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베리 파이를 만든 에벤 업튼과 그 동료들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가난한 학교에서도 컴퓨터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초저가 컴퓨터를 지향하여 단일 보드로 설계된 라즈베리 파이는 비단 교육뿐만 아니라 컴퓨팅과 주변 환경 간의 상호 작용에 있어서도 혁명을 일으켰다. 또한 35달러에 불과한 이 컴퓨터는 전통적인 IT 부서와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입증됐다.
이제부터 소개할 DIY 프로젝트들은 라즈베리 파이와 그 사촌인 아두이노(Arduino)를 효과적인 업무용 도구로 제작하는 방법을 개략적으로 보여주는 몇 가지 예다. 이 중에서 필자가 직접 제작해본 적이 없는 몇 가지도 그 이전 버전은 제작해봤으므로, 모두 실전에서 검증된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ditor@itworld.co.kr
인스트럭터블(Instructables)
먼저, ‘인스트럭터블’ 웹사이트를 살펴봐야 한다.
이 DIY 웹 사이트는 취미로 전자 장치를 만드는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공유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다. 실험에 참조할 수 있는 풍부한 라즈베리 파이 기반 작업 지침을 제공하는데, 대부분 단계별 안내가 매우 세부적인 나와있다. 사이트를 즐겨찾기 할 수도 있지만, 안드로이드, iOS 또는 윈도우 기기용 인스트럭터블 앱을 다운로드하는 방법도 있다.
아두이노 GPS 동기화 시계
업무를 위해 항상 정확한 UTC 시간을 알아야 하는 필자에게 있어 아두이노 입문용으로 GPS 동기화 시계만큼 더 좋은 프로젝트는 없었다. 필자는 바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두이노 플랫폼을 익혔다. 100달러를 조금 넘는 가격에 판매되는 유용한 엔터프라이즈 시작 키트로, 외장 GPS 안테나와 손쉽게 연결이 가능하며 전체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5V이기 때문에 배터리나 광전지로도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라즈베리 파이 스트레이텀(Stratum) 1 NTP 서버
라즈베리 파이를 통해 IT 부서에서 초저가 스트레이텀 1 NTP 서버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 데이비드 테일러에게 큰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이 프로젝트는 서버의 시계가 그다지 정확하지 않은 환경에서 디렉토리 기반 인증 작업을 하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프로젝트다. 서버 시계가 정확하지 않으면 인증절차에 지연시간이 길어지게 되며, 인증 시간 만료로 인해 부정 오류(false negative) 위험이 발생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NTP 서버를 사용하여 양 측을 동기화하면 인증 시간이 만료되는 일은 없다.
(참고: 이 소형 NTP 서버로 1,000개 시트 규모의 엔터프라이즈의 부하를 처리할 수는 없다. 네트워크 인터페이스가 USB 기반이기 때문이다.)
라즈베리 파이 벽면 달력
이 프로젝트는 매우 단순해서 라즈베리 파이를 손에 익히기에 아주 좋은데다 상당히 유용하기까지 하다. 여분의 HDMI 모니터를 찾아 이를 회의실 벽에 걸어두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구글 달력을 누구나 볼 수 있다. 스크립트는 정말 간단한데, 회사의 달력 시스템이 웹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기만 하면 된다. 라즈베리 파이는 HDMI이므로 저렴한 HDMI-VGA 어댑터를 추가해서 구형 VGA 모니터를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고 재활용하도록 하자.
라즈베리 파이용 애스터리스크(Asterisk) VoIP
애스터리스크 라즈베리 파이 VoIP PBX로 대규모 기업용 전화 네트워크를 운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규모 지사 또는 SOHO VoIP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하기에는 훌륭하다. 아주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예비로 하나 더 구입해서 준비해 놓을 수 있다. 인기 있는 SIP 트렁크(SIP Trunk) 공급자가 상당수 이미 스크립트되어 있다.
라즈베리 파이 온도 및 습도 모니터
데이터 센터에서는 항상 온도와 습도를 기록하지만, 개인 사무실이나 회의실용으로 구입하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다. 이번에도 역시 라즈베리 파이를 사용하면 50달러 미만으로 저렴하게 온도와 습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모니터는 MySQL 데이터베이스에 로그를 저장하며, 그래프 방식의 웹 인터페이스에 여러 개의 센서를 수용한다. 단계별 인스트럭터블을 통해 라즈베리 파이 센서를 판독하고 결과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방법을 배우기에도 괜찮다.
웹으로 제어하는 멀티탭
필자는 서버 테크(Server Tech) 제품과 같은 인텔리전트 PDU(전원 분배기)를 좋아하지만 회사 주방이나 사무실 앞 크리스마스 트리용으로 고가의 PDU를 사용하기에는 아무래도 가격이 부담된다. 이 경우에는 저렴한 웹 제어 멀티탭을 사용하면 된다. 필자는 전체적인 전류 소모량을 측정할 목적으로 CT 클램프를 사용하기 위한 회로도 추가할 계획이다.
라즈베리 파이 감시 카메라
감시 카메라를 사용할 만한 장소는 많지만, 상용 감시 카메라의 가격을 생각하면 아무데나 설치하긴 어렵다. 라즈베리 파이, 카메라, 그리고 케이스용으로 모형 감시 카메라를 사용하면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감시 카메라를 만들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모형 감시 카메라의 내부가 사실상 텅 비어 있다는 점에 착안한다. 라즈베리 파이를 넣을 공간은 충분하다. 게다가 만일 거리가 짧다면 패시브 POE 인젝터(10/100 이더넷만)를 사용해 케이블 하나로 전원 공급까지 가능하다. 사이놀로지(Synology) NAS와 같은 제품을 사용하면 움직임 감지 및 레코딩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정말 저렴한 레이저 조각기
레이저 조각기는 일단 보기에도 근사하고, 써먹을 만한 곳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전등 스위치를 보자. 레이저 조각기를 사용하면 어떤 스위치가 어떤 전등을 끄고 켜는지 깔끔하게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일을 하자고 최소 5,000달러 이상인 상용 조각기를 구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등 스위치 외에 데이터 센터에 사용할 튼튼한 태그, 레이저로 조각한 프로젝트용 QR 태그 등도 좋은 사용처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무척 많은지, 저렴한 레이저 조각기 프로젝트가 상용화되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나 단계별 인스트럭터블을 따라하면 여분의 DVD 플레이어에서 빼낸 저출력 레이저를 사용해서 자기만의 레이저 조각기를 직접 만들 수 있다.
CNC 열선 폼 절단기
산업 엑스포 등에서 커다란 회사 로고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본다면 가까이 다가가 손가락으로 건드려 보라. 대부분이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져서 페인트를 칠해놓은 것이다. 연말에 종종 볼 수 있는 큰 장식품들도 대부분 스티로폼 형태로 제작된 후 스프레이 거나이트(콘크리트)로 코팅되곤 한다.
큰 비용을 치르지 않고 이와 같은 것들을 구하려면 직접 열선 폼 절단기를 제작하면 된다. 오래된 하드웨어 부품들만으로 컴퓨터로 제어하여 원하는 모양으로 폼을 절단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다.
아두이노에서 파이썬으로 MySQL에 데이터 로깅
많은 사람들이 실제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에 아두이노를 피하고 라즈베리 파이를 선택한다. 그러나 아두이노에는 아날로그-디지털 입력기가 있다. 이는 거의 무엇이든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만 개조하면 아두이노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MySQL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로그할 수도 있다.
pH 및 산화 로거
수질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 또는 건물 관리자에게 유용하다. 이 pH 및 산화 로깅 기기를 사용하면 냉각수 상태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pH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거나 ORP(산화 환원 전위)가 증가하면 공조 냉각탑이 부식될 수 있다. 이 저렴한 로거는 엄청난 비용이 수반되는 조기 냉각탑 교체를 피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비용의 몇 배에 상응하는 가치를 제공한다.
라즈베어리(RaspbAIRy) -- 라즈베리 파이 에어플레이 스피커
기성품 에어플레이 기기도 많지만 직접 만든 제품이라면 더욱 애착이 가지 않을까. 제임스 레이어드의 셰어포트(shairport)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이 라즈베리 파이 에어플레이 스피커는 모든 부품(증폭기, 스피커 등)을 조립하는 단계를 단계별로 안내한다. 완성하면 사무실에 쥘 베른 스타일의 스팀펑크 라디오를 둘 수 있다.
라즈베리 파이 실내 기후 관측소
이 프로젝트는 여러 버전을 거치며 변형되었으며 지금은 틴디(Tindie)를 통해 제공되는 준 상용 제품이다. 전문적으로 제작된 시스템으로, 불안정하고 복잡한 배선 없이 실내 환경 품질을 측정하고 결과를 클라우드로 보내는 스냅 방식의 라즈베리 파이 보드를 사용한다. 오픈 소스이므로 회사 데이터베이스로 손쉽게 이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이 기기는 온도, 습도, 빛, 기압, 소음 공해 등을 측정한다.
라멘(Ramen) 스탠드: 이동식 프로젝트 공간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알아봤으니, 이제 실제 작업할 공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자.
오아후 메이커스페이스(Oahu Makerspace)에 있는 필자의 한 친구는 최근 인스트럭터블에 라멘 스탠드 계획을 제출했다. 공작가를 위한 공간인 라멘 스탠드는 소형 다용도 업무 공간으로서도 유용하다. 이동식이며 마치 종이접기를 하듯 접으면 작아지고 펼치면 전자 장치, 3D 인쇄, 재봉틀 등을 사용한 작업이 가능한 커다란 프로젝트 공간이 된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구석에 밀어넣으면 된다. 오아후 메이커스페이스의 로스 무카이는 손도구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도록 이 스탠드를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