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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스마트폰이 필요없는 스마트워치, 정말로 필요할까?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5.10.06
한동안 곰곰이 생각한 질문 하나가 있다. 이 글의 제목과 같은 '스마트폰 없이 구동하는 스마트워치가 정말로 할까?'라는 질문이다.

LG는 이번 주 LTE 연결 기능이 내장된 첫 번째 안드로이드 웨어 워치인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Watch Urbane Second Edition, 참 긴 이름이다!)을 공개했고, 앞서 언급한 질문을 더 깊이 생각해봤다.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은 LG 워치 어베인 출시 6개월 만에 출시된 후속 모델이다 (LG 워치 어베인에 앞선 모델은 6개월 전, 이보다 앞선 1세대 모델은 4개월 전에 출시됐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후속 모델이 빨리 출시된 것 역시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앞선 모델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 새 모델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안드로이드 웨어 장치들은 스마트폰과 데이터를 송수신했다. 그러나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에는 자체 셀룰러 모뎀과 SIM 카드가 들어있다. 이는 가까운 장래에 안드로이드 웨어 장치가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큰 의미가 있다.

사람들은 잠깐 정보를 확인하는 용도로 웨어 장치를 활용하고 있다. 1~2초 동안 정보를 확인하고, 몇 마디를 말한 후 하던 일을 하는 방식이다. 물론 스마트폰이 가까이 없어도 작동한다. 그러나 전제조건이 있다. 스마트워치가 알려진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스마트폰 역시 켜진 상태에서 데이터를 송수신하고 있어야 한다. 현재 안드로이드 웨어 장치는 스마트폰의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매번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도 워치로 정보를 확인하는 등의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워치에 LTE를 탑재시키면, 스마트워치는 완전히 새로운 독립 장치가 된다. 스마트폰을 보완하는 장치가 아닌 스탠드얼론(독립) 장치가 된다. 스마트폰 없이도 문자 메시지 등 데이터를 수신하고, 길 찾기 정보를 제공하고, 심지어는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웨어 장치들이 지원하지 않았던 기능이다. 

(다른 플랫폼의 스마트워치는 이 기능을 지원했었다. 삼성은 타이젠 기반 기어 제품에, LG는 직접 개발한 운영 시스템을 탑재시켰으며, 미국에서는 출시하지 않은 어베인 LTE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두 장치 모두 틈새시장을 표적으로 삼은 제품이다.)

그러니 때가 됐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런 장치가 필요하고 유용한지 100% 확신이 들지 않는다. 딕 트레이시가 차고 다닐만한 시계라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이론적으로 '쿨'한 것과 실용적으로 유용한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이 지금 당장 LTE가 탑재된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1. 크기
사람들은 지금도 지나치게 큰 안드로이드 웨어 워치에 불평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온갖 기술을 작은 웨어러블 기기에 집어넣다 보니 생긴 결과이다. 여기에 별도의 LTE 연결 기술을 탑재시킨다고 가정하자. SIM 카드 슬롯, 늘어난 전력 요건을 감당하기 위한 큰 배터리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금도 큰 스마트워치가 더 커질 게 분명하다.

증거가 필요한가? 안드로이드 폴리스(Android Police) 기사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모두 최근 출시된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과 비교적 '날씬한' 웨어 장치인 화웨이 워치(Huawei Watch, 물론 일부 사람들의 기준으로는 여전히 지나치게 큰)를 비교한 사진이다.

사진으로는 두께 차이를 알 수 없다. 이에 설명하자면, 새 LG 워치의 두께는 화웨이와 LG의 1세대 어베인 스마트워치보다 약 3mm가 두꺼운 14mm이다.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손목에 차는 제품이다. 손목에 차는 즉시 그 차이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2. 밴드(시곗줄)
스마트워치를 포함해 시계는 패션 액세서리이다. 기능은 물론이고 디자인도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시계의 모양과 크기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밴드이다.

대다수 웨어 장치는 일반 시곗줄로 교체할 수 있는 표준 시곗줄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LG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의 시곗줄에는 LTE 기능과 관련된 추가 부품이 탑재되어 있다. 즉 시곗줄을 빼거나 교체할 수 없다. 또 몇몇 착용자들이 전한 정보에 따르면, (다른 웨어 장치를 포함) 일반 시곗줄보다 두꺼운 데다 무겁다.

3. 가격
(LG가 아직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LTE 스마트워치에 탑재된 추가 기술을 감안할 때, 이 스마트워치는 일반 웨어 장치보다 비쌀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는 구매를 주저하게 될 또 다른 이유이다. 웨어러블 시장은 고속 성장하고 있으며, 지금 스마트워치를 구입하면 길어야 1~2년 정도 밖에 쓸 수 없다(위에서 언급한 빠른 출시 주기 참고). 1세대 어베인 모델은 350달러였다. 이미 스마트폰을 구입한 상태에서 웨어러블 장치에 이 이상을 지출하기란 쉽지 않다.

가격에 있어 더 큰 문제는 LTE 스마트워치 자체의 가격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통신 요금이다. LG는 통신 사업자와 제휴, 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용 LTE 데이터 요금제를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 통신 사업자가 부과할 요금이 저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음 문제로 연결된다.

4. 가치
현재 출시된 안드로이드 웨어 워치들 또한 스마트폰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능들을 지원하고 있다. 오프라인 상태에서 음악 재생을 예로 들 수 있다. 또 (피트니스 클럽이나 사무실 건물 내부 등)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으면, 스마트폰을 휴대하지 않아도 워치의 기능을 100% 이용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GPS 기능을 제공하는 웨어 워치 모델도 있다. 스마트폰 없이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이런 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자체 데이터 연결 기능을 가진 스마트워치 때문에 LTE 요금제를 추가할 가치가 있을까? 큰 크기, 디자인이 제한된 시곗줄, 지속해서 발생할 통신 요금을 상쇄할만한 가치가 있을까? 스마트폰 없이 독자적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스마트워치에 이런 비용들을 상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념할 점이 있다. 이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제한된 방식으로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부수 장치에 머무를 전망이다.)

5. 실용성
마지막으로 실용성을 따져보자. LTE 스마트워치 홍보에서는 스마트폰 없이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될 게 분명하다. 일리가 있다. 이론적으로 '쿨'한 기능이기 때문이다. 딕 트레이시가 된 기분이 들 것이다. 소설에나 나올만한 기능이다. 미래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정말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미 공공 장소에서 스피커폰을 이용해 큰소리로 통화를 하는 사람들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손목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을 상상해보기 바란다. 물론 유용한 '때'와 '상황'이 있다. 블루투스 헤드셋을 이용해 통화를 하거나, 소리를 억누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다수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예외적인 때와 상황들이다. 

딕 트레이시가 아니라면 공공장소에서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로 예의에 어긋난 통화하는 사람들이 어떤 취급을 받게 될지 잘 알 것이다. 처음에는 신기하게 생각하게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런 신기함은 금세 사라진다.

결론
아직은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 LG의 최신 스마트워치를 직접 사용해본 후,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올해 초 언급했듯, 기업들이 스마트워치의 가치와 이를 소비자에게 홍보해 수익화할 방법을 찾느라 고군분투하는 동안 우리는 스마트워치와 관련해 '우매(어리석음)'에 빠져있다. 이론적으로, 그리고 마케팅 측면에서 '쿨'하지만 실제 가치는 별 볼 일 없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다. 더 나아가 사용자 경험을 해치는 사례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LTE 스마트워치가 이와 같은 또 다른 사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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