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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브리핑 | “실망만 하기엔 아깝다” 애플 아이폰 SE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공개 행사 정리

김현아 기자 | ITWorld 2016.03.25
“이게 끝?!” “스크립트 읽다가 끝났네!”, “애플도 끝이군” “역대 가장 실망스러운 행사”

한국 시간으로 22일 새벽 늦은 시간까지 애플의 신제품 공개 행사를 본 사람 대부분이 이러한 반응을 남겼다. 스티브 잡스의 유려한 프리젠테이션이 없어진 지는 몇 년이 되었고, 행사 직후엔 늘 “혁신은 없었다”라는 제목을 단 기사가 쏟아졌으나, 이번처럼 비판 일색이었던 행사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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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애플은 현재 암호화와 관련해 FBI와 전쟁을 치르고 있기에, 신제품 발표에 쏟을 여력이 없었을 수 있다. 또한, 늘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 애플인 만큼 더는 ‘정보가 전혀 유출되지 않은’ 신제품이 없다는 것도 한몫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이번 행사에 실망한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을 선도하던 애플이 시장을 쫓아가기 시작한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존재하긴 했으나 사람들의 관심이 적었던 카테고리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면서 “역시 애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아이폰 SE나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시장을 창출한다기보다 애플 제품군 속 빈 공간을 메우는 역할이다. 최근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판매 증가율이 과거보다 낮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애플은 기존의 프리미엄 전략 대신 중저가 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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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망만 하기에는 아깝다. 어쨋든 이런 애플의 전략이 타당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고사양 스마트폰의 경우 5.5인치 이상의 대화면이 일색인 현시점에서 4인치의 소형 화면을 탑재했으나 사양은 높은 아이폰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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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SE의 외관은 아이폰 5나 5s와 매우 유사하다. 애플 로고와 모서리 부분의 미묘한 차이를 제외하곤 거의 동일하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내부는 2015년산이다. A9 프로세서와 M9 코프로세서를 탑재해 5s보다 2배 빠르다. 또한, 후면 카메라로 4K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아이폰 6이나 6s보다 명암비와 시야각이 낮은 편이다.

아이폰 SE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16GB 모델이 399달러, 64GB는 499달러인데, 사양이나 가격면에서 모두 ‘저가형’을 지향했던 아이폰 5c가 549달러(16GB), 649달러(64GB)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 책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통신사에 따라 2년 약정시 기기값이 무료다. 국내의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애플은 5월 말까지 110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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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애플은 지난해 공개한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후속작인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공개했다. 기본적인 사양은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같다. M9 모션 코프로세서가 내장된 A9X 프로세서와 듀얼 스테레오 스피커 4개를 탑재했다.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위치한 장소의 빛 온도에 따라 일관된 색조를 구현할 수 있게 화면 설정을 변경하는 트루 톤(True Tone)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이 외에 4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카메라, 라이브 포토 지원, 포커스 픽셀 기능 등이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와 다른 점이다.

가격은 32GB 와이파이 버전이 599달러부터며, 최고가는 256GB 셀룰러 버전 1,029달러다.

아이패드 프로 미니가 PC를 완전히 밀어낼 수 없는 5가지 이유

“애플의 근거 없는 오만” 6억 명이 5년 된 PC를 계속 사용하는 이유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vs. 갤럭시 탭 프로 S vs. 서피스 프로 4” 노트북 대체를 꿈꾸는 태블릿 심층 비교

애플의 필 쉴러는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PD의 대체재로 소개하면서 “현재 5년이 넘은 PC가 6억 대 이상 사용되고 있다”며, “정말로, 정말로 슬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몇 가지 이유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그중 하나는 “슬프다”라는 표현이 모바일 기기와는 다른 PC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섣부른 발언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이유는 아이패드 프로가 ‘정말’ PC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스토리지, USB 단자, 디자인의 유연성, 프로세스 파워, 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기존 PC를 대체할 만큼은 아니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리고 태블릿 제품 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4에 비하면 아직 완전히 노트북을 대체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된다.

애플, iOS 9.3 배포… “밤에는 화면 어두워지고, 메모는 비밀번호로 잠그고”

애플 워치 가격 50달러 인하... 우븐 나일론 밴드 추가
“아이폰 SE부터 9.7인치 아이패드 프로까지” 애플 신제품 발표행사 이모저모

이 외에 이날 행사에서 애플은 밤에 아이폰을 켰을 때 눈부심 현상을 감소시켜주는 나이트 시프트 기능과 메모를 비밀번호로 잠글 수 있는 기능 등이 추가된 iOS 9.3을 발표 및 배포했다. 애플 워치의 최저가 모델의 가격을 299달러로 내렸으며, 우븐 나일론이라는 새로운 재질의 손목 밴드와 새로운 밴드 색상을 공개했다.

전반적으로 평이하고 기존에 매체에서 공개되었던 정보에서 벗어나지 않은 행사였다.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아직 WWDC(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와 가을의 아이폰 7 공개 행사가 남았다. 게다가 팀 쿡이 자랑스레 공개한 것처럼 내년에는 이전한 본사에서 더욱 화려한 행사가 열릴 것이다. 애플이 이대로 시장을 쫓아가기만 할지, 아니면 또다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선도적인 기업이 될지 지켜보자.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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