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2

미 법원 “삼성이 애플에 1조원 배상하라” … ‘설득력 있는 증거 부재 ’가 결정적 패인

Martyn Williams | IDG News Service
삼성이 애플에 2억 9,000만 달러(약 3,081억 원)를 배상하라는 법원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삼성이 자사의 여러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21일 8명의 배심원은 애플이 요구한 3억 8,000만 달러(약 4,037억 원)보다는 적지만 삼성이 주장한 5,200만 달러(약 552억 원)보다는 훨씬 많은 액수인 2억 9,000만 달러를 삼성이 애플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애플은 삼성의 특허 침해에 따른 매출 손실과 이미지 훼손에 따른 배상액을 전액 인정받았고, 삼성의 삭감 요구는 대부분 배제됐다.

이번 평결은 미국 내에서 지난 수년간 계속된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전쟁에서 애플에 두 번째 승리를 안겨줬다. 지난해 산호세 법원의 배심원들도 삼성의 휴대폰과 태블릿이 애플의 특허 5건을 침해했다며 1억 달러(약 1조 62억 원)를 애플에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그러나 이후 루시 고 판사는 이 가운데 4억 5,000만 달러(약 4,780억 원)에 법리가 잘못 적용됐다며 새 공판을 통해 재심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리고 21일에 나온 평결은 이 새로운 공판의 결과다. 이날의 평결에 따라 삼성은 애플에 9억 3,000만 달러(약 9,879억 원)를 물어줘야 할 처지가 됐다.

애플은 이번 평결에 대해 “우리에게 이번 소송은 특허와 돈 이상의 문제였다”며 “이 소송은 기술 혁신과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투여되는 엄청난 노력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가치를 가격표에 넣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배심원들이 삼성을 향해 남의 것을 베끼면 비용이 든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은 “오늘의 평결은 미국 특허청이 최근 무효라고 판단한 특허를 상당 부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며 “이번 평결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심원들은 이번 소송에서 초기에 여러 가지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응급실 간호사이자 이번 배심원단의 배심장을 맡은 칼렌 알렌은 “몇몇 이슈에 대해 극심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것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면 판사에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배심원단은 이번 사안에 대한 논의를 22일이나 25일까지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증거를 검토하고 전문가의 증언을 듣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의견이 일치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이번 소송에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복수의 배심원들은 말했다.

5일 동안 계속된 공판을 통해 애플은 삼성의 특허 침해로 아이폰 판매량이 수십만 대 줄어드는 피해를 봤고 반면 삼성은 특허를 침해한 제품을 팔아 수억 달러의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애플과 서드파티 업체들이 의뢰했던 시장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사람들이 휴대폰을 구매하는 이유는 큰 화면, 대용량 배터리, 구글과의 통합 등 매우 다양하다고 반박했다. 애플의 특허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을 바꿀 정도는 아니므로 애플이 손해 본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렌은 “(애플의 특허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삼성 폰을 사려고) 구매의사를 바꾼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애플은 전체적으로 1억 1,400만 달러의 매출이 줄었다고 주장했고 삼성은 매출 손실이 전혀 없다고 맞섰다. 애플은 특허 사용료로 3,500만 달러를 제시했고 삼성은 단 2만 8,452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의 특허 침해 휴대폰 판매 이익에 대해 삼성은 1억 4,200만 달러라고 주장했다. 애플이 주장한 2억 3,100만 달러보다는 적은 금액이지만 애초 삼성의 주장이었던 5,200만 달러보다는 많이 늘어났다.

복수의 배심원들은 손해사정 전문가인 애플의 줄리 데이비스의 논리에 크게 공감했다고 말했다. 최연소 배심원이자 스탠퍼드 대학에 근무하는 저스틴 아길라 브레이크는 “그의 증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삼성은 특허를 침해해 만든 휴대폰의 매출이 데이비스의 주장보다 훨씬 적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길라 브레이크는 애플이 삼성과 달리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배심원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나는 프리몬트에서 자랐고 애플은 내가 어렸을 때 이쪽으로 왔지만 난 삼성 TV와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고 애플 컴퓨터도 있다”며 “한 쪽은 국내 기업이고 다른 쪽은 해외기업이긴 하지만 두 기업 모두 다른 여러 나라로 수출입을 하고 있지 않나?”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삼성과 애플 간의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격전을 법원으로 옮긴 듯하다. 가트너 자료를 보면 3분기 말 기준 삼성은 전 세계 시장에서 32% 점유율을 갖고 있고 애플은 12%에 그쳤다. 이 소송의 결과가 나오면 한 업체는 분명한 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구형 노키아 휴대폰을 사용하는 한 배심원은 이 소송 이후에 어떤 휴대폰을 구매할 것인지 결정했다고 한다. 애플과 삼성, 어떤 업체의 스마트폰일까? 이에 대해 엘렌은 “그는 소니 제품을 좋아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2013.11.22

미 법원 “삼성이 애플에 1조원 배상하라” … ‘설득력 있는 증거 부재 ’가 결정적 패인

Martyn Williams | IDG News Service
삼성이 애플에 2억 9,000만 달러(약 3,081억 원)를 배상하라는 법원 배심원 평결이 나왔다. 삼성이 자사의 여러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21일 8명의 배심원은 애플이 요구한 3억 8,000만 달러(약 4,037억 원)보다는 적지만 삼성이 주장한 5,200만 달러(약 552억 원)보다는 훨씬 많은 액수인 2억 9,000만 달러를 삼성이 애플에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애플은 삼성의 특허 침해에 따른 매출 손실과 이미지 훼손에 따른 배상액을 전액 인정받았고, 삼성의 삭감 요구는 대부분 배제됐다.

이번 평결은 미국 내에서 지난 수년간 계속된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전쟁에서 애플에 두 번째 승리를 안겨줬다. 지난해 산호세 법원의 배심원들도 삼성의 휴대폰과 태블릿이 애플의 특허 5건을 침해했다며 1억 달러(약 1조 62억 원)를 애플에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그러나 이후 루시 고 판사는 이 가운데 4억 5,000만 달러(약 4,780억 원)에 법리가 잘못 적용됐다며 새 공판을 통해 재심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리고 21일에 나온 평결은 이 새로운 공판의 결과다. 이날의 평결에 따라 삼성은 애플에 9억 3,000만 달러(약 9,879억 원)를 물어줘야 할 처지가 됐다.

애플은 이번 평결에 대해 “우리에게 이번 소송은 특허와 돈 이상의 문제였다”며 “이 소송은 기술 혁신과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투여되는 엄청난 노력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가치를 가격표에 넣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배심원들이 삼성을 향해 남의 것을 베끼면 비용이 든다는 것을 보여준 것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은 “오늘의 평결은 미국 특허청이 최근 무효라고 판단한 특허를 상당 부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며 “이번 평결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심원들은 이번 소송에서 초기에 여러 가지 핵심 쟁점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응급실 간호사이자 이번 배심원단의 배심장을 맡은 칼렌 알렌은 “몇몇 이슈에 대해 극심한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것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면 판사에게 ‘결론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배심원단은 이번 사안에 대한 논의를 22일이나 25일까지 진행할 수도 있었지만, 증거를 검토하고 전문가의 증언을 듣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의견이 일치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이번 소송에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복수의 배심원들은 말했다.

5일 동안 계속된 공판을 통해 애플은 삼성의 특허 침해로 아이폰 판매량이 수십만 대 줄어드는 피해를 봤고 반면 삼성은 특허를 침해한 제품을 팔아 수억 달러의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애플과 서드파티 업체들이 의뢰했던 시장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사람들이 휴대폰을 구매하는 이유는 큰 화면, 대용량 배터리, 구글과의 통합 등 매우 다양하다고 반박했다. 애플의 특허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을 바꿀 정도는 아니므로 애플이 손해 본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알렌은 “(애플의 특허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삼성 폰을 사려고) 구매의사를 바꾼 사람이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배심원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애플은 전체적으로 1억 1,400만 달러의 매출이 줄었다고 주장했고 삼성은 매출 손실이 전혀 없다고 맞섰다. 애플은 특허 사용료로 3,500만 달러를 제시했고 삼성은 단 2만 8,452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의 특허 침해 휴대폰 판매 이익에 대해 삼성은 1억 4,200만 달러라고 주장했다. 애플이 주장한 2억 3,100만 달러보다는 적은 금액이지만 애초 삼성의 주장이었던 5,200만 달러보다는 많이 늘어났다.

복수의 배심원들은 손해사정 전문가인 애플의 줄리 데이비스의 논리에 크게 공감했다고 말했다. 최연소 배심원이자 스탠퍼드 대학에 근무하는 저스틴 아길라 브레이크는 “그의 증언이 큰 도움이 됐다”며 “삼성은 특허를 침해해 만든 휴대폰의 매출이 데이비스의 주장보다 훨씬 적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길라 브레이크는 애플이 삼성과 달리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배심원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나는 프리몬트에서 자랐고 애플은 내가 어렸을 때 이쪽으로 왔지만 난 삼성 TV와 냉장고를 사용하고 있고 애플 컴퓨터도 있다”며 “한 쪽은 국내 기업이고 다른 쪽은 해외기업이긴 하지만 두 기업 모두 다른 여러 나라로 수출입을 하고 있지 않나?”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삼성과 애플 간의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격전을 법원으로 옮긴 듯하다. 가트너 자료를 보면 3분기 말 기준 삼성은 전 세계 시장에서 32% 점유율을 갖고 있고 애플은 12%에 그쳤다. 이 소송의 결과가 나오면 한 업체는 분명한 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구형 노키아 휴대폰을 사용하는 한 배심원은 이 소송 이후에 어떤 휴대폰을 구매할 것인지 결정했다고 한다. 애플과 삼성, 어떤 업체의 스마트폰일까? 이에 대해 엘렌은 “그는 소니 제품을 좋아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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