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 애플리케이션

“파란 빛이 불면의 주범? 근거 없어”…iOS 9.3 나이트 시프트 효과 논란

Glenn Fleishman | Macworld 2016.03.29
iOS 9.3에서 등장한 나이트 시프트(Night Shift) 기능은 디스플레이 색온도를 조정해 빛의 파란색 스펙트럼, 일명 블루 라이트를 없애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애플은 아무것도 보증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웹 사이트를 통해 "저녁에 밝은 파란색에 노출되면 생물학적 주기 리듬이 영향을 받아 잠들기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iOS에서 이 기능은 "숙면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도로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기능은 대다수 사용자에게 큰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과학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나, 기존 임상 시험이 모바일 기기나 대형 디스플레이를 대상으로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또 나이트 시프트는 눈에 띄는 차이를 낼 만큼 블루 라이트를 많이 제거하지 못한다. 이미 연구로 밝혀졌듯 블루 라이트가 불면을 촉발하는 원인이 아닐 가능성도 크다. 이 새로운 기능을 본격적으로 시험한 연구 결과는 없지만, 여러 요소를 종합해 보아도 플라시보 효과나 스스로 잠들 시간을 알리는 정도로 볼 수 있다.


각오가 되어 있다면 도전해 보자. 수면과 조명 연구원들은 숙면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잠들기 2시간 전에 모든 화면을 끄라고 조언한다. 또한, 야간에 사용하는 집안 조명은 따뜻한 색상을 사용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파란색은 어떤 느낌인가?
일종의 생체 시계인 생물학적 주기 리듬은 인간이 몸이 기능하는 방식을 관장하고 스스로 고치며, 주로 수면 및 각성과 관련되어 있다. 생체 주기는 인간의 경우 약 24시간이며, 신체는 다양한 계기를 통해 활동을 유지한다.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비만, 당뇨 등의 질병이나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자연스러운 생체 주기를 파악하지 못하는 이유와 숙면하고 각성하는 방식을 연구했다. 최근 많은 임상 시험에서는 빛과 어둠의 주기, 빛 온도, 밝기, 기타 요소 등 광원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도 했다.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이 생물학적 주기 동안 멜라토닌 호르몬을 생성하고, 자연스러운 각성 시간 중에는 멜라토닌 생성이 낮은 수준으로 억제된다. 날이 어두워지면 억제가 약화하고 멜라토닌을 생성해 졸음이 오고 잠이 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타 다른 속성도 존재하며, 멜라토닌 외의 다른 호르몬의 주기는 수면과 관계성이 약한 것으로 보인다.

멜라토닌은 신체의 자연스러운 수면 주기가 시작되기 2시간 전부터 생성되며, 연구에서는 이를 오후 10시경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사는 곳에 상관없이 몸이 하루 중 가장 어둡다고 인지하는 시간인 꼭두새벽에 가장 많은 양이 생성된다.

광수용체 유형이 발견된 이후 과학자들은 여러 연구에서 단순한 빛, 멜라토닌 억제, 그리고 파란색 주파수가 강한 빛도 연계시켰다. 파란색 빛은 표면상 수 시간 동안의 호르몬 생성 주기를 상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텔레비전, 모니터, 모바일 디스플레이를 볼 때 수면이 방해, 또는 지연된다는 추측이 일었다. 수면 주기가 방해를 받으면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하는 사람들은 수면 시간이 줄어들고 신체 내분비 및 기타 시스템도 악영향을 받는다.

낮 동안의 일광은 스펙트럼의 파란색 끝단에서 단파장 빛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약 460나노미터). 실내조명은 전통적으로 "더 따뜻하거나" 노란색에 가깝고, 파장이 더 긴 쪽 끝(약 555nm)거나 또는 멀리 떨어진 빨간색(650nm)이다. 대부분 백열등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조명이 바뀌면서 백열등, 형광등, LED 모두 시원한 ‘흰색’이나 ‘주광 색’ 조명이 인기를 얻었다. 흰색에 가까운 조명은 실제로 더 파란 빛을 내며 햇빛이 비치는 낮에 인간이 지각하는 빛에 더욱 가깝다.

이러한 색의 정의는 색온도라고 부르며, 켈빈(Kelvin, K) 단위로 측정한다.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는 1,000K의 빨간색, 노란색 촛불이 있고 매우 따뜻한 인상이며, 다른 쪽 끝에 있는 순수한 파란색은 10,000K로 매우 시원하다고 여겨진다.

대다수 LCD 모니터와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상당히 파랗고 시원한 오후의 실외 일광이라 할 수 있다. 6,500K를 기준으로 D65 표준에 따라 캘리브레이션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디스플레이가 더 높은 온도로 조정되거나 기본으로 설정되는 경향이 있어 표준보다 훨씬 파랗다.

최근 텔레비전, 컴퓨터 모니터, 노트북 디스플레이, 모바일 화면의 파란 빛이 잠자기 전과 잠자리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인구의 비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특정 질병 증가에 민감하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되고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화면에서 나타내는 파란 빛의 악영향 중에서도 수면 부족이 상당한 관심을 얻고 있다. CDC는 미국 성인 중 5~7,000만 명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는 장애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파란색 빛에 관한 논의는 생물학적 주기 리듬 방해를 방지하기 위해 파란색의 생성을 줄이려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확장 기능 개발로 이어진다. OS X, 윈도우, 리눅스, 루팅된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블루라이트 차단 앱을 개발한 f.lux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인 예다.

iOS9.3에서 등장한 나이트 시프트는 색온도를 변경하는 기능으로 약 5억 대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2013년경 이후에 출시된 기기만 이 기능을 지원한다.

하지만 문제는 모바일 화면의 색온도가 실제 원인인지 아니면 기기와 모니터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아니면 심지어 파란색 빛 그 자체가 원인인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파란색의 의미
빛의 파장과 색에 대한 노출에 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무지개의 파란 부분에만 집중해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해질녘쯤 파란색에서 노란색으로의 색 변화가 더욱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 파란색은 단지 관심을 딴 데로 돌리는 것일 가능성도 크다.

빛의 강도나 시야를 차지하는 비율이 핵심일 수도 있다. 먼 곳에 있는 크고 밝은 화면과 가까이에 있는 작고 밝은 화면과 같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최근까지의 많은 연구에서는 방 전체 조명 또는 특수 조율된 광원(계절의 영향을 받는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패널 등)을 사용하고 이외의 다른 모든 빛을 차단하는 통제가 엄격한 연구 환경을 활용했다. 실험의 비용과 복잡성으로 인해 경직된 구조를 가진 실험 대부분은 십여 명의 사람을 수일 동안 관찰하게 된다.

RP(Rensselaer Polytechnic) 교수이자 LRC(Lighting Research Center) 프로그램 책임자 마리아나 G. 피구에로는 정확한 광원과 디스플레이 측정법을 통해 효과를 계산하기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피구에로는 아이폰, 태블릿, 대형 화면 텔레비전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저 밝아 보이기 때문에, 시각에 유난히 민감하므로 잠이 오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조도가 높으면 따뜻한 색으로도 멜라토닌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심지어 무엇이 화면에 나타나는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기도 했다. 피구에로 박사는 배경이 흰색이고 대부분이 텍스트인 페이스북 페이지는 검은 화면에 흰색 텍스트로 표시되는 같은 페이지보다 더 많은 빛을 생성한다고 말했다.

아직 나이트 시프트가 연구 대상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이 연구팀은 빛의 밝기와 강도로 인해, 크기에 상관없이 아이폰보다는 아이패드 프로를 가까이할 때 멜라토닌이 생성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이런 차이점 외에도 파란빛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비디오 진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디스플레이메이트(DisplayMate) 사장 레이 소네이라는 다른 생리적 인과관계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나이트 시프트와 관련해 소프트웨어가 파란색 스펙트럼을 올바른 범위로 낮추지 못해 적절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소네이라 박사는 이메일을 통해 많은 연구진이 "디스플레이, 빛 스펙트럼, 인간 색시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머지, 시험 대상과 도달한 결론 사이에 괴리가 존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런 연구들은 확실한 근거 없이 전자기기의 설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소네이라는 나이트 시프트나 다른 유사 시스템에서 파란색 구성요소를 완전히 없애거나 훨씬 낮게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다수 사람은 디스플레이가 너무 노랗다고 느낄 수도 있다. 또, "대부분의 앱처럼 파란색을 약간 줄이면 큰 효과가 없다. 사람들이 느끼는 개선점은 대부분 플라시보와 디스플레이 사용 시 자신의 의식적인 행동 변화에 의한 것인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피구에로 역시 수면 연구에서는 자동 색온도 조정보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매우 중요한 요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 "수면 방해는 단순히 멜라토닌 억제가 아니며, 뇌의 작용으로 각성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잠들기 2시간 전에 모든 화면을 끄라고 권장한다. 화면을 배제하는 것이 수면 조절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멜라토닌 억제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하지만 수면 장애 연구에서 색이라는 요소가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다. 피구에로는 화면보다는 노출되는 광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적절한 수면에 제일 알맞은 시간대를 추천하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 또, 필립스 휴 등 원격으로 색상을 바꿀 수 있는 스마트 전구 제품과 새로운 앱이 결합해, 사용자가 원할 때 조명 전체를 조정하고 실제로 수면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래 시스템을 언급했다. editor@itworld.co.kr  
Sponsored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