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 웨어러블컴퓨팅

글로벌 칼럼 | 워치OS 3, “애플답지 않은” 크라우드소싱의 산물

Michael Simon | Macworld 2016.06.20
애플 워치는 아이폰 6과 함께 공개된 이후 관심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애플 최초의 웨어러블이지만 사실상 출시된 첫날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애플 제품 역사상 가장 혹독하게 분석된 제품이고 그만큼 많은 비판을 받았다. 뛰어난 점도 있었지만 가격과 비현실적인 기대치로 인해 가려진 측면은 아이팟 하이파이 이상이다. 많은 이들은 애플 워치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 동안 기다림을 감내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나중에 드러났듯이,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애플은 제품 출시 후 겨우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워치OS를 완전히 개조하고 이전의 핵심 기능들을 버리고 다른 기능들을 새롭게 고안했고 결과적으로 애플 워치를 사용하고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애플 웹 사이트의 문구 "완전히 새로운 워치처럼 느껴진다"는 말에 반박하기 어려울 정도다.

애플이 워치OS 3을 통해 첫 워치OS가 완전한 실패작임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필자는 애플이 처음부터 완벽함을 추구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팀 쿡은 애플 워치가 애플 제품 중 가장 개인적인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필자는 애플 워치의 연결은 물리적인 관계보다 더 깊다고 생각한다. 애플은 워치OS가 커뮤니티 내에서 성장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므로 사용자들의 경험이 앞으로 워치OS의 발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바뀐 버튼 기능
워치OS의 기조연설 시간은 19분으로, iOS 10과 맥OS에 비해 짧았다. 그러나 그 시간 동안 이번 무대에서 공개된 다른 어떤 내용보다 더 많은 변화를 전달했다. 단순히 앱이 즉각 열리는 것만이 아니라 워치OS 3은 애플 워치에 대해 사람들이 알고 있는 모든 부분을 완전히 새롭게 다시 만들었다. 애플이 새 하드웨어 출시 없이 어떤 제품을 이렇게 대대적으로 변형시킨 다른 사례는 필자가 알기로는 없다. iOS 7조차 전반적인 개념은 그대로 유지했었다.

측면 버튼을 보자. 과거 이 버튼은 12명의 가장 친한 사람들 중 한 명에게 빠르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친구 링으로 바로 연결됐다. 워치OS 3에서 이 버튼은 즐겨찾는 앱이 포함된 독을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iOS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 친밀하게 느껴지는 동작이다.

워치를 디자인할 당시 이 친구 버튼은 아마 효과적인 지름길로 보였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폰으로 5~6명의 친한 사람들에게 하루에도 여러 번 연락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워치에서 이 사람들에게 손쉽게 메시지를 보낸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워치에서 대화를 개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따라서 전용 버튼을 할당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데 있다.

그러나 필자는 애플이 이 버튼이 없는 워치를 디자인하지 않는 한 이 버튼의 기능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애플은 대대적인 변화를 기하기 전까지 오랜 시간을 들이며(iOS의 경우 버전 10이 되어서야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기본 iOS 앱을 숨기는 기능을 구현함), 대중의 감성에 따라 제품의 방향을 결정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애플 워치는 특별하다. 극히 개인적이고 친밀한 제품인 만큼 애플도 고정된 플랫폼 위에 단순히 기능을 쌓아 올린, 개인의 취향을 무시한 단조로운 환경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애플은 사람들이 애플 워치를 사용하는 방식을 존중하고 있다.

빠른 변화
워치OS 3 데모에서는 애플이 워치의 핵심 전략을 바꿨음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최초 버전은 애플 워치를 직접 조작하는 기능(친구에게 연락하기, 글랜스(Glances)를 통한 앱 실행, 워치 페이스 가지고 놀기 등)에 집중했지만 새 버전은 애플 워치를 조작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대대적으로 줄였다.

글랜스는 앱 안에 통합됐고, 워치 페이스는 밀기 동작을 통해 신속하게 저장 및 변경이 가능하며 메시징은 대화의 시작이 아닌 대답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대다수 얼리 어댑터가 워치를 사용하는 방법을 참고해서 이를 더 폭넓은 시스템에 적용한 것이다. 과거의 방식이 잘못됐으니 완전히 뜯어 고치자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대에 맞춰 변화한다는 의지에 가깝다.

단순히 사람들이 요구하는 기능을 여기저기 추가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워치OS 3은 애플 최초의 진정한 크라우드소싱 제품, 즉 소비자의 실제 사용 방법이 설계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제품이다. 사용자들의 피드백에서 드러난 사실은 워치가 당초 애플의 생각보다 훨씬 더 수동적인 기기라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애플 제품은 항상 사람들의 일상에 맞춰 고안되지만 역으로 사용자 측에서의 변화도 상당 부분 요구한다. 워치는 매끄럽고 쉽게 사용이 가능해야 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OS가 실제 사용자들의 사용 방식에 맞춰야 한다.

새로운 방향
워치OS 3을 사용하게 되면 새로 익혀야 할 부분도 있고, 기존 습관을 버려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워치OS 1만큼 어렵진 않을 것이다. 컨트롤과 기능이 전체적으로 직관적이어서 예전부터 해왔던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워치를 일상에 활용한 수백만 명의 사용자들을 관찰해서 구현한 변화다. 워치OS 3에서 위치와 일상의 통합은 훨씬 더 매끄러워질 것이다.

아무튼 애플이 기꺼이 고집을 꺾는 모습은 놀랍다. 이전에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제품들이 있었지만(아이팟 하이파이, G4 큐브) 스티브 잡스는 그러한 제품을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바꿀 방법을 찾는 대신 바로 포기하는 편을 택했다. 사실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바로 '스티브라면 이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애플의 실책, 사고방식의 변화, 버그투성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은 모두 애플이 길을 잃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는 인식에 근거한 말이다.

잡스가 애플 워치와 같은 제품을 출시했을지 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팀 쿡의 애플은 애플 사용자들이 직접적으로 제품의 사용 경험에 영향을 미치도록 허락한다. iOS와 OS X의 최근 몇 차례 버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 현상이지만 워치OS 3에서는 그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

제이슨 스넬은 애플이 시리, 아이클라우드 등을 개방해서 개발자가 과거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잠금 화면과 알림 센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을 두고 애플이 애플답지 않은 모습을 수용하고 있다는 기사를 썼다. 사용자의 사용 경험이 제품에 영향을 미칠 만큼 사용자와의 거리를 좁힌 플랫폼인 워치OS 3은 '애플답지 않은 것'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editor@itworld.co.kr
Sponsored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