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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구형 맥의 수명은 나날이 늘어난다

Dan Moren | Macworld 2015.08.18
어느 날, 필자의 아버지가 자신이 사용하던 노트북을 좀 봐달라고 요청했다. 아버지가 사용하던 제품이 2008년형 알루미늄 맥북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제품임에도 불구, 메탈과 디스플레이 부분은 멀쩡했다. 신형 배터리로 갈아 끼우고, 하드 드라이브를 SSD로 교체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잘 돌아갔다. 그리고 이 일화 덕분에 심각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던, 애플의 충분한 제품 수명주기에 관해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물리적으로 파손되지만 않는다면
맥 커뮤니티에서는 애플 컴퓨터의 수명 주기가 윈도우 PC보다 길다는 것은 상당히 오래된 일종의 ‘공식’과도 같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애플의 행보를 보면 애플이 맥의 수명을 더 늘리려고 고심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조만간 새로 출시할 맥 OS X 엘 케피탄(EL Capitan)의 시스템 요구조건을 들여다보자. 2007년 중반 아이맥까지도 지원사격이 된다는 점에 놀랄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전작인 요세미티(Yosemite)부터 이러한 시스템 요구조건들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버릭스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매버릭스의 전작인 마운틴 라이언(Mountain Lion)은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애플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시스템 요건은 최소 5년간 변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더 인상 깊은 것은 스마트폰의 급격한 변화와 발전과는 달리, iOS 운영체제 단에도 큰 변화는 없었다. 차세대 운영체제인 iOS 9의 경우에는 2011년 작 아이폰 4S와 아이패드 2처럼 출시된 지 상당히 오래된 기기도 지원한다(물론, 해당 기기에서 매끄럽게 잘 돌아갈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기는 하다).

모두 기술의 발전 덕분이지만, 언뜻 보기에는 다소 역설적이게 들리기도 한다. 어쨌든 애플은 소비자가 새로운 기기를 사야지만 돈을 번다. 만약 구매한 지 7년이나 된 컴퓨터에서 최신 운영체제를 지원해준다면 업그레이드를 제공했을 때 애플이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도대체 무엇일까?

더 나은 성능과 최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에게는 장점일 것이다. 그러나 최신 운영체제를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일부 하드웨어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핸드오프(Handoff)의 경우에는 특정 무선 칩셋을 이용한다. 그 이전 버전에서는 최신의, 그리고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와이파이 표준을 충족하지는 못한다.

“죄송합니다, 고객님. 현재 그 모델은 더 이상 지원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기를 구매하시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대놓고 말하기 보다는 사용자가 스스로 새로운 기기를 사지 않으면 불편한, 유용한 최신 기능을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업그레이드에 관한 애플의 접근 방식은 채찍보다는 ‘당근’ 쪽에 해당한다. 새 장치를 구매하라고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고서도 고객이 새로운 기기로 바꾸게 한다.

모두에게 이롭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다른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애플이 오래된 기기를 지원함으로써 고객에게 기쁨을 선사해야 한다는 자신들만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사실 그 누구도 단지 최신 소프트웨어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용도로 현재 사용 중인 기기를 떼버리려고 하겠는가.

사실 애플에도 큰 이득이 되는 일이기도 하다. 운영체제 파편화를 최소화함으로써 애플이 내놓은 최신 기능을 좀 더 부각할 수 있어서다. 우리는 애플이 정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iOS에 대해 생각하지만, 사실 OS X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사용자가 최신 운영체제를 설치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개발자는 오래된 하드웨어에 적게 신경쓰 면서 최신 플랫폼만 지원할 수 있다. 애플이 주요 소프트웨어 릴리즈를 무료로 배포하는 것도 커다란 이유이기도 하다.

기기 보안과도 관련이 있다. 오래된 플랫폼에 최신 소프트웨어를 운용하도록 애플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모든 기기에 보안 취약점에 관한 최신 패치를 제공하는 데 노력한다. 이와 비교했을 때, 안드로이드는 최근 최대 보안 취약점 때문에 곤욕을 겪었는데, 전세계적으로 만연한 플랫폼 파편화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업그레이드여, 영원하라
사용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자신의 제품을 사용하길 원하지, 기기 스펙이 ‘업그레이드’를 종용한다는 이유만으로 제품 사용 기간을 단정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현재 아버지는 2008년형 맥북으로도 문제없이 업무를 보고 계신다. 만일 애플이 오늘날과 같은 업그레이드 기조를 유지한다면, 한 10년 간은 끄떡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완전히 ROI가 대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7살짜리 기기로 하기에 무리 없는 작업, 이를테면 웹 브라우징과 이메일 수신 등이 주업무긴 하지만 말이다.

한편, 필자처럼 최신 기기를 사용하는 데 열광하는 사람들 – 즉, 지난 8년간 7개의 스마트폰을 갈아치운 경력 정도 되는 – 이라면 아직 기능적으로는 무리 없이 동작하지만 오래된 제품을 중고시장에 내다 팔면 된다. 물론, 중고시장에서 애플 맥 제품을 찾는 사람들은 향후 몇 년간 쓸 것을 생각하고 오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는 나 같은 사람들한테도 좋고, 중고품을 구매자들한테도 좋고, 애플한테도 좋고, 결국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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