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 전, 유명 비즈니스 관련 신문이나 웹 사이트에는 노트북의 멸종이 코앞에 닥쳤음을 예견하는 “전문가”들의 글이 넘쳐났다. 2015년을 목전에 둔 지금 현실을 살펴보자. 이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완전히 빗나갔다.
1980년대부터 등장했던 조가비 형태의 노트북은 여전히 건재하며, 앞으로 사라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이쯤에서 2014년 최고의 노트북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자. editor@itworld.co.kr
최고의 전문가용 울트라북 : 레노버 씽크패드 X1 카본
리뷰 시점 가격: 1,609달러
레노버 씽크패드 시리즈는 전설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씽크패드 X1 카본 역시 그 명성에 걸맞는 제품이다. 울트라북의 슬림한 외형(이전 모델보다 더 얇아짐)에 덮개는 탄소 섬유, 본체는 마그네슘 합금이다. 화면도 대폭 개선되었으며 터치 조작을 지원한다. 키보드는 울트라북 키보드임을 감안하면 수준급이다. 유일한 단점은 Caps Lock 키가 없다는 것이다. 레노버 엔지니어들은 인터넷에서 대문자로 글을 써대는 사람들이 싫은 모양이다.
최고의 게임용 노트북 : 델 에일리언웨어 17
리뷰 시점 가격: 2,968달러
에일리언웨어 17은 첫 인상부터 강렬하다. 게임용 대형 노트북은 디자인이 밋밋한 경향이 있지만 이 괴물 같은 에일리언 노트북은 보는 순간부터 눈을 뗄 수가 없다. 물론 특유의 에일리언웨어 조명도 있어서 본체의 모든 LED를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강화된 WASD 키, 8GB의 넉넉한 RAM과 지포스 GTX 880M, 인텔 쿼드 코어 i7 프로세서로 무장했다. 에일리언웨어 17을 들어보면 현실적으로 휴대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게임용 노트북임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패널 부분들도 휘어지거나 튀어나온 곳 없이 마감이 잘 되어 있다.
최고의 워크스테이션: HP Z북 15
리뷰 시점 가격: 3,158달러
회사에서 하던 일을 집에서 마무리해야 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거대한 업무용 워크스테이션을 통째로 집으로 들고 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HP Z북 15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인텔 쿼드 코어 i7-4800MQ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쿼드로 K610M GPU까지, 제대로 된 부품들로 구성됐다.
Z북 15는 가장 먼저 썬더볼트 커넥터를 탑재한 노트북 중 하나다. 썬더볼트가 쓸모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Z북 15는 PC에서 썬더볼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얼마 되지 않는 옵션 중 하나다. 고성능 노트북치고는 배터리 지속 시간도 양호하다. 고사양 업무를 위한 강력한 휴대용 노트북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최고의 울트라북: 도시바 키라북
리뷰 시점 가격: 1,700달러
도시바 키라북은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다. 울트라포터블 노트북 시장에는 워낙 뛰어난 제품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근사한 울트라북을 간과한다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것이다. 키라북은 13.3형 화면에 레티나 부럽지 않은 2560x1440 해상도를 제공하며, 케이스는 덮개부터 바닥까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멋진 디자인 못지 않게 배터리 지속 시간과 성능도 뛰어나다. 흔한 것이 싫은 사람에게는 2014년 최고의 노트북이다.
음향이 가장 좋은 노트북 : 삼성 아티브 북 9
리뷰 시점 가격: 1,500달러
어느 한 분야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이 최고인 제품이 있는데, 오디오 시스템에서 삼성 아티브 북 9이 바로 그런 노트북이다. 노트북의 오디오는 일반적으로 형편없는 수준이다. 협소한 공간에서는 달리 대안이 없으니 동전보다 작은 스피커에 대해 불평할 수는 없다. 문제는 오디오 회로에 적용된 50센트짜리 싸구려 오디오 코덱이다. 절대 좋은 소리가 나올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아티브 북 9는 다르다. 삼성은 오디오 품질에 각별히 신경을 썼는지 울프슨 WM5102를 집어넣었는데, 그 효과는 확실하다. 오디오 전문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음질 측면에서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노트북 중 최고”라고 단언했다.
최고의 컨버터블 : 레노버 요가 3 프로
리뷰 시점 가격: 1,300달러
노트북인가, 하이브리드인가, 컨버터블인가? 아무튼 얇다. 레노버도 ‘가장 얇은 노트북’으로 홍보한다. 그러나 이 제품의 특별한 점은 인텔의 새로운 브로드웰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코어 M 프로세서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3에 비해 모든 작업에서 더 빠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부 작업에서 거의 대등하거나 약간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면서 전력은 3분의 1만 사용한다면, 단연 요가 3 프로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요가 3 프로는 완전히 접거나 평평하게 펼칠 수 있는 화사한 3800x1200 IPS 터치 패널을 탑재하고, 나이트클럽 보깅 댄서만큼 다양한 포즈를 자랑한다.
최고의 노트북 아닌 노트북 :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3
리뷰 시점 가격: 1,300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제품이든 적어도 3번째 버전에 이르러서야 제대로 만든다는 속설이 있다. 서피스 프로 3에도 이 속설이 적용된다. 물론 모든 사람의 취향에 맞는 제품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서피스 프로 3가 이제 실질적으로 선택할 만한 제품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함께 제공되는 엔트리그 펜, 평가가 좋은 2160x1440 패널, 태블릿 수준의 무게 역시 장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갈까?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를 버린다 해도, 하이브리드 노트북 바람을 일으켰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