스템과 함께 9x8x5인치 베어본 시스템에 우겨 넣었다. 전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제품이 아니며, 조텍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조텍은 매그너스 EN980은 VR을 지원하는 최신형 초소형 게임용 PC로 내세우고 있다. GTX 980 덕분에 조텍의 스팀 머신(Steam Machine) 제품보다 훨씬 강력하며, 인텔의 스컬 캐년 NUC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다.

MSI 보텍스(Vortex) 길을 비켜라, 맥 프로여. 새로운 원통형 도전자가 등장했다. 지난 1월 CES에서 보텍스를 공개한 후 MSI는 GDC 중 생맥주 잔 크기의 게임용 PC를 본격 출하했다.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보텍스의 하드웨어는 최대 4GHz의 인텔 코어 i7-6700K, 64GB DDR4 RAM, 듀얼 엔비디아 지포스 GTX980 그래픽 카드, 내장 스토리지를 위한 슈퍼 RAID 4 구성 등으로 무장했다. 이런 집적도는 보텍스의 맞춤형 내장 디자인과 해당 PC의 이름을 따온 독특한 냉각 시스템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레이저 블레이드(Razer Blade)와 코어(Core) GDC 기간에 레이저의 게임 전문가들 또한 한 쌍의 빛나는 신형 PC 제품을 선보였다. 이 새로운 레이저 블레이드 게임용 노트북은 지난 해의 모델보다 탄탄한 사양을 자랑하면서도 400~500달러 정도 더 저렴하다. 하지만 레이저는 소비자들이 돈을 좀 더 투자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레이저 블레이드 코어는 썬더볼트 3를 이용해 노트북 게임 성능을 배가시키는 외장 그래픽 카드 도크로, 블레이드 또는 레이저의 새로운 블레이드 스텔스(Blade Stealth) 울트라북의 번들로 400~500 달러의 가격으로 사전 주문을 시작했다.

크라이엔진 V(CryEngine V) 크라이텍이 AMD가 대학생들에게 VR 대비 장비를 제공하는데 협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크라이시스(Crysis)를 돌릴 수 있냐는 질문이 이제는 ‘VR을 구동할 수 있나요?’라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크라이텍의 크라이엔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랭크 비츠는 크라이엔진 V 그리고 베이스마크(Basemark)와 협력해 개발한 새로운 “VR스코어(VRScore)” 가상현실 벤치마크 발표 행사장에서 밝힌 사실이다. 크라이엔진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겠지만 크라이텍은 최신 그래픽 기술 버전으로 급진적이고 새로운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도네이션웨어(Donationware)이다. 개발자들은 원하는 만큼 비용을 지불할 수 있고 공짜로도 사용할 수 있다. 비츠는 "우리를 생각해 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또한 크라이텍은 개발자들이 크라이엔진 V 게임에 사용하기 위해 구매할 수 있는 기성품도 출시했다.

엔비디아 게임웍스(GameWorks) 3.1 SDK GDC 2016에서 AMD만 그래픽으로 관심을 끈 것이 아니었다. 엔비디아는 개발자들에게 게임에 훌륭한 선택적 시각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는 게임웍스 3.1 SDK를 발표했다. (당연히 지포스 그래픽 카드에서 더욱 잘 동작한다). 각각 폴아웃 4(Fallout 4), 더 디비전(The Division),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Rise of the Tomb Raider)를 통해 공개된 NVL(Nvidia Volumetric Lighting), HFTS(Hybrid Frustum Traced Shadows), VXAO(Voxel Accelerated Ambient Occlusion) 등의 새로운 기술은 게임웍스에 더욱 현실적인 입체 광원, 그림자, 주변 색을 추가한다. 또한 엔비디아는 CPU와 GPU를 모두 활용해 기존보다 최대 6배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피직스 GRB(PhysiX-GRB)를 포함하여 새로운 피직스 라이브러리(PhysiX Library) 툴도 출시했다.

로지텍(Logitech) G610 GDC 2016에서 로지텍은 수 년 만에 가장 눈에 띄는 기계식 키보드를 공개했으며, 그 이유는 로지텍 G610에 자체 로머G(Romer-G) 스위치를 적용하는 대신에 전통적인 체리 MX 레드 및 브라운 스위치의 부활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로지텍 G610은 공격적인 디자인에 로지텍 G810의 깔끔한 미학을 더했다. 하지만 체리 스위치의 부활에는 대가가 따른다. G810은 완벽한 1680만 컬러 RGB 백라이팅이 적용되었던 반면에 새로운 G610은 단색 백라이팅만 제공될 뿐이다. 하지만 가격도 G810의 표시 가격인 159달러와 비교하여 훨씬 저렴한 119달러이다.

옵시디언(Obsidian)의 티러니(Tyranny) 필라스 오브 이터너티(Pillars of Eternity)와 성공적인 협업을 경험한 옵시디언(Obsidian)과 패러독스(Paradox)가 다시 힘을 합쳐 악당이 주인공인 어둡고 새로운 RPG 티러니를 개발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옵시디언은 게임의 배경이 이미 선과 악이 싸우고 있는 세계에서 악이 이긴 상태라고 밝혔다. 2016년이 다 가기 전에 꼭 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패러독스 또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세계 제패 전략 게임 하트 오브 아이언 4(Hearts of Iron IV)와 스텔라리스(Stellaris)의 출시 일자를 공개했다. 스텔라리스의 우주 모험은 5월 9일에 공개될 예정이며, 세계 2차 대전 게임 HOI4는 일명 디데이인 6월 6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슬론 Q(Sulon Q) 올인원 VR 헤드셋 GDC 2016에서 공개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은 가상 현실 게임이 중심이었다. 심지어 신선한 VR 헤드셋이 소개되기도 했다. 캡사이신 행사 중 AMD와 슬론은 증강 현실과 가상 현실을 하나의 무선 패키지로 통합한 새로운 무선 헤드셋 슬론 Q를 선보였다. 이 장치는 기본적으로 헤드셋 자체에 라데온 R7 그래픽이 통합된 AMD APU로 동작하는 윈도우 10 PC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R7은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가 최소 사양으로 요구하는 라데온 290/지포스 GTX 970 그래픽 카드에 비할 수준은 아니지만, 슬론은 헤드셋이 ‘SPU(Spatial Processing Unit)’ 덕분에 콘솔 게임기 품질의 그래픽을 제공하고 실제 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솔루션이 성공할지 아니면 베이퍼웨어로 사라질지는 시간이 지나보면 알겠지만 분명 흥미로운 아이디어이다.

옵토마(OPtoma) VR 헤드셋 옵토마가 새롭게 발표한 VR 헤드셋 또한 무선 방식이지만 헤드기어에 PC 전체를 내장하는 대신에 60GHz 대역으로 동작하는 특허 받은 무선 신호를 이용해 PC로부터 헤드셋으로 콘텐츠를 스트리밍한다. 자세한 내용은 제공되지 않았지만, 와이파이보다 빠른 UWB(Ultra-WideBand) 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무선 VR은 이동성 때문에 테더링(Tethering)된 VR보다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있다. PC 게임 품질의 그래픽을 얻으려면 엄청난 대역폭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는 유선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하지만 가상 현실은 강력한 PC의 전유물이 아니다. 소니는 GDC 중 플레이스테이션 4용 PSVR 액세서리의 가격과 정보를 공개했다. PSVR은 10월에 399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599달러짜리 오큘러스 리프트나 799달러짜리 HTC 바이크와 비교하면 좋은 가격이지만 실제로는 비용이 좀 더 높다. 350달러짜리 PS4 뿐만 아니라 60달러짜리 PS 카메라 그리고 50달러짜리 PS 무브(PlayStation Move) 조종기 2개가 필요하다. 이미 PS4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560달러의 비용이 발생하며 게임기도 구매해야 하는 경우에는 910달러이다. 리프트와 바이브는 1,000달러가 넘는 게임용 PC가 있어야 하지만 PS4보다 시각적으로 더욱 강력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재미있어 지고 있다.

오큘러스가 출시하는 VR 게임 하지만 흥미로운 하드웨어도 흥미로운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그리고 GDC 2016에서도 VR 게임이 쏟아져 나왔다. 흥미로운 각 게임을 살펴보기 전에 전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오큘러스는 리프트 VR 헤드셋용 게임 출시 라인업을 공개했으며, 이번 달 말부터 예약 주문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주요 게임으로는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인 엘리트: 데인저러스(Elite: Dangerous)와 이브: 발키리(Eve: Valkyrie), 플랫폼 게임인 럭키스 테일(Lucky’s Tale) 등이 있다. 이미 많은 게임이 삼성의 기어 VR(Gear VR)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기어 VR용 마인크래프트(Minecraft)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와 오큘률러스의 소프트웨어로 동작하는 기어 VR 사이의 게임 흐름은 서로 다르다. 윈도우 10 버전의 마인크래프트가 리프트용으로 출시된다고 발표한 지 수 주 만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인크래프트가 기어 VR용으로 이식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분명 마인크래프트의 광범위한 매력과 VR 적용 디자인을 좋은 곳에 사용하리라 믿는다. 본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내용도 발표했다. 해당 기업은 게임 제조사들이 자사의 게임에서 크로스 플랫폼 게임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며 우선 엑스박스 원의 로켓 리그(Rocket League) 플레이어들이 PC 게이머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다른 플랫폼의 소유자들은 크로스 플랫폼 게임을 반기겠지만 PC-PS4의 크로스플레이를 오랫동안 허용해 온 소니는 최소한 그 아이디어라도 들어보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 VR 올 해 새로운 어쌔신 크리드 게임이 출시될 계획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비소프트(Ubisoft)는 개봉될 영화와 연계하여 어쌔신 크리드 VR 경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세부사항이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프랙티컬 매직(Practical Magic)의 매튜 루이스는 일련의 새로운 영화, 3D 스캔, 환경을 개발했으며 "영화 세계의 세세한 부분까지 캡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쌔신 크리드의 파쿠르 또한 제대로 한다면 흥미로운 VR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락 밴드(Rock Band) VR 락 밴드는 기가 막힌다. 그리고 오큘러스 리프트용 락밴드 VR은 스스로 기타 연주자가 되어 볼 수 있는 경험으로 더욱 기가 막힌다. PC월드의 헤이든 딩맨은 "리프트를 쓰면 무대 위에서 베이스 및 드럼 연주자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 데모는 커튼이 닫힌 상태로 시작되며 앰프를 (응시함으로써) 켜라고 요청한다. (리프트의 마이크에 대고) 마이크를 확인하면 드러머가 신호를 준다. 그리고 나서 커튼이 열리고 큰 머리를 가진 괴짜들로 이루어진 관중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보이고 무대 끝의 모니터에 악보가 표시되었으며 나는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워크 디스 웨이(Walk This Way)를 연주하기 시작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팀VR(SteamVR)의 데스크톱 씨어터 모드 PC 게임의 최대 장점은 하위 호환성인데, 밸브(Valve)는 HTC 바이브의 스팀VR 경험에 이런 장점을 접목했다. GDC에서 해당 기업은 스팀VR의 데스크톱 시어터 모드를 시연하여 거대한 화면으로 가상현실 극장에서 전통적인 2D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헤이든 딩맨은 이를 이용해 넷플릭스(Netflix)와 VLC를 통해 영화를 감상할 수도 있음을 확인했다. 또 “스팀의 가정용 스트리밍과 일부 같은 기술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VR 극장에서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와 가상의 LAN 파티를 열면 어떨지 상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