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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의 '바이모달 IT'가 갖는 의미와 그 한계

Bernard Golden | CIO 2015.02.03
오늘날 우리는 IT 수요의 급격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가트너는 이로 인한 긴장과 변화를 해결할 열쇠로 '바이모달 IT(bimodal IT)'를 제안한다.

바이모달 IT는 전통적인 기존 형식의 IT 활동과 현대적인 IT 활동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이다. 하지만 사실 두 개의 편제를 취하는 방식이 무조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이로 인해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마저도 있다.

2014년 가트너는 '바이모달 IT라는 이름의 기업 IT 조직 모델을 소개했다. 바이모달 IT는 미래의 IT 조직들이 두 개의 서로 다른 방향성을 추구한다고 상정한다. 첫 번째 유형은 안정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둔 전통적 IT(이하 '유형 1 IT')고, 두 번째 유형은 적기 출시, 애플리케이션 발전 주기 단축, 비즈니스 부서와의 긴밀한 연결에 초점을 맞춘 실험적이고 신속한 IT(이하 '유형 2 IT')다.

아쉽게도 가트너는 바이모달 IT의 공식적인 개념을 아직 비회원들이 열람할 수 있게 배포하지 않고 있다. 일반인들은 보고서 개요를 통해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뿐이다.

2014년 중순 첫 발표 이후 바이모달 IT 모델과 이것의 의미에 대해 많은 담론이 이뤄졌지만, 필자는 이런 논평 대부분이 바이모달 IT의 표면만을 훑을 뿐 그것이 IT 조직, 특히 IT 리더들에게 미치는 심오한 영향을 다루는 데는 실패했다고 판단한다.

가트너의 시각을 확실히 받아들인 이라면 시장의 대다수의 관계자, 개발업체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기업 IT의 미래를 그릴 것이다. 바이모달 IT에 대해, 그간 명확히 논의되지 않았던 몇 가지 이야기들을 꺼내어 본다.

바이모달, '방법'이라 읽고 '대상'으로 파악하라
바이모달은 '방법'을 이야기하지만 그 핵심은 '대상'에 있다.
가트너가 강조하는 바이모달 IT의 필요성은 비즈니스 부서에서 발생하는 요구들을 다루는데 있다.

유형 2 IT 기관의 경우 테크놀로지 소비에 그 초점을 둔다. 다시 말해 비즈니스 부서와 신속한 적기 출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그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유형 2 IT 부서들이 구축하게 될 대상은 무엇일까?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IT가 다양한 예측과 접근법을 적용한다는 바이모달 모델의 구상은 분명 적절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유형 2 애플리케이션 전달에 필요한 테크놀로지와 프로세스의 근본적이고 거대한 변화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좀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유형 2 IT란 데브옵(DevOp)의 세계다. 이 곳은 새로운 도구와 프로세스를 요구한다.

일부 IT 조직들은 이런 사실을 인식했고, 페이스북이나 엣시(Etsy) 등 선도 업체의 리더들을 본받으려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 운동의 시작도, 최근 '개발자 전쟁(war for developers)'의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다.

기본적으로 바이모달 IT에 대한 강조의 배경은 단지 그것이 IT의 기능을 미래에 요구될 수준으로 발전시켜준다는 것이 유일하다. 바꿔 말하자면, 바이모달 IT는 기업 IT의 발전에 필요 조건일 뿐, 충분 조건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전통적 IT를 포기하는 가트너
바이모달 IT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은 그것을 전통적 IT의 한계에 대한 가트너의 기권 신호로 볼 수 있을지, 아니면 조금 순화된 언어로, 미래의 변화에 대한 가트너의 선제 대응으로 볼 수 있을 지의 여부다.

바이모달 IT에 대한 담론은 필자에게 몇년전부터 맥킨지(McKinsey)의 윌 포레스트가 진행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느낀 것과 같은 생각을 들게 했다. 당시 포레스트는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면,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작업을 진행하는 IT의 운영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CEO들에 대해 거론한 바 있다.

이 지적의 의미는 명확하다. 전통적 IT는 정확한 인도 기일을 지키는데 집중했으며, 미래는 미래로 남겨뒀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IT가 비즈니스 방향성과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것은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최근 가트너 컨퍼런스의 AWS 리인벤트(AWS Reinvent)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 가트너 부사장 리디아 렁은 공공 환경에 대한 선호로 IT가 구축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이용을 꺼려하는 개발자들의 경향을 이야기하면서 바이모달 IT에 대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의 사망을 알리는 종소리로 들렸다"고 언급했다.

얼마 전 접한 다른 기사에서 가트너의 한 분석가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었다.

종합해보자면, 바이모달 IT에 대해 가트너 내부에서도 다양한 시각이 존재함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바이모달 IT를 둘러싼 담론의 근본에는, 전통적인 IT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전통적 애플리케이션들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기업의 미래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인상은 주지 않으려는 노력인 것이다.

오늘날 IT의 상황은 방구석에 몰린 쥐와 같다. 구석에 몰린 쥐는 살기 위해 벽을 기어오른다. 바이모달 IT란 말은 객관적이고 깔끔해 보이지만, 그 실체는 그리 간단하지도, 안정적이지도 않다.

필자의 시각에 가트너가 바이모달이 가져올 현실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가트너는 고객들을 두렵게 하지 않기 위해 바이모달 IT의 현실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 꼴이 된다.

바이모달 IT가 현실 세계에 적용된다면, 많은 기업들은 영향력과 자원, 힘을 둘러싼 서로 다른 성격의 두 IT 부서의 다툼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주제는 아마 테크놀로지가 될 것이지만, 관여자는 결국 사람이다. 한정된 예산과 자원을 두고 벌이는 싸움은 불가피할 것이다.

바이모달 IT는 무엇이 다른가?
바이모달 IT는 처리 과정을 추적하는 시스템인 유형 1 IT와 주요 관련자들과 소통하는 외부 관계 애플리케이션인 유형 2 IT로 나뉜다.

'기록 시스템'과 '관계 시스템'으로 나뉘는 '바이풀케이트 애플리케이션(bifurcated application)'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 구조에서 각 유형은 조직화와 요청 전달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서로 다른 IT 조직은 권력 투쟁을 벌이게 된다. 또한 두 모델은 개별적으로 정의되고 있지만, 동시에 온전한 기능을 위해 협업이 요구된다.

유형 2 애플리케이션이 온전히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거래 시스템과의 상호작용이, 다시 말해 백 오피스 유형 1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적, 공동 활동이 필요한 것이다.

앞서 갈등의 사례를 설명하긴 했지만, 강력한 권한과 리더십을 지닌 임원의 통제가 있다면, 두 집단은 조심스런 협업에 기반한 경쟁을 이어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 가능하듯, 이런 상황 역시 완전한 의미의 협력이라 보기는 어려우며 그 과정 속에 지속적으로 갈등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속에서 두 집단은 관계의 지속을 위해 자신들의 관점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빠른 변화와 더 많은 기능성을 추구하는 유형 2 IT와 안정성, 업타임을 강조하는 유형 1 IT의 방향성은 절대 온전히 통일될 수 없다.

결론짓자면, 일부에서는 가트너가 오늘날 IT에 가해지는 요구와 이로 인한 압박을 명확히 포착하고 이에 대응할 모델을 제시했다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조직을 구성하는 것이 이런 압박을 본질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이는 자원, 영향력 경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현재 우리는 비즈니스 운영의 각종 과정에 IT의 영향력이 확대되어가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더 빠르고 확실한 대응 방안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 영화 <이브의 모든것(All About Eve)>에서 베티 데이비스의 대사가 일종의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포장도로에선 안전벨트를 너무 꽉 조이지 말아요. 멀미하고 말거에요."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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