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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만년 기대주' BYOD를 둘러싼 동상이몽

박상훈 기자 | ITWorld 2013.11.29
수많은 신기술과 개념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IT 세계에서 꽤 오랜 기간 귀빈 대접을 받고 있는 것 중 하나가 ‘BYOD’(Bring Your Own Device)다.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기기를 직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이미 익숙한 기술과 기기로 업무를 처리할 때 더 빠르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기대효과다. 특히 인터넷을 사용하며 성장한 이른바 ‘밀레니엄 세대’는 이런 경향이 강해서, 이들이 노동시장의 주축으로 성장할수록 BYOD는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는 기업이 BYOD를 도입할 수 있는 주변 여건도 무르익고 있다. BYOD의 핵심은 다양한 크기와 사양, 운영체제의 기기에 걸쳐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 앱스와 오피스 365, 아이워크 오피스 등 다양한 모바일 제품에서 같은 기능과 인터페이스로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점점 발전하고 있고, 모바일 기기 관리와 데이터 접근 제어 등 전문 보안 솔루션도 다양하게 시장에 나왔다. 삼성, LG 같은 기기 제조업체조차 녹스(NOX), 게이트(GATE) 등 보안 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변 상황과 기술 성숙도에 비해 기업 현장의 평가를 그리 후하지 않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사내에 BYOD 정책에 사실상 없다는 응답이 65%로 집계됐고, 나머지 35% 기업도 응답시간과 가용성 측면에서 불만이 있다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에 달했다. BYOD 운영 과정에서 보안 사고를 막아야 하는 IT 팀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직원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경영자는 예산절감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 BYOD와 컨슈머라이제이션의 이해
BYOD가 회사, 직원, CIO의 역할을 바꾸고 있다
젊은 직장인의 BYOD, 특권 아닌 권리


BYOD를 둘러싼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여전히 우리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사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이제는 식상한 용어가 된) ‘모빌리티’였다. 어느 순간 모든 사람이 모바일 기기를 손에 쥐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 기기가 웬만한 PC에 비길 만큼 성능이 발전한 것이다. 동시에 상당수 업무 환경이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근무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언제 어디서든 어떤 기기를 통해서든 업무 시스템에 접속해 일하는 환경을 그리게 된 것이다. 특히 밀레니엄 세대의 사회 진출은 BYOD 부상의 기폭제가 됐다.

BYOD의 시작점이 업무와 삶의 방식의 변화라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BYOD를 둘러싼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구도는 매우 흥미롭지만 - 예를 들어 삼성과 LG는 침몰하는 PC 시장의 대안으로 거대한 기업 BYOD 모바일 기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가 헛발질하는 사이 애플은 파격적인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공짜’ 승부수로 오피스 시장을 노리고 있다 -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업무 환경이 어떻게 변하게 되나?’, ‘어떻게 변하는 것이 더 옳은 것인가?’라는 물음이기 때문이다.

BYOD에 대한 현업-IT의 '괴리감 크다’
“공격이냐 방어냐” 애플의 무료 소프트웨어 전략 평가
삼성, 스마트폰/태블릿용 보안 SW 녹스 2.0 계획 중


실제로 이런 물음을 뺀 BYOD 담론은 자칫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더 팔기 위한 마케팅 구호가 될 수 있다. 보안 업체들이 돈을 대 작성된 일부 보고서가 대표적으로, BYOD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보안이라고 반복해강조하면서 기업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다. 일부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과하면 ‘김 과장이 그렇게 갈 줄 어떻게 알았어?’로 시작하는 케이블 채널의 보험 광고와 다를 바가 없다. 기업이 불안감을 가지면 BYOD 같은 새로운 변화를 거부한다. 결국, 직원과 기업, 솔루션 업체,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상태가 된다.

마케팅 관점 대신 업무 방식 변화와 삶의 방식 변화로 논의의 초점을 옮겨보면 BYOD는 훨씬 더 흥미진진해진다. 첫째, 사람들은 개인 태블릿과 노트북을 정말 업무용으로도 사용하고 싶어 할까? 기기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이 갈릴 수 있겠지만 적어도 기술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초기에는 개인용 서비스였지만 현재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업 데이터 공유 방식이 웹 하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일부에서 BYOD 대신 BYOT(Technology)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BYOD에 대한 노사 간의 '동상이몽’
'NSA도 뚫렸다' 스노든이 CIO에게 알려주는 것들
다이멘션데이타,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보안 설문 조사 결과 발표


둘째, 개인용-업무용으로 함께 사용하는 BYOD 기기값과 데이터 요금은 누가 내야 할까? 기업은 개인의 선택권과 개인적 용도를 강조할 것이고, 직원은 사실상 회사의 통제하에 사용된다고 반박할 것이므로 이해가 부딪힐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셋째, BYOD로 인한 초과 근무 수당도 받을 수 있을까? BYOD의 도입은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언제 어디서든 급한 일이라면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미 해외에서는 초과 근무 수당 관련 소송이 늘어나고 있다.

넷째, 가장 민감한 부분은 보안이다. 기업은 민감한 데이터가 유출될까 두렵고, 직원은 개인 데이터가 수집돼 엉뚱하게 쓰이는 게 아닌지 불안하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이 BYOD 환경에서 개인정보를 지켜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젊은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회사 BYOD 정책이 맘에 들지 않으면 어길 수도 있다고 답했다. 결국, BYOD는 기업과 노동자 간의 새로운 신뢰 관계 정립을 전제로 한다. 모빌리티에서 촉발된 거대한 사회 변화가 노동현장에서 표출된 것이어서 신뢰가 무너지면 자칫 엄청난 분쟁을 촉발할 수 있다.

인포그래픽 | CIO가 알아야 할 BYOD의 숨은 비용 초과 근무수당에 대한 소송
"모바일 가속화 시대, IT는 더 현명해져야 한다” 
"PC 없는 사무실로!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동아제약 이정일 CIO


아직 정답은 없다. 대신 전문가들은 서두르지 말고 BYOD를 도입한다고 해도 선택과 집중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한다. 포레스터리서치의 부사장인 사이먼 예이츠는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이메일과 생산성 앱”이라며 “ERP와 SCM, 블로그 등을 지원하는데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지적한다. 국내 대표적인 BYOD 도입 기업인 동아제약의 이정일 CIO은 더 중요한 가치를 말한다. 그는 “사람이 수단이 되는 BYOD 시스템을 만들면 단기적으로 사람이 움직일 것 같지만 불과 몇 발자국만 떼도 쓸모없는 시스템이 된다”며 “사람을 목적 중심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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