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우리를 설레게 하는 PC 게임 16선

홈월드: 데저트 오브 카락(Homeworld: Deserts of Kharak) 데저트 오브 카락(Deserts of Kharak)의 배경이 우주가 아닌 사막이라, 진정한 홈월드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데저트 오브 카락은 오리지널 홈월드 팀의 작품인 RTS 시리즈의 정신적 후계자로써 하드웨어 : 쉽브레이커즈(Hardware: Shipbreakers)라는 타이틀로 원래 제작됐었다. 하지만 지난 해 기어박스에서 홈월드 라이선스 사용을 허락했고 그 결과 10여 년 만에 다시금 홈월드 시리즈의 명맥이 이어지게 되었다. 데저트 오브 카락은 홈월드 시리즈의 느낌과 듄(Dune)을 합쳐 놓은 듯 한 게임으로, 1월 20일 출시 예정이므로 올해 들어 가장 빨리 만나볼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더 위트니스(The Witness) 기사를 쓰고 있음에도 믿기지 않는 소식. 더 위트니스(The Witness) 출시일이 드디어 확정됐다. 개발에만 8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이 걸렸다. 그 동안 필자는 브레이드(Braid) 이후 조나단 블로우의 다음 이야기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아직 게임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사실들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자극한다. “650가지의 퍼즐로 채워진 섬”이라는 개념에 퍼즐 중 일부는 배경 속에 감춰져 있고, 게다가 다들 선(line)과 관련된 퍼즐이라고 한다. 확신은 가지 않지만, 블로우라면 실망시키지 않을 퍼즐 게임을 선사해 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Rise of the Tomb Raider)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의 정확한 공식 PC 발매일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1월 말쯤일 것이라 하니, 믿어보도록 하자. 2013 툼레이더 리부트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오픈 월드 게임 중 하나로, 나우티 독(Naughty Dog)의 영화적 매력을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한 언차티드(Uncharted)의 이미테이션이다. 엑스박스 시리즈에 대한 평가 역시 매우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폴아웃 4와 동시 출시한 것은 분명 실수였다. 지금까지 라이즈 오브 더 툼레이더의 전 세계 판매량이 수십만 카피에 그치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이다.

파이어워치(Firewatch) 파이어워치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 파이어워치는 시각적으로 아름답다. 진심이다. 유니티 게임 중 가장 시각적으로 훌륭하다. 둘. 인디 게임으로서는 매우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제이크 로드킨과 션 베나먼((텔테일의 첫번째 워킹 데드 게임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넬스 앤더슨(마크 오브 더 닌자의 리드 디자이너), 그리고 아티스트 올리 모스까지. 캐스팅이 화려하다고 게임 퀄리티가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주목 받을만한 이유이긴 하다. 1989년을 배경으로 하는 파이어워치는 미국 와이오밍주 야생에서 화재 감시인을 맡고 있는 헨리의 이야기다. 헨리는 게임 속에서 딜라일라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딜라일라는 무전기 속 음성으로만 등장한다. 그러니까 어쩌면 플레이어는 야생 속에 완전히 홀로 남겨진 상황인 것이다.

엑스콤 2(XCOM 2) “원래는 2015년에 나왔어야 할 게임이지만...” 시리즈의 첫 번째 게임인 엑스콤 2다. 엑스콤 2에 대해서는 약간의 소개가 필요할 듯 하다. 2012년의 전략게임 리부트 XCOM : 에너미 언노운(Enemy Unknown)의 후속작인 이 게임은 예전에 외계인에 의해 정복당한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엑스콤 자체도 전 지구적 단위의 군사 대응에서 소규모 게릴라전으로 양상이 바뀌었다. 직접 플레이 해 본 결과 에너미 언노운과 매우 비슷했지만, 순차적으로 생성되는 지도가 포함된 점이 매우 좋았다. 여기에 약간의 랜덤화를 가미한다면 이미 수십 번 이 게임을 해 본 사람에게도 새롭게 느껴지는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파 크라이 프라이멀(Far Cry Primal) 파 크라이 3/4 시리즈를 궁수로 플레이 해온 사용자들이라면 반가울 소식이다. 프랜차이즈의 최신작 파 크라이 프라이멀은 시간을 선사시대, 정확히는 중석기시대로 되돌려, 맘모스와 검치 호랑이가 득실대는, 인류가 아직 지구의 지배자가 아니던 세계로 플레이어를 안내한다. 그리고 주어진 무기는 활뿐이다. 설정부터 범상치 않다. 기존 파 크라이 시리즈의 감성을 물려받으면서 블러드 드래곤(Blood Dragon)과 같은 스핀 오프 형식을 취한 파 크라이 프라이멀에는 절망적이었던 전작 파 크라이 4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유비소프트의 야심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는 파 크라이: 블러드 드래곤 II를 출시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도 있지만, 맘모스의 등에 올라타는 경험도 분명 즐거울 것이라 기대한다.

다크 소울 3(Dark Souls 3) “죽을 각오를 해라.” 몇 번을 들어서 이젠 좀 지겹겠지만 말이다. 2년이라는 긴 시간 끝에 드디어 제대로 된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이 돌아왔다. 물론 필자는 아직 다크 소울 2도 끝을 못 봤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다크 소울 3를 기대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필자가 다크 소울 시리즈를 좋아하는 것은 단지 전투 방식이 무자비해서만은 아니다. 다크 소울은 사소하고 작은 단서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뛰어난 게임이다. 이름이나 약간의 텍스트, 적군이나 주변 환경의 디자인 같은 사소한 디테일을 통해서 말이다. 처음엔 설마 설마 하다가도 점점 더 퍼즐 조각이 맞아 갈수록 감탄을 하게 된다. 게다가 그 투박한 성격 때문에 정교하게 갈고 다듬어진 다른 게임들의 스토리나 디테일보다 오히려 훨씬 더 잘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대체재가 없는 유니크한 게임임은 분명하다.

오버워치(Overwatch) 블리자드와 슈팅 게임은 낯선 조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리즈콘에서 오버워치를 처음 본 이후로 줄곧 오버워치는 필자가 가장 기다리는 게임들 중 하나가 되었다. 오버워치는 팀 포트리스 2의 경량화 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거기에 영웅 계급과 매우 블리자드적인 심미적 감각을 곁들였다. 단 한 가지 우려라면 가격이다. 사실 오버워치가 팀 포트리스 2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처럼 무료 플레이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PC 소매가는 무려 40달러이다. 타이탄폴이나 이볼브 같은 다른 멀티플레이어 전용 게임들이 출시 직후 바로 패망의 길을 걸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렇게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기어박스의 비슷한 히어로 슈팅 게임인 배틀본(Battleborn)이 비슷한 시기에 무료로 출시될 것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미러스 앳지 카탈리스트(Mirror's Edge Catalyst) DICE의 일인칭 게임 미러스 엣지에 시리즈나 리부트 버전이 필요할까? 개인적으론 잘 모르겠다. 그리 판매고가 좋지도 않았고, 실행 가능한 일인칭 플랫폼을 만들어 내는 데도 성공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DICE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DICE는 개방적인 세계관과 자유로운 형식의 목표를 강조하며 카탈리스트가 미러스 엣지 시리즈를 완전히 재편하길 기대했으나, 이 야심은 기술적 제약을 극복하지 못한 바 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하드웨어의 등장으로 오리지널 게임의 잠재력이 깨어나게 된 것이다. 강력한 게임 경험에 머리가 어지러울 수 있으니 플레이 전에 테이블에 멀미약을 준비해 둘 것을 권한다.

디스아너드 2(Dishonored 2) 멀미약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잠입 및 액션물인 디스아너드 2 출시가 올해 봄으로 잡혔다. 물론 이번 게임도 ‘액션을 위한 액션’이라기 보다는 ‘나쁜 놈의 목을 따러 가기 위한 액션’이긴 하지만 말이다. 디스아너드 2는 다시 한 번 플레이어를 암살자 코르보 어테노(혹은 에밀리 칼드윈 여제)의 세계로 초대한다. 몰래 살금살금 숨어서, 변장해서, 감시자들이 지나가기를 숨죽이며 접근하든, 아니면 당당하게 문을 박차고 들어가 다 몰살시켜 버리든, 그건 플레이어 마음이다. 사실 디스아너드 오리지널이 훌륭한 게임이었던 이유도 바로 그런 자유로움에 있었다. 이 게임이 훌륭한 또 다른 이유는 빅토리아 시대를 연상시키는 게임 속 세계의 모습 그 자체다. 다시 한 번 디스아너드를 플레이 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렌다.

데우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Deus Ex: Mankind Divided) 너무나 비슷한 두 게임 디스아너드 2와 데우스 엑스가 같은 해에 출시된다는 것이 신기하다. 두 게임 모두 정면 대결과 위장, 잠입이라는 두 가지 방식을 허용한다. 또한 두 게임 모두 세계관 구축에 상당한 투자를 한 게임들이다. 플레이어의 결정을 게임에 반영하는 것 역시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데우스 엑스가 훨씬 더 깨끗하고, 더 노랗다는 정도다. 2011년 출시된 데우스 엑스: 휴먼 레볼루션의 후속작인 이번 게임은 ‘증강’ 인간과 나머지 인간들 간의 충돌을 다루고 있다. 내전처럼 말이다.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우선 트레일러에 공개된 지나치게 폭발적인듯한 부분들, 그리고 엉성하고 조잡한 사전 주문 시스템 등은 괜찮을까 싶기도 하지만, 한 번 믿어 보련다. 적어도 씨프(Thief) 리부트보단 낫겠지.

컵헤드(Cuphead) 사람은 겉만 봐선 알 수 없다고들 하는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게임에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그래픽만 봐선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컵헤드 정도의 그래픽이라면 겉만 봐도 좋다. 1930년대 카툰 스타일(특히 맥스 플레이셔의 그것)을 차용한 컵헤드는 플레이하지 않고 보기만 해도(어쩌면 보기만 하는 것이 더) 즐거운 게임이다. 주인공 컵헤드가 달리고 총 쏘는 형식의 게임으로 서른 명 넘는 보스와 싸움을 한다. 아무렴 어떠리. 저 그래픽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른 것을.

셰도우 워리어 2(Shadow Warrior 2) 2013 셰도우 워리어 리부트는 실망과 놀라움이 교차하는 게임이었다. 완벽하게 현대적인 슈팅 게임이면서도 90년대의 과장된 스타일을 버리지 못했다. 게다가 매우, 뭐랄까, 촌스러운 유머로 가득했다. 올 해 출시될 셰도우 워리어 2는 4인 협동 플레이와 순차적 레벨이라는 요소를 더했다. 여기에 무기 종류도 더욱 다양해졌다. 짤막한 농담을 던지며 상대방의 사지나 머리를 절단할 수도 있다. 게다가, 예의 그 ‘농담’들도 훨씬 더 많이 추가됐다. 개발사 플라잉 와일드 호그는 셰도우 워리어 리부트와 그 이전 작품인 하드 리셋을 통해 슈팅 게임의 강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셰도우 워리어 2도 그 이름에 걸맞은 게임이기를 기대해 본다.

둠(Doom) 제작에 거의 10년이 걸린 둠(Doom/DOOM/Doom 4)은 이제는 거의 전설 속 게임이 돼 버렸다. 게임 발표를 한 게 무려 2008년이다. 8년 전이란 말이다. 그러다 2011년 게임 제작을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개발의 늪이 있다면 여기일까? 존 카맥은 이미 오큘러스로 떠나 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아주 살짝 엿본 것 만으로도 이 게임은 충분히, 뭐랄까, ‘둠답다.’ 악마들이 꽤 현대적으로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친숙한(?) 모습들이다. 거대하고 투박한 총, 엄청난 양의 피와 내장이 터지면서 죽는 사람 등. 셰도우 워리어 2와 더불어 2016년을 90년대 슈팅 게임의 복고의 한 해로 만들어 줄 게임이다.

토먼트: 타이드 오브 누메네라(Torment: Tides of Numenera) 리스트에 토먼트를 포함시키려니 좀 불안하긴 하지만, 원래는 2014년에 발매하기로 했던 게임이다. 그런데 2015년에도 빛을 못 보더니, 올 해에야 비로소 소식이 들린다. 이러니 기대가 높지 않을 수 있을까? 흥미로운 캐릭터, 대화와 평화로운 퀘스트 해결에 중점을 둔 방식, 웨이스트랜드 2보다 더 나은 그래픽 등 타이드 오브 누메네라에 대한 희망 사항은 꽤 많은 편이다. 2년을 기다렸으니, 99년의 클래식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에 버금가는 수작이 탄생했으면 한다. 플레인스케이프는 인피니티 엔진 게임들 중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사실 베스트 RPG에 꼽을 만한 게임이다. 이 기대에 부응하려면 여간 부담되는 것이 아닐 듯 하다.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 II (Divinity: Original Sin II) 디비니티는 사실 2016년 출시가 확실치 않다. 현존하는 CRPG 게임들 중에서는 가장 독창적이라 할 수 있는 2014년의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의 야심 찬 후속작이다. 오리지널 씬 II에서는 캐릭터의 계급과 배경에 대한 라리언(Larian)의 구체적인 리액션, 퀘스트별로 다양해진 솔루션, 더욱 탄탄한 스토리라인, 마법 합성 시스템, 4인 협동 플레이를 비롯해 RPG 천국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포함될 것이라 예상된다(냉소적인 사람은 몽상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하지만 2016년 내로 출시가 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