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UX, 아름다움보다는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

김현아 | ITWorld 2013.06.18
유려하지는 않지만 어딘지 끌리는 것. 대표적인 음식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이 바로 그런 앱의 대표주자가 아닐까 싶다. 배달의민족을 개발한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는 좋은 UX는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담긴 서비스라고 이야기한다.

오는 20일 한국 IDG가 개최하는 UX World 2013에 연사로 참여하는 김봉진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갖고, 배달의민족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배달의민족스러운 UX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1. 음식을 배달하는 앱들이 상당히 많지만, 배달의 민족은 그 중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UX 관점에서 여타 앱들보다 뛰어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른 앱보다 어떤 점이 뛰어나다고 선뜻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이덴티티가 확실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 아닐까 한다. 배달의민족을 경험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배달의민족하면 독특하고 개성 있는 UX를 떠올리게 된다. 아이덴티티를 디자인부터 시작해서 캐릭터, 문체, 문구 하나하나에 잘 녹여냈다. 우리가 만든 포스터 하나를 봐도, 우리가 하는 이벤트만 봐도 이젠 ‘배달의민족스럽다.’ 라는 평가가 달린다.

배달의민족스러운 UX는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빨간머리 앤’ 같다. 예쁜 것과 사랑스러운 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근깨에 빼빼 마르고 머리는 빨간 홍당무 머리의 여자 아이가 처음 보면 전혀 예쁘지 않지만 한 마디만 나눠보면 알 수 있다. 개성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생각, 말, 행동 하나하나가 참 앤 답다. 엉뚱하고 호기심 많고 정의롭고 또 인정도 많아서 오지랖이 넓기도 하고, 그 개성은 선한 영향력까지 갖고 있다. 상상하고 기대하지 않은 일 까지 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울고 웃게도 한다.

배달의민족은 ‘주문’을 쉽고 편리하게 라는 기능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배달음식을 떠올리는 과정이 좀더 즐겁게, 행복하게, 재미있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배달의민족스럽게’ 해 나가고 있다. 배달의민족이라는 브랜드로 어떤 일 까지 가능할지, 대한민국의 배달 습관을 어디까지 바꿀 것인지 계속 도전하는 중이다. 즐겁게, 사랑스럽게! 배달의민족스럽게!

2. 다양한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만큼 고객의 행동 패턴 분석 및 예측이 UX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e된다. 고객 분석을 위해 어떤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고, 또 이것들이 어떻게 UX에 적용되었는가?
사실 처음부터 타깃을 명확히하고 시작했다. ‘주로 배달을 시켜먹는 사람들이 누굴까? 혼자 사는 자취생이나 대학생들. 주로 20~30대 초반일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이다. 직장에서도 주로 주문은 막내 담당이기 떄문이다. 그렇다면 20대나 30대 초반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들이 좋아하는 문화는 어떤 것일까 고민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홍대 문화, 최근 유행을 넘어 트렌드가 되어버린 B급, 패더리, 키치한 문화를 좋아할 것이라 가정했다. 무한도전이 8년동안 사랑 받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배달이 진지하고 스마트해서 되겠는가? 그래서 친근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문구들로 그들의 감성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배달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했으면 바랬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치로 고객을 분석하지 않는다. 그들이 무엇을 좋아할까?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나서 어떤 감정을 느낄 것 인가에만 집중한다.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 방법부터, 좋아하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게 만드는 방법도 재미있게, 배달의민족스럽게 해 나가고 있을 뿐이다. 그런 우리의 감성이 잘 통했던 것 같다. 좋은 피드백이 계속 오고 있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따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심지어 경쟁사에서 우리가 만든 글씨체를 쓰고 우리 캐릭터를 사용하게 되었다.

3. 배달의 민족은 성공적인 창업 사례로도 자주 언급된다. 서비스를 처음 기획하게 된 배경과 성공사례로 이어지기까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창업자의 철학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처음부터 창업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디자이너로 직장 생활을 8년 넘게 하다 보니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어떤 브랜드를 만들어볼까 생각하다가 운명처럼 ‘배달 서비스’를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서비스를 준비한 시간이 꽤 길었다. 스마트폰이 국내에 채 들어오기 전 일찍 스마트폰을 접하게 되면서 이걸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볼까 고민했고 처음엔 스마트폰 114를 생각했지만 전국에 모든 전화번호를 다 모은다는 게 불가능한 걸 알고 그럼 ‘치킨집, 중국집 정보만 모아보자!’로 범위를 좁히게 됐다. 전화를 통해 가장 빈번한 경제활동이 일어나는 것도 중국집, 치킨집, 족발집 같은 배달음식 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에 전단지를 주워 스마트폰에 맞게 정보를 최적화 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게 됐다.

내부 고객이 즐겁고 행복해야 그들이 외부 고객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력히 믿고 있다. 소위 말하는 인터널마케팅이다. 그래서 실제로 우리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그들이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서비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을 통해 가장 먼저 피드백을 듣고, 홍보를 위한 브랜드제품을 만들더라도 우리 직원들이 가장 먼저 써보게 한다. 실제로 우리가 만든 브랜드 제품들을 개인적으로 갖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배달의민족 브랜드 제품을 갖고 싶으면 우리 직원들과 친해지면 됩니다.”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직원은 창업자가 만족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고 생각한다.

직원을 뽑을 때도 항상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아주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달라고 해서 직원들이 말하는 대답을 모두 적어요. 공통적인 부분들을 버킷리스트로 만들어서 직원들과 함께 하나씩 지워 나가고 있다. 창업자와 직원의 비전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직원들이 스스로 비전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만 하는 거고 실제로 그걸 달성 해 가는 것은 회사에 만족을 느끼는 우리 직원들이다.

4.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진정한 UX란 무엇이라 보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진정한 UX란 관심과 배려라 생각한다. 쓸데 없는 겉 멋이 아닌, 과도한 포장도 아닌 우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중요하다. 감기 기운이 있는 사람에게는 시원한 아이스커피보단 미지근한 보리차가 관심에 의한 진정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진심이 담긴 배려는 표현이 다소 세련되거나 예쁘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랑 받는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봉진 대표가 연사로 참여하는 UX World 2013은 6월 2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다. hyuna_kim@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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