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이 록 음악에 기여한 15가지

비틀즈의 시 스타디움 공연(1965년) 비틀즈의 1965년 뉴욕시 시 스타디움 콘서트는 록밴드가 스포츠 경기장을 콘서트장으로 사용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된다. 이 공연에는 5만 5,000명의 관중이 모였으며, 안전요원만 2,000명이 동원됐고, 입장수입도 30만 4,600달러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숫자는 100인데, 복스(Vox)가 몹톱 투어를 위해 만든 100와트 앰프를 사용한 것이다. 엄청난 크기의 스타디움과 울부짖는 팬들에 압도 당해 증폭기는 제 역할을 못했다. 자체 설계한 PA 시스템이 지원됐지만, 콘서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밴드의 연주를 듣지 못했다. 게다가 비틀즈 멤버들도 자신들의 연주를 들을 수 없는 지경이어서 존 레논은 팔꿈치로 키보드를 치는 우스꽝스런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 시점부터 라이브 록 콘서트는 대형화되기 시작했으며, 공연에 사용되는 스피커 역시 커지기 시작했다.

우드스탁 페스티벌(1969년) 베이붐 세대를 결정짓는 순간이 40년 전 발생했다. 바로 50만 명이란 인파가 뉴욕 베델의 목장에 모여 3일 동안 록큰롤을 즐긴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그것이다. 비틀즈가 출력 부족으로 시 스태디움 공연을 망친 지 4년 뒤의 일이었지만, 기술은 이미 더 큰 증폭기로 지미 헨드릭스나 그레이트풀 데드, 제퍼슨 에어플레인 같은 록커의 공연을 처리해 냈다. 우드스탁 음향 시스템의 성공에는 음향 엔지니어 빌 핸리의 공이 컸는데, 핸리는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구성된 음향 시스템 슈어믹서를 특별 설계했으며, 독특한 2계층 스피커 시스템으로 엄청난 군중의 맨 끝에 있는 사람도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도 이 스피커 시스템은 콘서트 애호가들이 음악을 듣지 못해 미쳐 날뛰는 것을 방지했다.

리퀴트 라이트와 레이저 쇼(1960~1990년대) 관심의 초점이 엘비스의 흔들거리는 엉덩이이건 아니면 토킹 헤드의 데이빗 번의 커다란 무대복이든, 록 콘서트 애호가들은 청각적 자극 못지 않게 시각적인 표현에도 감동을 했다. 1960~1970년대에 눈길을 끄는 것은 리퀴드 라이트 쇼였다. 사진은 프랭크 자파 밴드의 공연 모습이다. 이런 쇼에 사용된 기술은 색상을 넣은 기름과 물 기반의 염료를 볼록 거울판에 함께 넣고, 오버헤드 프로젝터를 이용해 결과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했다. 결국 리퀴드 라이트는 레이저 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정교한 레이저 쇼가 가능해지면서 주무대에서 물러났다. 이런 목적으로 레이저를 사용한 첫 번째 시도는 1970년대에 이뤄졌으며, 레이저 쇼는 1980년대 록 콘서트의 핵심 요소가 됐다.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1980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리고 11년이 지났을 때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투어가 시작됐다. 1970년대 말까지 사람들은 록 콘서트가 번쩍이는 빛과 연기, 정교한 소품들로 이뤄진 시청각적으로 호화찬란한 쇼가 되기를 바랬다.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는 이런 것을 잘 소화해 낸 첫 번째 순회 공연이었다. 1980년 3월 2일 뉴욕타임즈는 “더 월 공연은 록 역사에서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기념비로 남을 것이다. 이제 아무도 록 콘서트에서 서투른 기술이나 뒤틀린 음향, 빈약한 시각 효과를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기할 만한 것은 무대에서 관객과 밴드 사이에 설치됐던 거대한 벽으로, 이 벽은 공연 중에 결국 무너진다. 핑크 플로이드는 1990년 베를린에서 더 월을 연주했고, 그로부터 8개월 후에 베를린 장벽은 무너졌다.

뮤직 비디오(1981년) 버글즈의 노래 “Video Killed the Radio Star”는 MTV에서 방송된 첫 번째 뮤직 비디오였으며, 100만 번째로 방송된 뮤직 비디오이기도 하다. MTV는 음악 프로그램을 24시간 방송하는 첫 번재 텔레비전 채널이었다. 뮤직 비디오의 열기가 전국으로 퍼져 나가면서 로큰롤 마케팅도 기존의 앨범과 콘서트라는 두 축을 넘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제 히트 싱글 또는 히트하기를 바라는 싱글이 있다면, 함께 보여줄 뮤직 비디오가 필요해진 것이다. 팬들도 라디오처럼 TV를 쉽게 받아들였으며, 음악가들도 결국 새로운 형식을 채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뮤직 비디오는 기존 음악가들의 모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마이클 잭슨은 14분짜리 뮤직 비디오 스릴러 제작에 50만 달러를 퍼붓기도 했으며,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한 뮤직 비디오는 오히려 장애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는 1980년대의 록커 빌리 스콰이어일 것이다. 빌리 스콰이어는 뮤직 비디오 “Rock Me Tonite”에서 플래시댄스 스타일의 복장으로 바닥을 뒹구는 모습이 전국이 중학생 메탈 팬들에게 보여진 후, 사양세를 타기 시작했다.

스파이널 탭(1984년) 위대한 무대 제작은 록 콘서트의 효과를 증폭시키는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결정적 잘못 때문에 전반적 경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풍자성 록 도큐멘터리 영화인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는 엄청난 실패를 통해 이런 위험을 제대로 표현해 낸다. 리드 기타리스트 (크리스토퍼 게스트가 분한) 나이젤 터프넬은 자신의 노래 “스톤헨지”의 배경으로 스톤헨지 고인돌을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스케치에 치수를 잘못 표기해 무대 위에는 결국 그가 생각했던 18피트가 아닌 18인치의 스톤헨지가 추가된다. 이 뇌리에 쏙 박히는 장면만으로 막 활동을 시작한 전체 락커들은 겁을 먹고 지지대 설치를 요청하기에 앞서 인치와 피트는 정확히 표시해야겠다는 사실을 배웠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기술적으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장면은 밴드를 구성하는 대다수의 멤버가 거대한 플라스틱 번데기에서 등장하는 부분이었는데, 안타깝게도 (해리 쉬어러가 분한 데렉 스몰즈) 베이시스트가 들어가 있는 그 번데기는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래가 끝나 갈 때까지 열리지 않는다. 삶이 예술을 모방하는 것인지, 1997년 아일랜드 록 그룹 U2의 노르웨이 오슬로 공연에서는 멤버 전원이 들어간 무대 위의 거대한 레몬 미러볼이 결국 열리지 않았다.

U2의 팝마트 투어(1997년) 록 팬들은 U2가 왜 1992년의 "Zoo TV" 투어를 제일로 꼽는지를 의아해 했다. 이 공연은 미디어 클립으로 된 혼성곡, 카메라가 장치된 고해성사실, 그리고 보노의 서로 다른 세 개의 분신들, 여기에 백악관에 연결된 위장 전화 같은 행위 그리고 무대 위에서 벌어진 천 개의 피자 주문을 보여주는 수십 대의 TV가 등장한 어지러운 공연이었다. 그 답은 이렇다. 소비자의 과도함과 문화의 일용품화라는 주제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U2의 1997년 팝마트 투어는 93회의 공연을 거치면서 어쩌다 수입 총액이 거의 8,000만 달러에 이르게 되었다. 소비자조차 그렇게 인식했을 정도로 생기 잃은 소비자주의에 대한 상징을 찾고자 이 밴드의 세트 디자이너는 170×56피트의 LED 스크린, 위에 둥근 PA 시스템이 장착된 맥도날드스러운 거대한 금색 아치 그리고 무대 오른쪽에 배치된 거대한 레몬을 제안했던 것이다.

매쉬업 : 더 그레이 앨범(2004년) 음악을 만드는 것은 만드는 것이고, 다른 음악에서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특히 그 출처가 비틀즈와 랩의 황제 제이지처럼 다양한 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데인저 마우스”라는 예명의 브라이언 버튼이 제이지의 블랙 앨범에서 뽑은 아카펠라 트랙과 비틀즈의 화이트 앨범을 으깨 버무린 “더 그레이 앨범”으로 바로 그렇게 했다. (다음의 이미지는 홍보 포스터로 실제 앨범 커버는 아니다. 실제 앨범은 그레이 구획이 줄었다) 그 결과 록 팬과 랩 팬 모두의 반응은 뜨거웠다. 한 곳만 빼고. 바로 비틀즈의 저작권자인 EMI. EMI는 즉각 이 앨범 판매를 중단토록 모든 유통업체에 지시했다. 인터넷 전반의 음악 관계자들은 이에 모두 들고 일어나 이른바 “회색 화요일”에 수많은 웹사이트가 24시간 동안 “더 그레이 앨범”의 음원을 올려 데인저 마우스의 샘플링은 공정한 사용 규정에 따른 것임을 주장했다.

롤링 스톤즈 : 비거 뱅 투어 (2005년에서 2007년까지) 누구도 롤링 스톤즈만큼 뒤흔들지는 못한다. 이는 그들이 2005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달렸던 자신의 비거 뱅 투어 동안 확실하게 증명한 사실이다. 7층짜리 스피커 설치와 (스톤의 유명한 입술과 혀 로고가 설치된) 중앙의 엄청난 화면이 다른 밴드의 시야를 가렸을지는 모르겠지만 믹 재거와 그 멤버는 아니다.

그래미 시상식의 고릴라즈와 마돈나(2006년) 고릴라즈가 세계 최초의 가상 밴드는 아닐지 몰라도 그래미 시상식에서 “생방송”으로 연주한 최초의 밴드는 확실하다. 그것도 다름 아닌 불후의 팝 전설 마돈나와 함께. 2006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고릴라즈의 Feel Good Inc.와 마돈나의 Hung을 리믹스한 곡을 입체사진 투영된 고릴라즈와 진짜 드 라 소울, 그리고 마돈나가 공연했다.

펜더 텔레캐스터 로큰롤은 전자기타 없이 그야말로 “록”을 할 수 없다. 1949년 처음 등장 당시 브로드캐스터로 알려진 펜더 텔레캐스터가 최초의 전자기타는 아니었지만, 최초로 양산된 솔리드 바디의 전자기타였다. 고유의 사운드를 가졌다는 점 말고도 텔레캐스터는 조립라인 생산에 맞게 설계되어 대부분의 일렉트릭 어쿠스틱 기타와 몇 안되는 이 시대의 솔리드 바디 기타보다 조립하기도, 정비하기도 쉬웠다. 더욱이 텔레캐스터는 오늘날에도 생산 중인, 명실상부한 전자기타의 대부로 자리 잡았다. 자존심 있는 로커라면, 아마도 컬렉션에 이 기타 하나쯤 소장하고 있을 것이다. 레오 펜더에게 감사한다.

마샬 앰프 스택 전자기타도 물론 사운드 증폭 없이 록의 진수를 보여줄 수 없다. 펜더 베이스맨 앰프의 카피로 시작했지만, 결국 그 자체의 “포효하는” 사운드로 끝을 맺은 마샬 앰프는 지미 헨드릭스, 에릭 클립튼 그리고 더 후 같은 뮤지션의 이목을 사로 잡았다. 그러나 왜 한 번으로 그쳤는가? 마샬 앰프는 헤비메탈 밴드 슬레이어가 사용하는 위그림의 3x6개 스택처럼 떼지어 이동해야 한다. 이렇게 쌓아올리는 것은 더 후가 시작했지만, 곧 연주자들에게 인기를 얻어 마샬 앰프로 쌓은 벽은 이제 록과 동의어가 됐다. 실제로 많은 공연장을 보면, 여러 개의 마샬 앰프 랙이 있는데 모두가 다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스피커 과적은 공연의 어쿠스틱을 엉망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무그 모듈라 신디사이저 일부 로큰롤의 인상적인 (그리고 유감스러운) 순간은 신디사이저로 빚어지기도 했다. 로버트 아서 무그가 설계한 무그 모듈라 신디사이저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5년. 그러나 도어스와 멍키즈가 1967년 말 무그를 전면으로 내세운 앨범을 발표하던 이 당시까지는 별 반향을 일으키진 않았다. 무그 신디사이저는 비교적 휴대가 가능한 미니무그(위 사진)에서부터 2008년 등장한 올드스쿨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나와 있다.

토크박스 인간의 목소리라고 록이 갖는 전자적 특성을 피해갈 순 없을 것이다. 1976년 피터 프램튼이 화려하게 스타덤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후 1978년 영화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에서 그가 맡은 역할 후 서서히 침몰하던 일까지 아마 프램튼이 토크박스를 사용하던 기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토크박스는 사용자의 입과 혀의 위치와 모양을 사용해 (보통 전자기타) 악기의 소리를 인간의 목소리가 변화하는 방식과 동일하게 변화시켜 결국 말하는 기타같은 소리가 나게 한다. 현재는 록 음악에서 토크박스를 그다지 볼 수 없지만, 음성변조의 유행은 여전하다. T-Pain 앨범을 듣거나 오토튠 뉴스를 들어보시길.

롤랜드 TR-808 드럼 머신 드럼머신은 특히 1980년대 록 음악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라이브 세션의 드러머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프린스와 맨 위다웃 햇츠 같은 반짝 가수들이 Linn LM-1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디지털 샘플을 통합해 넣은 최초의 드럼머신이었다. 가격은 5,000달러. 또한 롤랜드는 1,000달러의 아날로그 TR-808를 제작했다. 이 TR-808는 처음 나온 1980년에서 1984년 동안 별 다른 활약은 없었지만, 시중의 드럼머신이 점차 새로워지면서 가격은 곤두박질 쳤고 그 덕분에 1986년 데뷔 앨범 “Licensed To Ill"을 낸 비스티 보이즈처럼 막 시작한, 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팍팍했던 힙합 아티스트에겐 최고였다. TR-808의 사운드는 카니예 웨스트의 808과 Heartbreak 같은 앨범에서 오늘날에도 생생히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