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글로벌 칼럼 | 로봇, 중요한 것은 "지능이 아니라 기능"

Tim Hornyak | IDG News Service 2015.02.17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지난 10일, IBM과 손잡고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IBM의 인공지능 플랫폼 왓슨(Watson)을 지난 해 선보였던 자사의 가정용 로봇, 페퍼(Pepper)에서 활용하게 된다.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인간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던 IBM의 인공지능이 일본의 인간형 로봇에 탑재되는 것이다. 왓슨은 클라우드에 기반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 컴퓨터 언어가 아닌, 인간의 자연어로 입력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왓슨은 이미 미국에서는 암 환자들에 대한 치료법 개발을 위해 의료 부문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의 교육, 금융, 의료 부분에서 왓슨을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금융 부문의 경우 왓슨은 현재 증권가의 상황과 시세, 금리 등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맞춤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왓슨 플랫폼을 페퍼에 탑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해 9월 공개한 데모에서 소프트뱅크는 왓슨 플랫폼에 연결된 페퍼를 시연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 CEO 손 마사요시는 페퍼를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로봇"이라며 페퍼가 사람의 표정을 인식해 감정을 파악하고 목소리 톤, 제스처를 사용해 사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화 내용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존재한다. 소프트뱅크는 IBM 왓슨의 음성 인식 능력을 활용해 페퍼의 단점을 보완할 계획으로 보인다. 실제로, 페퍼는 데모 행사장에서 "1916년 어니스트 스윈튼기 발명한 무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잠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잠시 뒤 "탱크"라고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9만 8,000엔 가격의 로봇 페퍼는 아직까지는 퀴즈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 이외의 별다른 기능이 없다. 신체척, 즉 기계적인 한계 때문이다. 하드웨어적인 한계로 인해 페퍼는 '가정용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요리나 청소와 같은 가사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설계 자체가 무거운 짐을 들기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페퍼는 어디까지나 흔히 상상하는 '만능' 로봇이 아닌, '무늬만' 로봇에 불과할 뿐이다.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페퍼에게 필요한 것은 왓슨의 지능보다는 실제 가사 일을 전담할 수 있는 기계적 성능이다. 아이로봇(iRobot)의 룸바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이유는 룸바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사람 대신 청소를 한다는 분명한 기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페퍼는 이번 달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소프트뱅크는 출시일을 6월 이후로 미룬 상태다. editor@itworld.co.kr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