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무료 정책을 PC로까지 확대하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존 윈도우 라이선스 사업이 캐시 카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PC 시장이 사양세로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IDC에 따르면 지난 해 여전히 3억 1500만 대의 PC가 출하됐다. 이런 사업에 일부러 구멍을 낼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전통적인 PC 사용자들은 윈도우 스토어에서 앱을 구매할 가능성도 낮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서비스들, 즉 엑스박스 뮤직이나 엑스박스 비디오, 빙 스마트 서치 등을 이용할 가능성도 낮다. 이들 사용자는 전통적인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을 선호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이들 사용자에게 윈도우를 판매한 후 추가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낮고, 공짜로 준다고 하면 매출은 더 줄어들 뿐이다.
이와는 달리 스마트폰이나 소형 태블릿은 앱을 사용하고 음악을 듣고 비디오를 보는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도 이들 디바이스가 유리하며, 앱이나 서비스, 콘텐츠를 판매해 매출을 올리기에도 더 적합하다. 이를 통해 윈도우 라이선스 매출을 상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무료 윈도우 라이선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업체가 더 저렴한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해 주며,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와의 경쟁에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사실 디바이스 업체들은 윈도우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한만큼 사용자에게 부과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이미 마이크로소프트가 출하되는 모든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 대해 라이선스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무료 윈도우 라이선스는 무료 안드로이드 라이선스보다 더 저렴한 디바이스를 가능하게 한다.
물론 스마트폰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통신업체의 보조금 때문에 낮은 가격만으로는 승부를 내기 어렵다. 하지만 신흥 시장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각 통신업체들이 판매하는 보조금 없는 제품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태블릿 시장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200달러 이하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윈도우 태블릿의 가격은 최하 250달러 이상이다. 여기에는 라이선스료가 일부 영향을 미친다. 화면이 큰 태블릿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무료 버전이 미치는 영향이 적을 수밖에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의 노트북과 데스크톱 라이선스 사업을 건드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윈도우 무료 버전은 기선 제압을 위한 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라이선스 사업은 유지하면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바일 시장을 돌파하기 위한 과감한 전략이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