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장점- 비상업용 사용자에게 무료
- 맥 데스크톱에서 윈도우 앱을 실행하는 유니티 모드 지원
- 인텔 기반 맥에서 3D 가속 지원
단점
- 애플 실리콘 맥에서는 일부 기능 제한
- ARM용 윈도우 11 설치 관련 지원 부족
- 전문 용어의 남발
총평
애플 실리콘 지원 기능을 여전히 개발중이지만, 퓨저 13은 맥에서 윈도우 11과 리눅스 앱을 실행해야 하는 사용자에게 매우 훌륭한 대안이다. 비상업적 목적의 사용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가정에서 쓰거나 학생이라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지난 수년간 패러렐즈 데스크톱(Parallels Desktop)과 VM웨어 퓨전(VMware Fusion)은 맥에서 윈도우를 실행하는 대표 가상화 소프트웨어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애플이 새로운 버전의 맥OS를 출시할 때마다 패럴렐즈와 VM웨어 모두 새로운 업데이트를 출시했다. 이 경쟁은 두 프로그램 모두 매년 계속해서 새로운 기능과 성능 개선을 제공한다는 의미이므로, 맥 사용자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VM웨어는 고급 기업 제품에 더 집중하는 듯하다. 2020년 애플 실리콘이 도입된 이래 퓨전은 사실상 패러렐즈 데스크톱과 업데이트 경쟁을 더 벌이지 않는다.
두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은 기본적으로 같다. 여느 맥 애플리케이션과 마찬가지로 맥에서 실행하는 가상머신(VM)을 생성한다. 이 VM은 윈도우 PC처럼 작동하므로, 사용자는 VM에 윈도우를 설치한 후 여기에서 모든 윈도우 소프트웨어나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편리한 것은 윈도우 앱을 기존 맥 앱과 나란히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텔 맥에서 부트 캠프(Boot Camp)를 사용할 때처럼 맥과 윈도우 사이를 별도로 부팅해 전환할 필요가 없다(부트 캠프는 애플 실리콘이 탑재된 맥에서는 더는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두 프로그램은 다양한 버전의 리눅스를 VM으로 실행할 수 있는데, 이는 개발자와 학생에게 특히 유용하다.
퓨전 13과 윈도우 11의 만남
퓨전에 대한 마지막 주요 업데이트는 2021년의 버전 12였다. 퓨전 12는 애플의 새로운 M1 또는 M2 프로세서를 지원하지 않아 아직 인텔 프로세서가 탑재된 구형 맥에서만 쓸 수 있었다. 더구나 퓨전 12는 윈도우 VM을 위한 게스트 운영체제로 윈도우 11을 공식 지원하지도 않았다. 대신 VM웨어는 패러렐즈 데스크톱 사용자를 끌어오기 위해 퓨전 프로그램의 무료 버전인 퓨전 플레이어(Fusion Player)를 내놓았다. 이는 맥에서 가끔 윈도우 앱을 사용해야 하는 학생이나 일반 사용자는 ‘비상업적’ 용도로 퓨전을 쓸 수 있다. 무료 버전은 마이VM웨어(MyVMware) 계정이 있어야 하며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개인용 무료 라이선스 등록은 여기에서 할 수 있다.개인용 무료 라이선스 정책은 새로운 버전인 퓨전 13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업에서 퓨전을 더 정기적으로 사용하려면 퓨전 플레이어 상용 라이선스 버전을 149달러에 구매해야 한다. 대기업과 IT 관리자를 위해 고급 기능을 제공하는 퓨전 프로(Fusion Pro) 버전도 있는데 가격은 199달러다.

지난 몇 년간 새로운 업데이트 출시 속도가 느려지긴 했지만 VM웨어에는 마이클 로이가 이끄는 ‘팀퓨전(teamfusion)’이라는 소그룹이 퓨전 개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약 1년 전 애플 실리콘과 윈도우 11을 둘 다 지원하는 사전 체험 버전의 퓨전이 출시됐지만, 최종 버전의 퓨전 13은 2022년 말에야 나왔다. 퓨전 13은 인텔 맥과 애플 실리콘 맥 모두에서 직접 실행 가능한 단일 범용 파일로 제공된다. 유일한 한계는 이제 퓨전은 맥OS 12(몬터레이(Monterey)) 이후 버전만 지원한다는 점이다. 반면 패러렐즈 데스크톱은 카탈리나(Catalina) 10.15까지 쓸 수 있다.
퓨전을 인텔 맥에서 실행하면 계속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필요에 따라 VM의 성능을 세부 조정하기 위해 VM에 최대 32개의 프로세서 코어와 최대 128GB 메모리를 할당할 수 있다. 퓨전에는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동시 실행(Coherence) 모드와 비슷한 유니티(Unity)라는 모드도 있다. 이를 이용하면 VM에서 윈도우 바탕화면을 숨기고 각 윈도우 앱이 다른 모든 맥 앱과 나란히 맥 바탕화면에 배치된다.
애플 실리콘 맥에서 윈도우 실행하기
M1 또는 M2 같은 애플 실리콘 프로세서가 탑재된 맥에서는 퓨전 13의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 애플 실리콘 맥에는 ARM용 윈도우 11(Windows 11 On Arm)이라는 특수한 버전의 윈도우 11이 필요하다. VM웨어의 마이클 로이는 퓨전 13이 'ARM용 윈도우 11의 1차 기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더 많은 기능을 앞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애플 실리콘 맥에 윈도우 11을 설치하고 실행하는 과정은 다소 까다롭다. 패러렐즈 데스크톱에는 새로운 VM을 생성할 때 ARM용 윈도우 11을 자동으로 다운로드하고 구매하지를 묻는 반면, VM웨어는 사용자가 알아서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한다는 알림만 제공한다. 안타깝게도 구매 과정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ARM용 윈도우 11은 주요 판매 대상이 개인 사용자가 아닌 PC 제조업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VM웨어는 마이크로소프트 라이선스 정책의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퓨전을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더구나 퓨전은 기업 IT 관리자만 이해할 수 있는 ‘측면 채널 완화(side channel mitigations)’ 같은 복잡한 전문 용어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기술적인 한계도 있다. 퓨전을 인텔 맥에서 실행하면, 다이렉트X(DirectX)와 오픈GL(OpenGL) 4.3을 사용하는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윈도우 게임에서 3D 그래픽 하드웨어 가속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애플 실리콘 맥에서는 리눅스를 사용하는 VM을 위한 오픈GL만 지원하며, 윈도우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큰 단점은 아니다. 애플의 M1 및 M2 프로세서의 성능은 충분히 높기 때문에, 윈도우 VM은 웹 브라우징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윈도우 버전 같은 일상적인 작업은 4K 해상도로도 문제 없이 처리할 수 있다.
엘든 링(Elden Ring)이나 디아블로 IV(Diablo IV) 같은 게임을 한다면 적어도 현재 버전의 퓨전 13에는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2023년 7월 VM웨어는 애플 실리콘 맥에 새로운 기능과 성능 개선을 제공하는 향후 퓨전 업데이트의 테크 프리뷰를 발표했으므로 새 버전을 기대해 보자.
언급한 대로, 현재 버전의 퓨전 13은 애플 실리콘(M1 또는 M2 프로세서) 맥에서 ARM용 윈도우 11을 실행할 때 3D 그래픽 가속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퓨전 테크 프리뷰 2023(Fusion Tech Preview)은 애플 실리콘 맥에서 ARM용 윈도우를 실행하는 VM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이렉트X 11 그래픽 시스템에 대한 지원을 포함한 ‘완전 3D 하드웨어 가속 그래픽’을 제공한다. VM웨어에 따르면, 이러한 그래픽 성능 개선으로 윈도우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성능 역시 개선되므로 윈도우 VM의 해상도 변경 같은 작업이 더 빨라지고 원활해진다.
현재 구형 인텔 맥에서 퓨전을 실행할 때만 이용 가능한 다른 기능 역시 애플 실리콘 맥에서도 실행되도록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이런 기능은 통칭 VM웨어 도구(경쟁 제품인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패러렐즈 툴'과 비슷)라고 하며 맥OS와 윈도우 운영체제가 더 효율적으로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면 맥 앱과 윈도우 앱 사이에 복사/붙여 넣기 및 끌어 놓기 등이다. 자동 맞춤(Autofit) 기능을 이용하면 간단히 퓨전 창을 필요한 크기로 끌어 ARM용 윈도우 VM의 해상도를 빠르게 변경할 수 있다.
퓨전 테크 프리뷰는 XTS라는 암호화 시스템을 사용한 새로운 보안 기능도 도입한다. 구형 버전의 퓨전과 하위 호환되지 않으므로 이 새로운 기능을 사용해 보려면 반드시 퓨전 VM을 백업해야 한다. VM웨어 퓨전의 다음 버전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퓨전 테크 프리뷰를 다운로드할 수 있고 VM웨어 블로그에서 새로운 기능에 대한 모든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단, 퓨전 테크 프리뷰는 완성된 소프트웨어가 아니므로 잃어버리면 곤란한 중요한 파일이나 데이터와 함께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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