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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한수원 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한 요약 정리와 정부가 해야할 일 세 가지

이대영 기자 | ITWorld 2014.12.26
한수원 기밀 유출 사건을 최초 보도한 보안뉴스에 따르면, 한수원 사건은 지난 17일 한수원의 직원 1만 799명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유출 내용이 개인정보 파일뿐만 아니라 CANDU 제어 프로그램 자료, 그리고 원전 설계도, 그리고 내부 직원의 원자력발전소 주민 방사선량 평가 프로그램 파일 등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뉴스 측은 한수원의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설계도면까지 유출된 게 확인됐고, 얼마 전 발전소를 대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Who Am I'가 또다시 등장하는 것으로 볼 때 외부 해킹에 의한 정보유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추정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에 부품을 지원하는 협력업체들이 근래 지속적으로 해킹공격에 노출됐다는 점도 보도했다.

이와 함께 보안뉴스 측은 원자력발전소 주변 주민 방사선량 평가 프로그램/K-DOSE 60 Ver. 2.1.2을 찍은 캡처 파일, 원자력 발전소의 주요 문건 등이 줄줄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커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기사를 통해 밝혔다.

이후 보안뉴스는 망분리를 시행하고 있는 한수원의 내부망마저 뚫린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부합동수사단은 조사된 사실 관계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며, 수많은 매체들은 한수원 해킹에 대한 추측성 기사만 뿌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껏 밝혀진 해킹 관련 사실은 지난 21일까지 보안뉴스 측에서 보도한 내용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수력원자력 정보유출 사건 일지
- 12월 9일: 악성코드가 담긴 한글 파일이 첨부된 이메일이 한수원 및 국방 분야전문가들에게 배포

- 12월 15일: 1만 799명 한수원 임직원들의 인적사항을 담은 엑셀 파일과 협박 메시지를 트위터와 인터넷 블로그에 게재

- 12월 17일: 한수원, 정보 유출 사실 인지

- 12월 18일: 해커, 월성 1호기의 배관 도면, 원전 제어프로그램 해설서 등 6종 공개

- 12월 19일: 고리 1호기의 원자로 냉각시스템 밸브도면 등 9종 공개

- 12월 21일: 고리 1,2호기의 공조 시스템 도면과 월성 3,4호기의 안전성 보고서 목차 등 4종을 추가 공개하면서 25일까지 원전 중단하라고 협박

한수원 사태의 모든 정황은 공격자가 북한이라고 지목하고 있으며, 정부 또한 북한을 범인으로 추정하는 상황이다.

이제 사이버 세계에서 북한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도 테러 조직이자 범죄 집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범인이라고 지목한 사건에 대해 심증과 정황 증거만 있을뿐 확실하게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것은 소니 해킹 사건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그간 대형 해킹 사건들은 모두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내렸다. 예를 들어 2011년 4월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나 2013년 3월 국내 주요 방송국과 금융, 기업 전산망이 마비된 320 전산대란과 6월 청와대와 특정정당 해킹 사건 등을 수사한 정부는 이 사건 모두를 북한의 소행으로 규정했다.

해당 보안 사건들을 계기로 사회 경각심을 일으켜 사회 안전망을 튼튼히 하고 보안 체계를 강화해야 했지만, 어떤 사건이라도 북한이라는 블랙홀을 거치게 되면, 책임자의 사과와 보안 관계자의 책임만 추궁하고 사건 전모나 여파에 대한 후속 대처는 흐지부지 사라지고 말았다.

그 결과, 전국민 개인정보의 공공재화라는 비아냥과 함께 국민뿐만 아니라 정부에서조차도 보안 불감증을 갖게 됐으며, 한수원의 기밀정보 유출 사태와 함께 국가를 상대로 원전 중단이라는 엄청난 협박을 당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이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귀결된다.
- 대한민국 목숨줄인 외양간, 제대로 고쳐라
- 공격자의 목적과 의도를 간파하고 이를 무산시켜라
- 공격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반드시 잡아라


대한민국 목숨줄인 외양간, 제대로 고쳐라
우선 정부 전체의 사이버 안보 체계에 대해 다시한번 짚어봐야 한다. 결국 망분리는 정보 유출에 있어 전혀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수원의 이번 사태가 그대로 증명한 셈이다.
만약 내부망이 뚫리지 않은 상황에 1급 기밀자료가 유출되는 상황이라면 정부의 문서 유통 체계 자체까지도 개선해야 한다.

대부분의 보안 전문가는 망분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망분리를 하더라도 외부망 보안이 취약하다는 점은 그대로이며, 내부망 또한 별도의 보안 장치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공격자의 목적과 의도를 간파하고 이를 무산시켜라
한수원 문서를 유출한 이들은 25일까지 원자력 발전을 중단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고리 1, 3호기, 월성 2호기에 대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기겠다고 협박했다.

공격자가 보여준 행태는 분명 대한민국 정부를 향한 테러 행위다. 문제는 국민 전체의 생명과 안전에 결부된 테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조사하고 대처하는 건 오히려 민간 보안 전문가들보다 한발 느리다.

이후 정부 및 한수원 측은 공격 방법을 파악하지 못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협박 시점에 다다를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만 했다. 26일, 현재까지 협박한 대로의 공격은 없었다. 공격자가 정말 원전을 공격할 의도나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의심하기 전에 공격을 감행했다면 이를 막을 수 있었을지 더 불안하다.

사이버 테러리스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이 최선이지만, 이후 일어날 사태에 대한 수습 대책 하나 없이 마냥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었다.
이 공격자가 주장한 대로 자신의 목적이 원전의 해악을 밝히고 중단하는 것이라면 사실상 목적은 절반 이상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공격자의 숨어있는 목적과 의도는 따로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찾아내야 한다. 공격 배후가 북한이어서 원전을 둘러싼 남남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것인지, 원전의 핵심 기술을 빼낸 후 이를 무마하기 위한 수단인지, 아니면 해킹 협박을 통해 돈을 갈취하려 했던 것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반드시 응징하라
이번 한수원 사태는 지금까지 사이버 보안 사건에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하면 모든 것이 흐지부지됐던 것과는 달라야 한다. 이번 한수원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사이버 범죄가 우리나라 국가의 인프라를 흔들고 전국민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도둑들이 아파트나 주택의 잠금장치를 열지 못해서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남의 집에 침입해 도둑질을 하면 곧 잡힌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는 몇년 전에 일어난 사이버 사건의 범인을 잡아 법정에 넘겼다.

물론 각국에 공조 수사를 요청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일이 극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사이버 사건에 대해서도 이반 범죄처럼 몇년이 지나도 계속 수사를 하고 범인은 반드시 잡히고 처벌받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2011년 농협에서부터 이어져 온 국내 사이버 대형 사고들은 계속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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