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애호가들에게는 즐거운 여름이었다. 7월 29일 윈도우 10 출시를 시작으로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그래픽 카드와 프로세서, SSD, 라우터 등등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6월부터 시작된 풍성한 하드웨어 잔치는 7월을 관통하며 8월까지 그 열기가 식지 않고 이어졌다. 인텔의 최첨단 프로세서부터 새로운 GPU, 구글의 홈 네트워킹 공략까지 8월에 데뷔한 끝내주는 PC 하드웨어를 살펴 본다. editor@itworld.co.kr
인텔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
8월 출시 제품 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역시 인텔의 신형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로, 인텔의 기존 CPU 출시 트렌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우선 인텔은 자사의 가장 강력한 게임용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를 독일의 대형 게임 행사인 게임스컴(Gamescom)에 맞춰 공개했다. 그리고 이들 프로세서가 이미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한지 수 주가 지나도록 프로세서 아키텍처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칩 자체는 시장의 주목을 한껏 받았지만, 성능은 지난 세대 인텔 칩과 비교해 점진적인 향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스카이레이크는 구형 샌디 브리지 시스템 사용자에게 현재 가장 매력적인 업그레이드 방안이다.
최초의 인텔 제온 모바일 노트북
가장 먼저 나온 스카이레이크 노트북 역시 기념비적이다. 인텔의 워크스테이션용 제온 프로세서가 모바일용으로 공식 데뷔한 것이다. 물론 기존에도 제온 노트북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데스크톱용 칩을 우겨 넣은 것에 불과했다. 구미가 당긴다면, 레노버 씽크패드 P50과 P70을 살펴보기를.
구글 온허브
헷갈리긴 하지만 아마존의 에코가 아니다. 이 에코와 꼭 닮은 기기는 구글의 온허브(OnHub) 가정용 라우터이다. 구글이 마침내 가정용 네트워킹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초고속 802.11ac 듀얼 밴드 라우터로, 13개의 안테나로 2.4GHz와 5GHz 대역을 모두 지원한다. 하지만 온허브는 단순한 가정용 공유기 이상이다. 블루투스 4.0은 물론, 지그비(Zigbee)와 위브(Weave) 기반 지능형 가정용 기기의 허브 기능을 제공한다. 하드웨어 보안을 위한 TPM(Trusted Platform Module)을 갖추고 있으며, 내장 스피커와 앰프, 반짝이는 LED 등도 눈에 띈다. 현재 200달러에 예약 판매 중이다.
D링크 DWA-192 802.11ac USB 와이파이 어댑터
파격적인 가정용 네트워킹 기기라면 D링크 DWA-192를 빼놓을 수 없다. 필자가 테스트한 802.11ac USB 와이파이 어댑터 중 가장 빠르며, 네트워킹 범위 역시 뛰어나다.
레이저 파이어플라이 마우스패드
괴짜 디자인을 찾아 다니던 중에 레이저(Razer)의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만났다. USB 전원이 필요한 LED를 탑재한 초특급 게임용 마우스패드로, 가격도 무려 60달러나 된다. 이 제품은 실제로 매우 정교하게 설계된 마우스패드이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찢어진 박스 종이와 막상막하의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 PCWorld 테스트팀의 평가이다. 별 4개의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박스 종이 역시 별을 2.5개나 받았다는 것이 함정이다.
AMD 라데온 R9 나노
한껏 관심을 모았던 AMD의 라데온 R9 나노 그래픽 카드가 8월에 공식 데뷔했다. 하지만 정식 매장 판매는 9월 10일에나 이루어질 예정이다. 고급형 라데온 R9 나노는 4096개의 스트림 프로세서를 갖춘 피지 GPU가 특징이지만, 더욱 주목을 받은 것은 첨단 고대역 메모리 기술을 적용해 6인치 크기로 만들어졌다는 것. 650달러라는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지만, 4K 해상도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최초의 미니 ITX 그래픽 카드가 탄생한 데 의미가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GTX 950
라데온 R9 나노와는 달리 엔비디아의 신형 지포스 GTX 950은 150달러의 가격대로 주류 게이머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가격으로는 AMD의 라데온 R7 370을 확실하게 눌렀고, 성능 면에서도 주머니가 빈약한 게이머가 은행을 털지 않고도 1080p 해상도에서 게임기 그래픽보다 나은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에일리언웨어 13, 15, 17 게임용 노트북
인기 게임용 노트북인 에일리언웨어 제품군이 모두 8월 말에 신제품으로 갱신됐다. 향상된 디스플레이에 새로운 그래픽 옵션(전에는 본 적이 없는 AMD 라데온 R9 M395m GPU도 포함), 첨단 C형 USB 포트를 갖추고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스카이레이크가 아니라 하스웰과 브로드웰 프로세서라는 것. 에일리언웨어는 최신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를 가능한 빨리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일리언웨어 X51 마이크로타워 PC
X51은 마이크로타워의 대유행을 시작한 PC였다. 그리고 에일리언웨어는 이 전설적인 제품을 다시 현대로 불러왔다. 인텔의 고성능 코어 i7-6700K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와 끝내주게 작은 수냉 시스템을 장착했으며, 그래픽 앰플리파이어(Graphics Amplifier)를 지원한다. 그래픽 앰플리파이어는 기본적으로 X51 섀시에 실제로 집어 넣을 수 있는 것보다 크고 강력한 그래픽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외장형 그래픽 카드이다.
AMD 프로젝트 퀀텀 PC
PCWorld가 뽑은 8월 최고의 하드웨어는 소형 PC이지만, 에일리언웨어 X51은 아니다. 주인공은 바로 AMD의 과격한 시도인 프로젝트 퀀텀 PC로, 현재까지 딱 12대가 만들어진 제품이다. 작은 크기와 상하로 나뉘어진 독특한 디자인, AMD의 퓨리 X GPU가 특징이며, 이 크기에 수냉 시스템을 탑재했다. 게다가 사용한 CPU는 인텔 코어 프로세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