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13가지

인터넷에서도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스택 익스체인지(Stack Exchange)와 같은 개발자 Q&A 웹 사이트는 개발자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인터넷에는 개발자들이 코딩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질답 사이트와 개발자 토론 포럼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무한대에 가까운 프로그래밍 지식 창고로부터 프로그래밍 해법을 얻지 못할 경우 개발자는 몸에 얼어붙는 듯한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어 스택오버플로우(Stackoverflow)를 검색해봤더니, 누군가도 나와 같은 문제를 겪고 게시물을 작성했더라고. 문제는 말이지, 이 글이 1년 전에 게시됐는데 답 글은 단 한 개로 달리지 않았다는 거야. 그 기분은 정말 섬뜩하지.” – 조지 아이런

가장 중요한 키보드 키가 고장나거나 사라진 경우 군인에게는 ‘총’이듯이, 개발자에게는 ‘키보드’가 매우 중요하다. 그 가운데서도 개발자는 특정 키보드 키를 더욱 귀중하게 여긴다. 프로그래밍 언어마다 다른 키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사용되는 키가 있기 때문이다. 자바스크립트와 펄(Perl), 오브젝트 C의 세미콜론 등이 그 예다. 또한 프로그래머는 키보드 단축키를 즐겨 사용한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반복되는 움직임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반적으로 마우스나 트랙패드보다 키보드를 더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개발자가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깬다면, 십중팔구는 가장 아끼는 키보드 키가 사라진 꿈을 꾼 것이라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꾼 가장 무서운 악몽은 세미콜론 키가 고장 나서 입력되지 않았던 꿈” – 알리 아크바 “스페이스 키가 고장났을 때 – 비벡 파텔

오프라인에서 코딩하기 스택 익스체인지와 같은 사이트가 다운되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게 되는 경우와 비슷하지만, 인터넷을 아예 이용할 수 없는 것은 또 다른 악몽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 외에, 인터넷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코드 스니펫(snippet)과 같은 유용한 자료들이 넘쳐나는 창고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터넷이 갑자기 끊길 경우 원격 또는 클라우드 기반 서버에 접속하거나 멀리 떨어진 팀원들과 연락하거나 즐겨 접속하는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어려워진다. 친한 개발자를 놀래게 해주려면 “인터넷이 안 된다!”라고 소리지르면 된다. 만일을 대비해 심폐소생기를 근처에 두는 것만 잊지 말도록 하자. “스택오버플로우는 현재 유지보수를 위해 오프라인 상태입니다.” – 마한더쉬 샤다캬리

재현할 수 없는 치명적 버그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버그를 수정하려면 먼저 개발 또는 테스트 환경에서 그 버그를 촉발한 조건을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원인을 파악해서 수정 내용을 테스트한 다음, 실무 시스템에 적용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일정한 조건 없이 무작위로 발생하며, 통제된 환경에서 도저히 재현할 수 없는 버그는 많은 개발자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하필 이 버그가 중요한 고객 앞에서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프로그래머의 악몽이다. “500명 이상의 객석 앞에서 프로그램 시연할 때만 나타나는 버그. 사무실에선 잘 되더니, ‘관객 공포증’ 버그인가……”- 제러미 프리스너

문서(또는 제대로 된 문서)의 부재 문서 또는 주석이 정확하게 작성되어 있지 않은 코드는 이해하기가 어렵다. 문서나 코드 주석이 아예 없다면 해독이 더욱 어려워진다.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코드, 과거에 누군가에 의해 작성되었지만 제대로 문서화가 되지 않은 코드 모두 마찬가지다. 문서화되지 않은 코드는 처음에 누가 그 코드를 만들었든 관계없이 가장 무서운 악몽이다. “제대로 된 문서/주석이 없고 무의미한 식별자가 난무하는 코드를 디버깅하는 일은…… 마치 다른 사람이 싸놓은 똥을 치우는 것과도 같다.” - 프라튜쉬 쿠마

코딩의 ‘코’자도 모르는 관리자 프로그래머뿐만 아니라 누구도 쓸데없이 참견하거나 무능한 관리자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는 기술 지식이 없는 관리자가 코드를 이리저리 뜯어보는 모습은 그 존재만으로도 악몽이다. 결과물을 터무니없이 부풀려 약속하는 관리자, 코딩 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관리자, 또는 사용할 기술을 자신이 결정하는 관리자가 꿈에 등장한다면 프로그래머는 언제나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깬다. “아무것도 모르는 고위 경영진과 이들의 허황한 생각에서 비롯한 어이없는 일들.” – 랜드크라우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 만지기 소프트웨어 개발자치고 다른 사람이 만든 코드를 붙잡고 작업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른 프로그래머의 코드가 자신이 직접 쓴 코드보다 좋은 경우는 ‘절대’ 없기 때문이다. 문서화가 잘된 코드라 하더라도 처음 코드를 접하는 사람에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디버그 작업을 위해 받은 오래 전에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를 리팩터링(refactor)하거나 개선하는 작업을 맡은 개발자는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사장이 ‘소스 코드가 있다’면서 프로그램을 주면서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라고 지시할 때의 ‘소스 코드’란, ‘허리 높이까지 쌓인 펀치 카드(punch card)에 포트란(FORTRAN)으로 작성된 코드’라는 뜻이다” - bta

프로젝트 요구 사항의 변경 전통적인 폭포수 프로젝트 관리 방식의 공식적인 사양이든, 애자일 환경의 사용자 이야기든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명확하게 정의된 안정적인 요구 사항을 선호한다. 현실적으로 요구 사항은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계속 바뀐다. 타당한 이유로 바뀌기도 하지만 무능한 프로젝트 관리자나 고위 경영진(또는 고객)의 변덕에 인해 바뀌기도 한다. 어떤 이유로 발생하든 끊임없이 바뀌는 요구 사항에 대한 공포(특히 프로젝트 막바지)는 항상 프로그래머를 떨게 만드는 요인이다. “스프린트의 마지막 날 이메일을 통해 날아 들어온 요구 사항 변경…… 아…… 신이시여……” – 바사프 나구어

사라진 코드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아무리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였더라도 코드가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사라진다면 모든 작업은 수포로 돌아간다. 소프트웨어는 무의식중에 파일로 저장하기를 잊거나 고약한 버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질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아무리 조심해도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은 프로그래머의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하는 공포다. “힘들게 작성한 코드가 정전이나 부주의에 의해 사라짐…… 지난 1주일 간 밤샘 작업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 필란 제임스

인터넷 익스플로러 웹 개발자에게는 특히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작동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데 대한 공포감이 크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여전히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브라우저 가운데 하나지만, 개발자에게 가장 큰 시련을 준다. 게다가 구 버전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다루기는 까다로우면서도 사용자 수는 많다. 개발자에 친화적인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유지보수에 소비되는 시간도 당연히 더 길다. 만일 영화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 부히스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로고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나오는 것만으로도 웹 개발자들은 공포에 떨 것이다. “와! 고객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한대!” – 샘 칸 코살리

부상 또는 질병 프로그래밍은 육체 노동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려야 하므로 팔과 손, 손가락을 쓸 수 없으면 지속할 수 없는 직업이다. 또한, 시력이나 논리적 사고력에 지장이 생겨도 계속할 수 없다. 따라서 중요한 신체 일부분을 못 쓰게 되거나 잃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괴롭히는 악몽 가운데 하나다. “손가락이 부러지고 시력을 잃고…… 다시는 코드를 쓸 수 없게 되는 것” - Aitjcize

내 버그로 인해 누군가 다치거나 죽음 버그에도 등급이 있다. 짜증을 유발하지만, 특별히 해를 끼치지는 않는 버그도 있고, 회사나 고객에게 금전적 손해를 입히거나 누군가가 해고되는 사태로 이어지는 버그도 있다(버그에 책임이 있는 개발자의 해고 등).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종류와 관계없이 모든 프로그래머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제로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버그를 자신의 손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 “작업 중인 가스 굴착 장비의 제어 시스템이 내 실수로 잘못 움직인다면…” - 키에틸 세임 하우겐

세그멘테이션 오류 개발자에게 공통적인 악몽 가운데 하나는 세그멘테이션 오류(segmentation fault)에 직면하는 일이다. 세그멘테이션 오류는 메모리 접근 위반 즉, 제한된 메모리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거나 제한된 작업을 수행할 경우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메모리 관리 유닛(Unit)이 해당 오류를 운영체제에 알리고, 운영 체제는 다시 문제가 되는 프로세스에 이를 알리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 결과로 프로그램 작동이 멈추게 된다. 문제의 원인을 추적해야 하는 개발자의 속은 바싹 타들어 간다. 프로그래머로서는 화면에 세그멘테이션 오류라는 두 단어를 보면 기겁할 수밖에 없다. “세그멘테이션 오류는 가장 무서운 악몽이다!” 수프라팀 사만트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