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반응에 고무된 마이크로소프트는 키넥트를 윈도우 PC에서 게임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별도의 SDK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키넥트는 3D 시각화 애플리케이션 등에 사용됐는데, 예를 들어 병원 수술실에서 의사가 손짓으로 화면에 나타난 신체의 3D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키넥트의 실험이 조만간 끝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디오 공식 웹사이트에서 여러 곳의 협력 개발 업체를 삭제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키넥트 기반의 게임 개발과 관련된 곳이었다. 또한 라이온헤드라는 자체 게임 스튜디오도 닫았다. 현재 2.0 버전인 키넥트 SDK도 2014년 10월 이후로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키넥트와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상당 부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누구도 키넥트의 정확성이나 성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한 가지 문제라면, 사용자가 키넥트에서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서야 한다는 것. 필자는 최근 E3 행사에서 키넥트 안경을 자랑하는 업체를 본 적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다.
이런 소극적인 활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는 엑스박스 원을 꼽을 수 있다. 엑스박스 360의 경우 키넥트는 선택 사항이었다. 엑스박스 원이 출시되기 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키넥트가 기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250달러의 가격표를 붙였다. 이후 키넥트가 음성 기동 방식이라는 점 때문에 사용자의 대화를 엿들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마이크로소프트는 키넥트를 다시 선택사항으로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냥 키넥트를 버리려는 것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홀로렌즈라는 더 나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키넥트가 아이팟이라면 홀로렌즈는 아이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상현실 헤드셋은 한동안 말만 요란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