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한 인터뷰에서 IHS 아이서플라이즈(iSuppli's)의 벤치마킹팀 수석 담당자 앤드류 러스웨일러는 "애플은 150달러, 심지어 10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도 있다"라면서, "아이폰 5C의 사양을 낮추었다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면 브랜드에 손상을 입혔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2주 전, 애플은 2012년의 구형 아이폰 5에 플라스틱 외장을 입힌 아이폰 5c를 공개했다. 월스트리트와 오랫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아이폰 5C에 대해 심사 숙고했던 업계 분석가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애플이 보급형 16GB 아이폰 5c의 가격을 통신사의 보조금 없이 549달러로 책정했으며 이는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 5S보다 100달러 저렴하다는 부분이다.
아이폰 5c가 공개된 9월 10일 전에 모든 전문가들은 보조금이 없는 상태의 가격이 300~450달러 일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들은 이런 가격 정책을 통해 애플이 삼성 등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글로벌 스마트폰 브랜드 및 샤오미(Xiaomi) 등의 브랜드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국 등의 대형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사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들은 애플이 진정한 저가모델을 발매하지 않는 한 중국, 인도, 기타 아시아 국가에서 시장점유율이 미미할 수 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개발자들의 마음 속에서 사라져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최대의 이점 중 하나인 앱 생태계의 성장이 주춤해질 것이다.
하지만 스트래터처리(Stratechery)의 벤 톰슨을 포함한 몇몇 분석가들이 예상했듯이 애플은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다. 아이폰 5c는 가격이 낮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아이폰 5c의 제조품질과 부품이 이를 뒷받침한다. 주기적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분해하여 어떤 부품공급자가 벤더로 참여했는지를 확인하고, 제품을 분해하여 기기의 "제조원가" 예상치를 계산하는 IHS의 계산에 따르면 아이폰 5c 16GB 모델의 예상 제조원가는 173.45달러라고 한다.
러스웨일러는 애플이 보조금 없이 400달러로 판매할 수 있는 아이폰을 개발하여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은 68%의 하드웨어 마진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아이폰은 불필요한 부분들을 더욱 다듬어 예상 제조원가를 약 130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도 있다.
사실, IHS는 이런 아이폰이 130달러의 한계를 맞추기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임의의 "모형"을 제작했다. 아이폰 5c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A6 칩과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하지만 시스템 메모리는 1GB에서 512MB로 낮추고, 낸드(NAND) 플래시는 8GB로, 배터리는 1250mAh로 줄이고, 3G 통신만 지원할 수 있었다.
반면에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 5c는 최소 16GB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1510mAh 배터리를 장착하고 3G와 LTE(4G) 네트워크를 모두 지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130달러에 맞추려면, 후면 카메라를 500만 화소의 저급으로 장착하고, 2.4GHz 와이파이(Wi-Fi)만 지원해야 했다. 하지만 실제 아이폰 5c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고 2.4GHz 및 5GHz 와이파이를 지원했다.
러스웨일러는 "5c는 사양 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HIS가 예상한 보급형 아이폰은 플라스틱이 더 많이 사용되고, 기기 고정과 안테나 용도로 사용되는 비싼 철제 프레임은 사용할 수 없었다. 러스웨일러는 "기본적으로 플라스틱제 아이폰에 플라스틱 재질이 상당히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플라스틱 케이스 밑에 사용된 금속 프레임은 저렴한 부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9월 10일에 실제로 기기를 만져본 분석가들을 포함한 많은 리뷰 전문가들은 아이폰 5C의 단단한 외형을 강조했으며, 특히 예상 제조원가가 130달러에 가까워지도록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는 내장 철재 프레임을 칭찬했다.
러스웨일러는 결과적으로 400달러짜리 아이폰은 애플의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훨씬 싼 느낌을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애플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러스웨일러는 "중국에서 보급형 공략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중국에서 보급형 시장을 노렸다면 애플의 브랜드와 명성에 위험이 닥쳤을 것이라고 단호히 주장한 중국 및 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예상보다 높은 가격의 아이폰 5c에 관한 미디어의 반발도 존재한다.
하지만 애플은 400달러는 아니더라도 400달러와 549달러 사이의 범위에서 브랜드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러스웨일러는 “우리는 아이폰 5c보다 훨씬 저렴한 휴대폰을 많이 보았지만, 애플이 그 정도까지는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가능했던 것은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