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스마트워치 운영체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현재, 안드로이드 웨어(Android Wear)는 아마도 지금까지 시장에 나와있는 최고의 웨어러블 플랫폼일 것이다. (하지만 여태까지 소개됐던 스마트워치들이 엉터리에 가까웠던 사실을 감안했을 때 지금 ‘최고’라고 해서 그리 대단할 것은 없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현재 개발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를 ‘제대로’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눈에 띄는 문제들 역시 남아있다. 안드로이드 웨어의 성공을 위해 구글이 고쳐야 할 문제들을 살펴보자. editor@itworld.co.kr
앱 시작 문제
안드로이드 웨어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앱이 자동으로 설치된다. 이러한 연동성 덕분에 개발자들은 기존 앱에 웨어 기능을 추가하거나 구글 플레이를 통해 웨어 전용 앱을 배포하기가 쉽다. 그러나 정작 스마트워치 본체에서 앱을 바로 실행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많다.
음성 명령으로 앱을 시작하면 대부분의 경우 잘 작동하지만 손목에 대고 소리를 지르기 곤란하거나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상당히 불편해진다. 검색 화면을 열고 앱 목록을 끝도 없이 작은 화면상에서 스크롤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번 넘기면 없어지는 카드들
안드로이드 웨어의 메인 인터페이스는 수직으로 스크롤할 수 있는 일련의 카드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및 구글 나우(Google Now)의 각종 알림 내역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이미 지나간 카드를 다시 불러올 수 없어 상당히 불편하다. 웨어에는 심지어 ‘되돌아가기(undo)’ 팝업도 없다.
예를 들어, 날씨 카드의 경우 만약 이를 한 번 넘겨버렸다면 다시 되찾을 방법이 없다. 날씨 카드는 다음날이 구글 나우가 날씨를 다시 보여줄 때까지 되살아나지 않는다. 넘겨버린 카드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일방통행 채팅 답장 기능
안드로이드 웨어에서는 상대방이 보낸 구글의 행아웃(Hangouts) 채팅 메시지에 직접 목소리로 응답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행아웃 대화 시작은 불가능하다. 무슨 이유에선지 구글은 스마트워치에서 새로 행아웃 메시지를 전송하는 음성 명령을 탑재하지 않았다. 새로운 메지시를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SMS 뿐인데, 이는 메시지 수신자가 어떤 앱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
뒤죽박죽 네비게이션
안드로이드 웨어는 연동된 스마트폰이 길안내를 할 때마다 카드를 생성하는데, 상당히 편리하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손목만 보고 그대로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일단 스마트워치의 화면이 어두워지면 다음 안내 지점까지의 거리 정보는 사라지고 오직 지도와 방향만 표시되기 때문에 사용하기 불편해진다. 게다가 가끔 도로명이 너무 길어서 카드에서 거리 정보가 잘리는 상황도 발생한다. 또한, 워치에서 네비게이션을 실행하면 항상 운전 네비게이션이 실행되며 보행자 네비게이션으로 변경할 방법이 없다.
순서 변경이 불가능한 카드들
안드로이드 웨어 스마트워치의 화면 하단을 보면, 맨 위 카드의 귀퉁이가 언제나 조금 튀어나와 있는데, 이는 누가 가장 최근 이메일을 보냈는지, 혹은 현재 날씨 같은 중요한 정보를 간략하게 보여주기 훌륭한 장소다. 그러나 한 가지 단점은 어떤 정보가 그 자리에 표시될지 지정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상당히 헷갈리는 시스템을 통해 어떤 카드가 목록 최상단에 올라올지를 결정하는데, 이를 사용자가 직접 변경할 수 있는 설정이 없다. 예를 들어 날씨카드를 항상 화면 상단에 고정시킬 수 있다면 무척이나 편리할 텐데 말이다.
너무 빠른 메시지 전송 타이머
이 부분은 손쉽게 고칠 수 있는 문제로 구글이 즉각적으로 손봐야 할 필요가 있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놀랍도록 정확한 음성 인식에도 불구하고, 종종 괴상한 오류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 때문에 웨어는 음성으로 받아 적은 메시지를 자동으로 전송하는데 앞서 사용자에게 내용을 확인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문제는, 웨어가 메시지 내용을 보여주는 시간이 2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메시지에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만약 메시지를 읽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사용자는 화면을 눌러서 전송 과정을 잠시 멈추고 수동으로 메시지를 다시 전송해야 하는데, 이는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음성 입력의 장점을 상당 부분 잃어버리는 것이다.
시간 설정이 불가능한 화면 자동 꺼짐 기능
웨어는 스마트폰에 알림을 보내는 모든 앱으로부터 메시지를 끌어오는데, 가끔 그 내용이 너무 길 때도 있다. 실제로 긴 문장을 읽으려면 화면을 연속적으로 눌러야 한다.
그러나 3초가 지나면 화면은 자동으로 어두워지고 흑백 모드로 다시 돌아가는데, 안타깝게도 이를 직접 조정할 수 있는 옵션이 없다.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기어 라이브(Gear Live)상에는 절전기능이 있지만 G워치에는 없다. ‘항상 켜짐’ 혹은 ‘항상 켜짐 해제’ 두 가지뿐이다. 실제 화면이 얼마나 켜져 있는지 조정할 수 있는 옵션이 시급하다.
현재 취소된 맞춤형 시계 화면
안드로이드 웨어 SDK가 개발자들에게 배포되긴 했지만 모든 부분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현재 제공되는 모든 맞춤혐 시계 화면은 엄밀히 말해 ‘해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잘 작동되지도 않으며 시계 화면 하단에 책갈피처럼 나와 있는 ‘미리 보기’ 기능을 사용할 수도 없다. 즉, 이는 최상단에 있는 카드가 항상 시계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는 뜻이다.
구글은 시계 화면 API를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개발자들이 마냥 앉아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 같다.
구석으로 밀려나있는 설정 항목
시계의 화면 밝기를 변경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사용자는 우선, 검색 화면을 누른 다음 명령 목록 스크롤을 한참 내린 다음에서야 설정 항목을 찾을 수 있다. 이는 편리함과는 거리가 먼데다 화면 밝기 조정 같은 자주 사용되는 기능의 바로 가기 키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