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일관 단순함' 한눈에 보는 애플 마우스 30년 역사

애플 그래픽스 태블릿(1979) 애플 II 플러스가 애플 컴퓨터 하드웨어의 정점이었던 시절 애플은 최초의 비패들형 포인팅 기기인 그래픽스 태블릿을 출시했다. 여기에 스타일러스를 사용하면 와콤 태블릿 같은 오늘날의 그래픽 태블릿과 거의 흡사한 방식으로 화면에 이미지를 그릴 수 있었다.

리사 마우스(1983) 애플 최초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시스템으로 판매된 리사에 포함된 애플의 첫 마우스다. 리사 마우스는 고무 재질을 입힌 금속 볼과, 움직임을 추적하기 위해 서로 90도 각도로 장착된 두 개의 광학 인코더 휠을 조합한 마우스 형태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전의 다른 회사가 출시한 마우스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던 이 마우스는 이후 애플이 22년 동안 고수한 1버튼 마우스 개념을 처음 적용한 제품이기도 하다.

매킨토시 마우스(1984), 마우스 IIe(1986) 매킨토시 마우스는 1984년 오리지널 맥과 함께 등장했다. 내부적으로는 리사 마우스와 거의 비슷했지만 맥 자체의 비율을 반영해서 버튼의 크기를 늘리고 새로운 디자인을 채용했다. 맥 마우스는 원래 베이지색/갈색 조합이었지만 이후 1987년 전사적인 디자인 방향 변화에 따라 '플래티넘' 회색으로 변경되었다. 애플 IIe 컴퓨터 시스템에 포함된 마우스 IIe에도 같은 디자인이 사용됐다.

마우스 IIc(1984), 마우스 II(1984), 마우스(1985) 애플은 1984년 애플 IIc와 함께 마우스 IIc를 출시했다. 매킨토시 마우스와 전자적인 구조는 비슷했지만 외형은 전혀 달랐다. 1984년에는 마우스 II도 출시했다. 마우스 II는 IIc와 동일환 외부 디자인을 채용했는데 이 마우스에는 이전 애플 II 컴퓨터를 위한 마우스페인트(MousePaint) 그림 프로그램과 마우스 인터페이스 카드가 함께 제공됐다. 이후 애플은 마우스 IIc의 내부 전자 부품을 개선해서 다양한 애플 II 모델 및 매킨토시과의 호환성을 높여 1985년 '애플 마우스'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애플 데스크톱 버스 마우스(1986) 애플 데스크톱 버스 마우스는 1986년 애플 IIgs 컴퓨터 시스템에 포함되어 출시됐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새로운 4핀 미니-DIN 커넥터를 채용했다. 이 커넥터는 애플이 키보드, 마우스 및 기타 간단한 주변기기용으로 새로 설계한 데스크톱 버스에 연결됐다. ADB 마우스는 1987년 맥, 매킨토시 SE, 매킨토시 II 컴퓨터에도 사용됐으며 1993년까지 표준 맥 마우스의 자리를 지켰다.

매킨토시 포터플 트랙볼(1989) 1989년 애플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애플 최초의 휴대형 컴퓨터인 매킨토시 포터블과 함께 첫 트랙볼을 출시했다. 이 트랙볼과 키보드 부속을 분리해서 왼손 사용자에게 편리한 위치로 옮겨 장착할 수 있었다. 애플은 1994년까지 노트북 컴퓨터에 트랙볼을 사용했다.

애플 데스크톱 버스 마우스 II(1993) ADB 마우스가 등장하고 7년 후 마침내 애플의 표준 마우스가 업그레이드됐다. 애플 데스크톱 버스 마우스 II는 이전 모델과 기계적인 특징은 비슷했지만 곡면으로 이루어진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채용했다.

애플 파워북 500 시리즈 트랙패드(1994) 1994년 5월, 파워북 500을 통해 애플 최초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이기도 한 노트북 트랙패드가 등장했다. 사용자는 터치 감응 패드 위에서 손가락 하나를 움직여서 화면상의 마우스 커서를 옮길 수 있었다. 이로써 트랙볼을 넣을 필요가 없어졌다.

USB 마우스(1998) 1998년 애플은 아이맥과 함께 혁신적으로 새로 디자인된 포인팅 기기를 출시했다. USB 마우스(보통 '퍽 마우스'로 불림)는 애플 최초로 ADB 표준이 아닌 USB(범용 직렬 버스)를 택했다. 투명한 원형 마우스는 시각적인 디자인 측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인체공학적 측면에서는 나쁜 평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애플에서 가장 인기 없는 마우스 디자인으로 꼽힌다.

프로 마우스(2000), 애플 마우스(2003) 애플의 1버튼 마우스 디자인은 오랫동안 비판을 받았는데, 마침내 애플은 2000년 이러한 비판에 대한 답으로 프로 마우스를 출시했다. 이 마우스에는 아예 버튼이 없었다. 물론 프로 마우스에도 기계적인 클릭 기능은 있지만 마우스 상부 구조 전체가 아래로 눌리는 형태였다. 또한 마우스 하단의 플라스틱 휠을 회전시켜 클릭 메커니즘의 반발력을 3단계로 조정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검정색이었던 프로 마우스는 볼 대신 광학 센서를 채용한 애플 최초의 마우스이기도 했다. 2002년 업데이트되면서 아이맥 G4와 일치하는 흰색으로 바뀌었다. 애플은 2003년 흰색 프로 마우스를 더욱 간결하게 다듬어서 반발력 조정 메커니즘을 없애고 이름도 애플 마우스로 바꿨다.

와이어리스 마우스(2003) 애플은 2003년 첫 무선 마우스를 키보드와 함께 출시했다. 와이어리스 마우스는 블루투스를 사용해 맥에 연결되었는데, 당시는 단거리 무선 표준인 블루투스가 이제 막 도입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와이어리스 마우스는 프로 마우스의 무버튼 디자인, 광학 센서, 통째로 움직이는 상부 구조를 그대로 계승했다.

마이티 마우스(2005), 마이티 마우스 와이어리스(2006) 22년 동안 1버튼 마우스를 고수했던 애플이 마침내 2005년 복수의 터치 센서를 탑재한 마이티 마우스를 출시했다. 이 마우스에는 좌우 '클릭'용과 중앙부 센서, 총 두 개의 용량성 터치 센서와 가운데 스크롤 볼이 탑재됐다. 이전 애플 마우스와 마찬가지로 클릭 동작 시 상부가 통째로 아래로 움직이는 구조를 채용했다. 애플은 2006년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마이티 마우스 무선 버전을 출시했다. 2009년에는 유선 마이티 마우스의 이름을 애플 마우스로 바꿨다. 이 제품은 지금도 구입할 수 있다.

아이폰 터치스크린(2007) 애플은 2007년 애플 최초의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포인팅 기기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다. '멀티터치'는 터치스크린이 두 개 이상의 손가락 위치를 구분해서 동시에 인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후 멀티터치 디스플레이는 아이팟 터치, 아이패드, 아이패드 미니와 후속 아이폰 모델에도 채용됐다. 애플이 멀티터치 보급에 성공하면서 멀티터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산업 표준으로 굳어졌다.

맥북 에어 멀티터치 트랙패드(2008) 애플은 아이폰에서 멀티터치의 성공에 힘을 얻어 노트북 트랙패드에도 멀티터치 기술을 도입했다. 멀티터치 트랙패드를 처음 도입한 맥은 2008년 맥북 에어다. 이 트랙패드는 여러 손가락의 제스처를 인식해 운영 체제를 조작할 수 있었다. 지금은 모든 애플 트랙패드가 멀티터치 트랙패드다.

매직 마우스(2009) 멀티터치 열풍은 2009년 무선 마이티 마우스를 대체한 매직 마우스에서도 이어졌다. 납작한 모양의 이 마우스 역시 마이티 마우스와 마찬가지로 '클릭' 동작 시 상부 전체가 아래로 내려가는 구조를 채택했다. 마우스의 표면 전체가 멀티터치를 인식하는 구조라서 손가락의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클릭 유형을 감지할 수 있으며 손가락 제스처도 지원한다.

매직 트랙패드(2010) 애플은 2010년 애플 최초의 데스크톱 트팩패드를 공개했다. 매직 트랙패드는 크고 부드러운 유리 표면 전체에서 멀티터치 입력을 지원한다. 또한 아래로 누르면 기계적으로 미세하게 움직이며 '클릭'된다. 배터리는 알루미늄 케이스 안에 들어간다. 매직 트랙패드는 깔끔한 무선 블루투스 주변기기에 대한 애플의 일관된 정책을 재차 확인하는 제품이다. 앞으로 애플 포인팅 기기는 어떤 형태로 발전할까? 데스크톱 맥과 맥북에 터치 스크린을 도입할까? 허공의 제스처를 카메라가 감지하게 될까? 그 답은 애플만 안다. 그러나 애플이 무엇을 하든 아마 업계 전체가 애플의 움직임을 따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