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디아블로 1에서 음산한 배경 음악이 깔리고 도살자(Butcher)가 튀어나왔을 때, 엉덩방아를 찧고 문을 닫았다가 피로 물든 벽돌 바닥 위를 열심히 도망다니던 기억을 회상하는 게이머가 많다. 디아블로 2는 가장 극찬을 받은 게임이다. 온라인 플레이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진 시기에 그래픽, 전투, 스킬 트리, 캐릭터 모션, 사운드, 아이템 파밍으로 효과적인 빌드를 구상하는 모든 특징이 폭발하듯 만개했다.
디아블로 3은 출시된 지 24시간 만에 350만 장이 판매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10년 넘게 후속작을 기다린 게이머들의 열망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불안정한 서버, 전리품 시스템, 경매장과 더불어 그래픽이나 사운드 트랙 등이 혹평을 받았다. 디아블로 3이 취한 방향은 디아블로 2의 장점을 개선하고 정비하는 것이 아니었다.

디아블로 1과 2를 열심히 플레이했지만 3은 시기를 놓치고, 모바일로 출시된 이모탈은 쳐다도 보지 않았던 그 시절 게이머들을 디아블로 4가 다시 소환할 수 있을까? 아예 시리즈를 잘 모르는 신규 게이머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까? 디아블로가 처음 등장해 아이단 왕자의 몸에 봉인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 플레이어가 사는 세상도 게임 속 성역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부디 긍정적인 변화이기를 바라면서 사전 구입자만을 대상으로 열린 디아블로 4 얼리 액세스 베타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출시일 : 2023년 6월 2일
플랫폼 : 윈도우 PC / 엑스박스 시리즈 X|S, 엑스박스 원 / PS5 / PS4
가격 : 일반판 8만 4,500원, 디지털 딜럭스 12만 2,900원, 얼티밋 13만 6,400원
PC 권장 사양 : 64비트 윈도우 10
인텔 코어 i5-4670K 또는 AMD R3-1300X
16GB RAM
엔비디아 지포스 GTX 970 또는 AMD 라데온 RX 470
다이렉트X 버전 12
45GB 이상 SSD
광대역 인터넷 연결
장점
암울한 분위기를 잘 살린 사운드 트랙과 아트 스타일
최적화된 패드 플레이와 UI
흥미를 유발하는 시리즈 후속 스토리
타격감
베타에서 개선을 바라는 점
일부 서버 대기 지연
던전 왕복 플레이 또는 반복 설계된 맵
레벨 스케일링
총평
다양한 기대를 충족하면서 장르적/IP적 특징을 잘 살려 정식 출시하는 것이 관건.


맵이나 마을의 분위기는 암울 그 자체였다. 오히려 바라던 바다. 오랜만에 플레이하는 쿼터뷰 핵 앤 슬래시 게임이라 어색하기도 했다. 일정 거리 안으로 들어가면 가려졌던 벽이나 건물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마음대로 시점을 이동할 수 있었던 최신 3D 게임의 자유가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직업을 고르고 캐릭터를 커스터마이징한 후 이미 마르고 닳도록 여러 번 본 최초 트레일러가 다시 플레이되는데, 처음 봤을 때의 흥분과 전율이 다시 일었다. ‘세 명이 오리라’라는 예언과 피를 통해 소환된 증오의 딸이자 축복의 어머니 릴리트가 디아블로 4의 제 1 보스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얼리 액세스 베타에서는 전체 레벨의 1/4, 전체 분량의 1/8만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이나리우스나 임페리우스, 또는 의외의 인물이 깜짝 최종 보스가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릴리트의 재림은 현실이 되었다. 이나리우스와 릴리트가 함께 만든 성역은 계획대로라면 천사도 악마도 간섭하지 않는 신세계가 되어야 했지만 지금은 잿빛 폐허에 가깝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이나리우스를 섬기는 교단의 보호 아래 근근이 살아가는 것이 전부다.
부활한 릴리트는 인간들을 현혹시키면서 어디론가 향한다. 주인공인 플레이어는 어떤 이유로 릴리트와 연결되어 과거나 환영을 볼 수 있게 된다. 릴리트를 뒤쫓는 과정에서 릴리트에게 어머니를 잃은 딸 네이렐을 만나 모험을 함께 한다는 것까지가 액트 1의 줄거리다.
얼핏 환영으로 등장한 라트마와 이나리우스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궁금해지고, 중간 중간 느낌표로 나타나는 부가 퀘스트가 자아내는 분위기도 친숙해서 반가웠다. 죄를 지은 대가로 아들을 팔아넘긴 아버지나 사술로 희생되는 NPC들을 만나면서 어두운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다.
‘때리는 맛, 당기는 맛’ 전투와 타격 살린 직업 특성 파악하기
그 옛날 아마존과 발키리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도적(Rogue)을 선택했다. 과거에는 옵션이 어지간히 좋지 않으면 석궁(Crossbow, 쇠뇌)을 쓰지 않았었는데, 이번에는 속도가 0.9배속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쓸 만했다. 활 시위를 당길 때 몸을 뒤로 젖히는 모션에도 감탄했다. 레벨업을 거듭하고 스킬 트리를 만지면서 도적을 근접 전문 직업으로 키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활쟁이' 플레이어라면 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스킬 트리를 구성하는 것도 숙제다.

두 번째로 선택한 직업은 원소술사다. 아이템 옵션을 최대한 이용하고, 냉기 마법을 생존 기술로, 번개 마법을 공격 기술로 선택했다. 레벨업을 거듭하면서 점점 더 강해지는 직업인만큼, 밸런스가 잘 잡히기만 한다면 이번에도 많은 플레이어의 선택을 받을 것 같다.
야만용사로는 초반만 플레이했는데, 예상 외로 얼리 액세스 베타에서 개방된 3개 직업 중 가장 어려운 직업으로 느껴졌다. 스킬에 따라 무기를 자동으로 바꿔 쓰는 것은 편하지만 보는 것처럼 단순 무식하게 운용해서는 안 되고, 저레벨에서 제일 바쁜 직업인 점은 디아블로 2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번에도 100렙 이후 아이템 파밍 결과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


팽팽한 활 시위를 당기는 느낌이나 양손무기 타격감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다만 플레이스테이션 5 듀얼센스를 사용할 때 피격 시에만 진동이 있는데, 듀얼센스의 햅틱 기능을 더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암울한 세계보다 더 어두운 사운드와 아트 스타일
음악은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톡톡히 한 몫을 하는 요소다. 특히 디아블로 1과 2를 재미있게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사운드 트랙을 너무나 좋아하거나, 아니면 부지불식간에 음악이 고조하는 효과에 빠져 게임에 더욱 몰입하거나 둘 중 하나에 속할 수밖에 없다.

아직 전체 게임을 플레이한 것은 아니지만, 던전이나 설원, 중간 보스전 등에서 외롭고 스산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는 충분했다. 트레일러의 웅장한 드럼 비트나 디아블로 2에서의 날카로운 기타 리프가 많이 활용되면 좋겠다.
4K나 HDR 등 고급 그래픽 옵션이 가능하다면 더욱 질감이 풍부하고 섬세하게 표현된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쿼터 뷰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디아블로 4의 어둡고 삭막한 세계가 아름답게 표현되었다는 점에는 동의할 것 같다.
“그 자체가 설명서” 직관적인 스킬 트리
‘아무 버튼이나 누르십시오’라는 맨 처음 안내 후에 별도의 설명이 없지만 게임 플레이를 이해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 아이템 옵션이나 스킬 트리의 기술 설명이 상세하기 때문이다. 스킬 트리에 맨 처음 열린 기술 설명을 읽기만 해도 어떤 기술을 주력으로 쓸지 상상해볼 수 있고, 일정 스킬 포인트를 소비한 후(1레벨당 1점)에는 패시브 스킬 트리가 열리는 방식이어서 자연스럽게 공격 기술과 패시브 기술을 조화시킬 수 있다.설명은 짧지는 않지만, 지나치게 길지도 않다. 베타 한정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8레벨까지는 스킬 리셋 비용이 0G이고, 이후에도 저레벨 구간 리셋 비용이 높지 않아 여러 가지 스킬셋을 시험해보기가 쉽다. 구입한 스킬은 바로 핫스킬바에 등록된다. 다만 아이템 설명은 조금 더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키마’보다 편한 패드 플레이
이번에는 PC가 아니라 콘솔을 선택해보았다. 스킬 바는 L1, L2, R1, R2, ×, ∆의 6가지다. 2개 이상 조합이 아니라 싱글 키 입력인 데다, 인벤토리 열기, 아이템 정리 등도 다른 콘솔 독점작과 크게 다르지 않아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구울이나 망령, 박쥐가 몰려들 때는 물론이고 해골 대장 등이 섞여 있을 때나 중간 보스전에는 R3로 타깃을 고정할 수 있다. 엑스박스 원이나 듀얼센스 등 최신 세대 패드가 있다면 PC와 연동해 플레이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정식 출시에서는 햅틱 반응이 조금 더 풍부해지기를 기대한다. 손이 피곤할 때도 있지만 사용자 선호에 따라 옵션을 끌 수 있을 것이므로 고급 기술이나 극대화가 적중할 때 햅틱 반응이 활성화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베타에서 개선할 점
정식 발매에는 NPC까지 모두 한국어 음성 더빙을 적용할 계획이라지만, 아직까지는 대화문이나 선택지가 전부 한글화되지 않았다. 퀘스트 완료 후 선택 대화, 퀘스트 외에 분위기 파악을 위한 기타 정보 대화가 영문으로 표기된다. 하지만 디아블로 시리즈 고유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한글 글꼴에서 공을 많이 들였다는 인상을 받았다.스킬 효과가 더 화려해지면 어떨까? 너무 모바일 게임 느낌이 날까? 광역 공격이나 난사 스킬은 더 눈부시게 플레이할 수 있어도 좋지 않을까?
얼리 액세스 기간에 플레이스테이션 5 환경에서 접속 오류나 서버 렉 때문에 크게 고생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대기열이 금방 끝났고, 잠들어 있던 배틀넷 아이디도 미리 휴면 상태를 해제해 놓아서서인지 에러가 없었다. 가끔 지역을 불러오지 못해 투명 벽이 있는 것처럼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전투나 던전 안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쾌적한 서버 환경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또 핫스킬바가 한 칸 더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스킬 트리 세트를 여러 개 저장하는 기능도 꼭 필요하다. 무기 아이템 정보에 직관적인 DPS가, 캐릭터 창에는 전체 체력, 피해 범위, 회피율 등 간략한 정보가 요약되어 나타나면 좋을 것 같다.
남은 우려는 반복 던전 플레이가 지겹게 느껴지지 않을지, 100레벨 달성 후 레벨 스케일링이 어떤 느낌일지, 서버 접속이 원활할지 정도다. 인스턴트 던전이나 아이템 파밍 등은 디아블로 시리즈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사용자층을 고려해서라도 던전 플레이나 맵에서 최대한 지루함을 덜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MMORPG, 최신 3D 게임 등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올드한’ 게임일지도 모른다. 익숙하고 좋아하는 다른 게임의 특징을 끌어오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10년 동안 더 화려하고 더 ‘손맛’ 좋은 게임도 많이 출시됐다. 그러나 장르적 특성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다. 천사와 악마, 인간이 만든 이 희망 없는 세계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 있기를, 이미 익히 아는 그 플레이가 퇴보하지 않고 새로운 스토리로 구현되기를 기다린 사람이라면 3월 25일~27일 일반 오픈 베타에 참가해 보자.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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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
데이터센터 성능을 재정의하는 게임 체인저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 Getty Images Bank AI, HPC, 첨단 분석 등 새로운 유형의 워크로드가 급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성능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코드명 사파이어 래피즈)라는 답을 내놓았다. 인텔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로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능 최적화의 새로운 관점 ‘워크로드 최적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 각각의 요구에 맞는 최대 성능을 끌어 낸다’라는 한 줄로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이 프로세서의 설계 사상은 AI, HPC, 첨단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CPU 및 관련 기술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이 주목하는 주요 워크로드는 각각 성능에 대한 요구와 기준이 다르다. 예들 들어 AI 워크로드는 매트릭스 연산과 병렬 처리에 크게 의존한다. 더불어 대용량 데이터 세트를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CPU와 메모리 간의 효율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높은 메모리 대역폭이 필요하다. AI 워크로드에 맞는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인텔은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에 고급 매트릭스 확장(AMX)과 같은 특수 명령어 세트와 통합 가속기를 내장하였다. 이는 꽤 주목할 개선이다. AMX의 내재화는 CPU도 AI 처리가 준비됐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AI 인프라에서 CPU의 역할을 크게 확장할 전망이다. 최근 ChatGPT의 등장과 함께 모든 기업의 관심사가 된 초거대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 전략 수립에 있어 AMX에 관심을 두는 곳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HPC 워크로드는 복잡한 수학적 계산이 포함되며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을 보장해야 한다. HPC 워크로드에는 병렬 처리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멀티코어 CPU는 이러한 워크로드를 가속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대규모 HPC 시뮬레이션은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도 요구한다. 이런 특수성도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유연하게 수용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8채널 DDR5 메모리 구성 및 인텔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를 지원하여 HPC 시뮬레이션을 위한 높은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제공한다. 또한, PCIe 5.0을 지원하여 PCIe 4.0의 두 배에 달하는 대역폭을 제공하여 CPU와 가속기 및 스토리지와 같은 기타 장치 간의 통신 속도가 빠르다. QAT를 통해 암호화 및 압축 워크로드를 가속화하여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와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성능과 효율성도 크게 높인다. 열거한 특징들은 HPC뿐 아니라 AI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에도 부합한다. 다음으로 첨단 분석의 경우 적시에 통찰력을 제공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CPU가 필요하다. 인텔은 단일 스레드 성능 및 멀티 스레딩 기능을 향상시켜 실시간 분석을 위한 저지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인텔 프로세서는 최적화된 캐시 계층 구조를 갖추고 있어 메모리 액세스 시간을 최소화하여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의 지연 시간을 줄이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넓은 메모리 대역폭으로 데이터베이스 성능을 향상하고 인텔 인-메모리 분석 가속기(IAA),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는 인텔 데이터 스트리밍 가속기(DSA)까지 통합하여 실시간 데이터 처리 성능을 높였다. 요약하자면 워크로드마다 특화된 CPU 기능, 아키텍처 또는 가속기가 필요한 요구사항이 다르다. AI 워크로드는 가속 기술과 넓은 메모리 대역폭의 이점을 누리고, HPC 워크로드는 높은 부동소수점 성능과 병렬 처리가 필요하며, 실시간 분석 워크로드는 지연 시간이 짧은 처리와 효율적인 I/O 및 스토리지가 필요하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다양한 워크로드의 성능 요구를 수용하여 각각 최대의 성능을 끌어 낸다. 워크로드 최적화 성능 추구가 가능한 이유 CPU의 발전사를 보면 무어의 법칙의 시대를 지나 멀티 코어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멀티 코어는 현재 진화를 거듭 중인데 최근 동향은 더 나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워크로드별 최적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텔은 코어 수를 늘리는 가운데 다양한 가속기를 C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멀티코어 아키텍처는 병렬 처리를 가능하게 하여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예를 들어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60개의 코어를 가지고 있어 AI, HPC, 실시간 분석 등 다양한 워크로드 처리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여 워크로드마다 차이를 보이는 최적의 성능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또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CPU와 가속기 간의 고속 통신을 위해 설계된 개방형 산업 표준 인터커넥트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를 지원한다. 이 밖에도 인텔은 상호 연결 및 효율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4개의 실리콘 다이를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라는 고급 패키징 기술로 연결했다. 인텔의 EMIB 기술은 CPU 설계 및 패키징의 패러다임 전환을 잘 보여준다. 인텔은 프로세서를 타일이라고 하는 더 작은 모듈식 구성 요소로 분할하고 EMIB라는 작은 실리콘으로 연결하여 하나의 Monolithic 구조와 같은 성능, 에너지 효율성 및 설계 유연성을 높였고 그 결과물이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다. 인텔은 고급 패키징 기술을 통해 다양한 가속기를 통합하면서도 높은 전력 효율을 달성했다. 가령 4세대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내장된 가속기를 사용하면 이전 세대 대비 워크로드 처리에 있어 평균 2.9배 높은 와트당 성능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더 자세히 알아보면 범용 컴퓨팅에서 53% 평균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AI는 최대 10배 높은 추론과 학습 성능, 네트워킹과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95% 적은 코어로 더 높은 데이터 압축 성능을 보여 최대 2배 성능을 높일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의 경우 최대 3배 성능 개선이 가능하다. 달라진 게임의 법칙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등장으로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을 놓고 벌이는 다양한 프로세서 간 새로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다. 다양한 워크로드의 급변하는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성능, 확장성 및 효율성에 중점을 둔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에 대한 인텔의 전략을 상징한다.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반도체 시장의 게임의 법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Intel
인텔이 12가지 가속기로 데이터센터에 확장성과 유연성을 추가하는 방법
ⓒ Getty Images Bank 사파이어 래피즈(Sapphire Rapids)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인텔의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최근 출시됐다. 이 칩은 12가지 가속기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능적인 흥미를 넘어 인텔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클라우드 시장에 대응하는 방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서의 근본적인 역할은 연산에 있다. 프로세서는 여전히 연산을 빠르게 많이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도 진화했다. 그리고 이는 실질적인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승주 인텔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가 새로운 데이터센터 환경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 Intel “단순히 작동속도와 코어의 개수를 늘리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와 복잡한 데이터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풀어내기 위한 방법은 단순히 트랜지스터 수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데이터센터 담당 상무는 데이터센터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프로세서 구조도 새로 그려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관점에서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이전과 다른 두 가지 전환점을 갖는다. 한 가지는 연산의 양적 증가, 다른 하나는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이다. “모놀리식 아키텍처로는 소켓당 절대적 성능을 높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단위 칩을 더 작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고 단일 칩에 준하는 처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대 4개의 칩릿을 묶는 구조로 같은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을 수 있다. ⓒ Intel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칩릿(Chiplet)’ 구조를 녹였다. 한정된 공간 안에 더 많은 코어를 넣는 것은 반도체 업계의 숙제였다.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4개의 칩릿을 이어 붙여 최대 60개 코어를 쓴다. 칩릿 구조는 생산이 훨씬 쉬워지고 필요에 따라서 단일 칩부터 2개, 4개 등 필요한 만큼 이어 붙여 다양한 설계의 자유도를 제공하기도 한다. 핵심 기술은 칩과 칩 사이를 손실없이 연결하는 데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인터페이스와 패키징 기술입니다. 사실 이 칩릿 구조는 인텔만의 고민은 아닙니다. 반도체 업계, 그리고 더 나아가 산업 전체의 숙제이기 때문에 이를 공론화해서 업계가 함께 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나승주 상무는 기술 개방과 표준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컨소시엄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경쟁을 내려놓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UCIe는 단순히 코어와 코어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니라 단일 패키지 안에서 GPU도, 컨트롤러도, 또 가속기도 성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이어붙일 수 있다. 성능의 확장 뿐 아니라 단순화된 칩들을 자유롭게 맞붙이는 설계의 자유도 얻게 된다. ⓒ Intel 이 모듈형 칩릿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바로 12가지 가속기다. 데이터의 특성에 맞는 처리 방법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인텔은 오래 전부터 MMX(Multi Media eXtension)와 SSE(Streaming SIMD eXtensions)를 비롯해 AVX(Advanced Vector Extensions)와 최근에는 AMX (Advanced Matrix Extensions) 까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사파이어 래피즈의 가속기는 프로세서를 현대 데이터센터의 필요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나승주 상무의 설명이다. “클라우드는 가상머신과 네트워크는 물론이고, 암호화와 인공지능 처리까지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에 기업은 설계의 고민이 많습니다. 클라우드에서 GPU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머신러닝의 학습과 추론 작업의 80%가 CPU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프로세서가 이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AMX(Advanced Matrix Extensions)가 더해진 이유도 막대한 실시간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용적인 인공지능 학습이 CPU만으로 충분히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AMX는 텐서플로와 파이토치 등 범용적인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에 최적화되어 기존 환경을 그대로 가속한다. 12가지 가속기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특성에 맞는 서버를 구성할 수 있다. ⓒ Intel 마찬가지로 데이터센터에서 큰 리소스를 차지하는 암호화 효율을 높여주는 QAT(QuickAssist Technology), 로드밸런싱을 맡는 DLB(Dynamic Load Balancer), 인메모리 분석 처리를 가속하는 IAA(In-Memory Analytics Accelerator), 데이터 스트리밍을 가속하는 DSA(Data Streaming Accelerator) 등 별도의 전용 가속 코어를 두고, 필요에 따라서 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는 데이터센터의 자원 관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가속기가 실제 현장에서 주는 가치는 특정 리소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있지만 특정 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 CPU가 본래 해야 할 연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70개 코어를 할당해서 쓰던 암호화가 사파이어 래피즈의 QAT 가속기를 이용하면 11개 코어로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실제로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 하는 인스턴스에 할당되면서 자원의 효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 Intel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구조의 변화와 가속기를 통해서 ‘스케일러블(Scalable)’이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확장성을 갖게 됐다. 이는 곧 데이터센터의 최적화, 그리고 유연성과도 연결된다. 반도체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하고,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를 통해 기술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