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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차기 CEO, '외부 영입'에 무게 ··· 빌 게이츠 전격 복귀 가능성도

Gregg Keizer | Computerworld 2013.08.27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스티브 발머가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는 회사의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할 새로운 CEO를 찾아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 부문 매출액 하락과 모바일 컴퓨팅 분야에서 뒤처지는 등 안팎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 그래서 새로이 CEO를 선임하는 것만으로 회사의 성공을 담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이사회를 통해 선임되는 CEO는 스티브 발머가 진취적으로 추진해왔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 변화와 조직개편의 향방을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있고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시 거듭날 수 있는지도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가트너의 미카엘 실버는 "선임되는 새로운 CEO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방향성이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에 대해 분명한 판단 기준"이라며 "이 때문에 차기 CEO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소프트웨어를 팔던 회사에서 장치(device)와 서비스 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를 염두에 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모든 방향 전환을 자체적으로 추진하거나 혹은 HP, 델 등 오래된 파트너 회사의 도움을 받았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는 스티브 발머가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처음 언급됐고 조직 개편안은 지난달에 공개됐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행은 다음 CEO에게 남겨졌다.

가트너의 데이비드 시얼리는 이사회 차원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전략 변화에 대해 “스티브 발머의 은퇴는 이 전략을 더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스티브 발머의 은퇴 발표는 기업문화 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조직개편의 포괄적 전략의 일환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어 인사이트 앤드 스트레티지(Moor Insights & Strategy)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패트릭 무어헤드도 “스티브 발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에 대해 이사회의 승인을 얻었다"며 "이미 기업 전략변화와 조직개편은 확정되어 있고 누가 CEO로 부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는 공동창업자였던 빌 게이츠와 2000년 취임한 스티브 발머에 이어 창업 38년째인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로 누가 부임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한다. 현재 임원 중 CEO를 선임하면 이전 스티브 발머의 전략을 되풀이해 기업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어헤드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내외부에서 적임자를 찾고 있지만,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적임자를 찾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 같다"며 차기 CEO를 폭넓게 물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전략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변화이고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를 원한다"며 "만약 내부자를 선임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선임하는 것이 전반적인 모양새가 좋다”고 말했다.

시얼리도 무어헤드의 의견에 동조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선임위원회에서 외부에서 차기 CEO를 데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하는 외부 영입 이유는 조금 달랐다. 스티브 발머의 많은 실수에도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는 그를 대체할 만한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얼리는 “CEO의 능력이 충분하면서 존재감이 분명한 후계자가 기업 내부에는 없다"며 "따라서 IT 업계 안팎에서 후보를 물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신임 CEO는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신뢰도 얻어야 하겠지만 IT 전문가들은 많으므로 꼭 다른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서 초빙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시얼리는 “이제는 기업이 IT 기업과 일반 기업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다"며 "모든 기업에서 IT가 적용되고 있으므로 차기 CEO에게는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차기 CEO 지명자가 없는 상황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CEO 내부 승진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내부에서 차기 CEO를 선임하려고 했다면 최근 인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됐으리라는 것이다. 차기 CEO 물색을 위한 시간계획을 길게 설정한 것도 내부에서 CEO를 찾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전·현직 임원들로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밀접한 파트너인 노키아 CEO인 스테판 엘롭, 최대 맞수인 VM웨어의 전직 CEO였던 폴 마리츠,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즈 그룹(cloud and enterprise group)의 수장을 맡고 있으며 매출 기여가 큰 서버 및 툴즈 디비전(Server and Tools Division)을 이끌었던 이력이 있는 산트야 나델라, 스티브 발머와의 갈등으로 지난 11월 회사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윈도우 부문을 이끌던 스티븐 사이노프스키 등이 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전·현직 임원들을 CEO로 임명하는 것은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제이골드 어소시에이츠(J. Gold Associates)의 잭 골드는 스티브 발머가 자신과 거의 같이 기업의 방향성과 전략을 잘 이해하고 있는 누군가를 선임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장기간의 침체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마이크로소프트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방향성을 가진 리더, 혁신을 도모하고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내놓는 회사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며 "이러한 리더를 찾기 전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속적이고 느린 속도의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부인사를 CEO로 영입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시얼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문화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있는 빌 게이츠는 어떤가? 사실 빌 게이츠는 차기 CEO 후보로 여러 번 거론됐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1975년 폴 앨런과 공동창업했던 회사에 CEO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추측은 현실성이 없다고 여겨졌지만 시얼리는 빌 게이츠의 CEO 복귀에 대해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그는 “내년에도 IT 업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회사가 나뉘게 되면 앞으로 기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기업안정을 위한 과도기 CEO로 빌 게이츠가 돌아오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CEO 복귀 문제는 전적으로 빌 게이츠에게 달려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재단이 있고 그러한 직분에 만족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거대 주주로서 지난 5월 기준으로 3억 9,8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 증시 종가 기준, 빌 게이츠의 주식가치는 138억 달러에 달한다.

차기 CEO를 기업 내부에서 혹은 외부에서 선임할 수도 있겠지만 빌 게이츠가 가진 주식을 고려할 때 새로운 CEO의 선임은 그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시얼리는 "CEO 선임위원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기업 경영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인지의 문제는 전적으로 그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신임 CEO가 기업 내부 아니면 외부에서 선임될지는 확실치 않지만, 취임 후 여러 어려운 일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스티브 발머도 최근 인터뷰에서 이를 인정했다. PC 판매량 감소에 따라 윈도우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심각하다. 아직은 여전히 현금창출원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상품 중 가장 잘 팔리는 상품군은 여전히 윈도우의 성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시장 대응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이를 반전시키는 것도 시급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처한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스티브 발머의 퇴임 소식은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얼리는 "스티브의 퇴임 발표가 중요한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오랫동안 연관되어온 사람 중 한 명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가 떠나고 누가 후임 CEO로 오게 될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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