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구글의 가장 큰 성공과 실패, 그리고 미지수

성공 : '핫'한 하드웨어 구글은 2016년에 소비자용 하드웨어 회사로 발돋움했다. 사상 처음 다른 브랜드의 이름 없이 구글의 이름만 전면에 내세운 픽셀(Pixel)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과거 넥서스와 비교할 때 큰 발전을 일궈낸 것이다. 또 아마존 에코(Echo)의 경쟁작이 될 아주 인상적인 구글 홈(Google Home) 스피커, 모듈식 홈 네트워킹 장치인 구글 와이파이(Google Wifi), VR 장치인 데이드림 뷰(Daydream View) 헤드셋을 선보였다. 1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다. 구글은 하드웨어 사업을 중요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미 성공적인 첫 걸음을 내디뎠다.

실패 : 행아웃, 알로, 듀오 고개를 갸웃거리도록 만드는 움직임이 있었다. 문자 메시지 앱인 알로(Allo), 비디오 채팅 앱인 듀오(Duo)라는 2종의 새 커뮤니케이션 앱을 출시한 것이다. 앱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듀오는 간편하게 일대일 채팅을 즐길 수 있는 앱이고, 알로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강점으로 활용한 앱이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에 기본 탑재된 SMS 메신저 앱인 행아웃과 중복된다는 문제가 있다. 구글은 알로와 듀오를 이용해야 할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는데 실패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두 앱의 순위는 각각 152위와 256위이다. 2017년에는 '능률화'가 필요할 전망이다.

성공 :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의 새 하드웨어가 인상적인 진짜 이유는 내장된 AI 덕분이다. 픽셀 스마트폰과 구글 홈 스피커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쇼케이스'이다. 구글의 인터넷 검색 엔진을 대화형 AI로 구현시켰다. 구글은 이미 기본 인터넷 질의 측면에서 애플 시리와 아마존 알렉사에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제 서드파티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 간단히 우버를 호출하고,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이다.

실패 : 웨어러블과 안드로이드 TV 2016년 한 해, 구글이 스마트폰과 스마트 홈을 위한 AI를 더욱 중시하면서 웨어러블과 스트리밍 TV 디바이스는 뒷전으로 물러났다. 5월로 계획되었던 스마트워치 시스템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인 안드로이드 웨어 2.0 발표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또 오랜 하드웨어 파트너인 모토로라는 새 스마트워치 출시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TV 프로젝트에도 큰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올 한해 중요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없었다. 또 새로 출시된 셋톱 박스는 샤오미의 미(MI) 박스가 유일했다. 구글의 홍보 없이 월마트에서 조용히 팔리기 시작했을 뿐이다.

성공 : 크롬 OS의 안드로이드 앱 지원 휴대하면서 간편하게 인터넷 등을 검색할 수 있는 크롬북은 꽤 유용하다. 그러나 네이티브 웹 앱을 위한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구글의 계획은 지금까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었다. 이에 구글은 올해 전혀 다른 전략을 도입했다. 전체 안드로이드 앱을 이식시키는 전략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하지 않는 크롬북 제품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지원할 경우 완전히 새로운 장치가 된다. 이는 구글의 노트북 컴퓨터-태블릿 하이브리드를 더욱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 크롬 OS와 안드로이드를 더 광범위하게 통합할 것임을 알리는 신호이다.

실패 : 무산된 프로젝트 아라 구글은 숭고한 목적 의식 아래 프로젝트 아라를 추진했다. 개별 부품을 교체, 전력 낭비를 줄이는 스마트폰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 많은 지연과 전략 변경이 반복된 3년 만에 조용히 아라 프로젝트를 버렸다. 공식적으로 중단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라는 새 AI 중심 하드웨어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 프로젝트 시작부터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물론 다른 업체에 기술을 라이선스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모듈식 기술 신봉자들에게는 실낱 같은 희망이다.

성공 : 활력을 찾은 구글 킵 구글 킵은 과거 무시됐던 제품이다. 에버노트와 마이크로소프트 원노트 같은 노트 앱과 경쟁하는데 도움이 될 업데이트가 드물었다. 그러나 2016년에 상황이 바뀌었다. 구글은 수 많은 신기능을 도입했다. 자동 라벨링, 노트 고정, iOS 바로가기, 크롬과의 통합성 확대, 손 필기 텍스트 전환, 구글 홈 스피커와 쇼핑 리스트 통합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기능 개선과 2015년 말 출시된 iOS용 앱이 구글 킵의 입지를 확대시킨 것으로 보인다.

실패 : 알파벳의 혼란 구글은 지난 해 자율 주행 자동차, 인터넷 액세스, 생명 공학 등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변환시킨다는 목표를 추구하는 알파벳(Alphabet)이라는 지주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알파벳은 아직까지 큰 성과를 일궈내지 못했다. 지난 해, 구글을 제외한 사업에서 36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2016년 첫 3분기 동안 손실액도 25억 달러에 달한다. 네스트(Nest)의 CEO 토니 파델이 회사를 떠난 것이 혼란과 실패를 보여준다. 파델은 '내부 드라마'가 공개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 구글 파이버도 크게 축소됐다(경영진 한 명도 사임). 이런 축소와 변화가 내년에 알파벳을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과감한 투자로 성과를 일궈냈다는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성공: 반짝 빛난 구글 포토스 구글 포토스는 이미 2015년에 무제한 스토리지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얼굴 인식 덕분에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그리고 올해 훨씬 더 나아졌다. 새로운 분류 기능, 비디오 기반 애니매이션 기능, iOS 라이브 포토스 지원 기능이 추가됐다. 또 다른 사용자와 훨씬 더 쉽게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게 됐고, 인쇄 사진을 쉽게 디지털화할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됐다. 사실 이미지 관리는 말을 할 줄 아는 가상 비서, 새 스마트폰만큼 주목을 받기 힘든 기술이다. 그러나 누구나 중요하게 이용하는 서비스이며, 구글은 이 부문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실패 : 끊이지 않는 프라이버시 문제 구글이 프라이버시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고 넘어가는 한 해가 있을까? 올해에도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더블클릭(DoubleClick)의 쿠키 정보(사실상 브라우저 활동 정보)를 다른 구글 서비스의 개인 식별 정보와 결합할 수 있도록 프라이버시 관련 약관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프로퍼블리카(ProPublica)의 10월 발표처럼 이렇게 되면 구글은 이메일에 작성한 내용, 방문한 웹사이트, 검색 내용을 토대로 사용자의 이름과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과거 이런 식으로 데이터를 결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구글이 올해 새 메시징 앱인 알로와 관련해 완전한 암호화 기본 제공 방침에서 한 발 물러난 것도 이런 사용자 데이터 결합이 이유이다. 2016년은 검색 분야의 거인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믿지 못하는 이유를 제공한 한 해이다.

미지수: 퓨시아 OS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라는 운영체제 2종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3번째 OS인 퓨시아(Fuchsia)가 개발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로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리눅스와 유닉스 같이 수십 년 된 커널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 커널을 이용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작은 인터넷 연결 장치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운영 체제를 개발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빅 딜'이 될지, 계속 의구심을 갖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최소 내년은 되어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