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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윈도우8 앱 전략, 오히려 MS의 발목 잡을 것"

Gregg Keizer | Computerworld 2012.10.04
윈도우8 출시가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아직까지도 사용자들을 새로운 운영체제(OS)로 끌어들일 만한 충분한 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 MS CEO 스티브 발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대상 행사에서 "윈도우8은 수익성이 좋은 개발 플랫폼"이라며 "개발자들이 수백만 달러를 벌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무어 인사이츠&스트레티지(Moore Insights & Strategy)의 수석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는 이러한 언급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현재 윈도우 스토어에는 매우 적은 수의 앱만 등록돼 있다"며 "MS는 윈도우8과 윈도우RT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출시 시점에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5,000개 정도를 앱을 확보해야 한다"며 "10만개까지는 필요없지만 어느 정도 고품질 앱을 다수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애플이 iOS용 앱 스토어(App Store)와 OS X용 맥(Mac) 앱 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처럼 MS는 윈도우 스토어(Windows Store)를 운영하고 있다. MS는 각 앱을 검토하고 해당 스토어에서 판매할지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디렉션즈 온 마이크로소프트(Directions on Microsoft)의 애널리스트 웨스 밀러에 따르면 9월 26일 기준 윈도우 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2,452개이며 그 중 1,741개가 미국내 사용자에게 제공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86%는 무료 앱이다.
 
밀러는 지난 2개월 동안 윈도우 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갯수를 주기적으로 추적해 왔는데 2,000여 개 남짓에 머물러 있는 앱 숫자는 무어헤드가 말한 5,000개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고 특히 이 중 상당수가 고품질 앱이 아닌 '구색맞추기'용 앱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무어헤드는 발머가 지속적으로 개발자들을 끌어들이려 노력하는 현 상황이 MS가 장기적인 앱 전략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MS와 그 협력사들은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고 윈도우를 모바일 영역으로 진출시키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그들은 윈도우8 출시와 함께 풍부한 앱을 함께 선보이는 식의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무어헤드는 이것이 명백한 MS의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그들이 선택한 전략이지만 나라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소비자들은 첫인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그는 HP의 터치패드와 RIM의 블랙베리 플레이북 등이실패한 이유는 고품질 앱의 부재와 빈약한 앱 스토어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무어헤드의 시각은 뚜렷하다. 그는 "윈도우8이 출시되는 10월 26일이 되면 개발자들, 특히 일반 소비자용 앱 개발자들이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할지 아니면 앱 개발에 뛰어들 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윈도우8은 기존의 노트북과 PC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모든 초점을 소비자 쪽에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발머는 윈도우8 발표를 3주 정도 앞둔 지난 주에야 개발자들 앞에 나섦으로써 윈도우8과 윈도우 RT용 앱에 대해 장기적인 전략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무어헤드는 "간단한 앱은 30일 정도면 개발할 수 있지만 복잡한 앱이라면 이런 짧은 기간 내에 개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MS는 이달 말 뉴욕에서 윈도우8 출시 이벤트를 열면서 주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만든 앱을 함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무어헤드는 "MS는 아마도 사용자들의 판단을 유보하도록 하기 위해 아직 출시하지도 않은 앱의 이름을 들먹일 것"이라며 "예를 들어 페이스북 앱이라면 이날 발표하지 않고 30일 또는 일정 기간 내에 출시를 약속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역시 이런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그는 지난주 개인 블로그를 통해 "윈도우8의 전체 개발 과정은 마치 거대한 블랙박스 같다"고 지적했다. MS의 비밀주의에 대해서는 MS에 대해 비우호적인 다른 전문가들도 비판에 나서고 있는데 이들은 공식, 비공식 발언을 통해 MS가 과거와 달리 고객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어헤드는 이런 상황에서 MS가 뒤늦게 앱 개발자 확보에 나선 것 자체가 아직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준비가 덜 끝났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윈도우8에 대한 상당한 수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윈도우 폰보다는 윈도우8용 앱 개발자를 모집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현재 윈도우의 개발자들은 윈도우8의 메트로(Metro)가 아니라 닷넷(.Net)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MS는 결국 iOS용 앱 개발자를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이들이 여전히 윈도우8용 앱 개발에 대해 관망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앱셀러레이터와 IDC가 8월 22일부터 28일까지 5,500명 이상의 앱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3%가 윈도우8 태블릿용 앱 개발에 "매우 관심 있다"고 답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경우 각각 85%와 83%,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경우 각각 76%와 66%였으므로 윈도우8에 대한 응답률은 이들 플랫폼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조사결과는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왜 윈도우8과 윈도우 RT 앱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는 지도 설명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그들은 기기가 얼마나 보급돼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MS가 수익창출의 기반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식의 문제다. 개발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MS는 많은 윈도우8 혹은 윈도우RT 기반 기기를 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준비된 앱 스토어가 없는 이런 제품을 사기를 꺼리게 된다. 다시 구매자층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자들도 앱 개발에 뛰어들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된다.
 
하드웨어 보급 계획도 순탄치만은 않다. MS는 10월 26일부터 윈도우 RT가 탑재된 서피스(Surface)의 판매를 시작하고 수 개월 뒤에 윈도우 8 태블릿을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지난 6월에 발표한 서피스 태블릿의 가격을 아직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앱셀러레이터와 IDC는 윈도우8의 성공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시기 상조라고 결론내렸다. 또한 MS는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윈도우 폰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가는 현 시점에서 윈도우8 발표와 동시에 강한 인삼을 남길 필요가 있으며 출시 초기부터 일반 사용자와 개발자 모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무어헤드는 "가장 큰 문제는 MS와 윈도우 스토어가 다소 늦은감이 있다는 것"이라며 "출시까지 준비할 시간이 충분할 지에 대해 솔직히 의문스럽다"라고 말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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