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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스 태블릿, "PC 업계를 공황 상태로 만들다?"

Bill Snyder | InfoWorld 2012.08.11
필자가 철없는 젊은 시절에 들은 절대 잊지 못할 조언이 있다. 바로, “입으로 수표를 끊지 말고, 머리로 돈을 쓰지 않도록 하라”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마이크로소프트를 큰소리를 친 에이서의 CEO JT 왕에게 이 말을 했어야 했다.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왕은 “에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두 번 생각하라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왕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례없이 자체 태블릿인 서피스를 설계하고 판매한다는 계획과 어떻게 가장 중요한 협력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지 의아해하는 내용을 말한 것이다. 에이서는 PC 업계의 4번째로 많이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막연한 공격을 하는 것은 달려오는 기차에 반칙볼을 던지는 것과 같다. 이는 업계에 만연해 있는 공황 상태를 강조하는 것으로, 손해보는 전략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로 이동
서피스를 발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OEM 업체들이 제대로 된 윈도우 8 기반의 태블릿을 생산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은연 중에 인정한 것이 됐다. 그동안의 이력을 살펴보면, 실제로 이들 업체는 그렇게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IDC 애널리스트인 밥 오도넬은 “에이서, HP, 델, 아수스, 삼성 모두 아이패드와 경쟁할 태블릿을 생산하는 것을 시도했고, 실패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의 급진적인 재설계로 거대한 도박을 하고 있으며, 태블릿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자 한다. 만약 OEM 업체들이 혼란스러워하면, 그야말로 너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오도넬은 “OEM 업체들은 단순히 하드웨어로 살아야 하고, 다른 선택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심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불길한 조짐이 있다. 윈도우 기반 하드웨어는 사용자들이 점차 PC에서 강력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옮겨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플의 광고에서 사용하는 문구처럼, 이제 다른 생각을 해야 할 때인 것이다.

공황 상태에 빠진 PC 업계
PC 시장이 곤경에 빠져있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가트너가 발표한 올해 2분기 보고서에서 수석 애널리스트인 미카코 키타가와는 “2012년 2분기 PC 시장은 한자리 성장률로 7분기 째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다양한 지역의 경제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PC 구매에서 소비자의 낮은 관심과 느린 PC 출시가 주요 영향을 끼쳤고,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출시 성장에는 미비한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튼 지난 분기에 상장 이후 처음으로 손실을 경험했고, 윈도우 8로 지연된 매출을 적자로 미룬다 해도, 굉장히 심각하다. 인텔은 다른 움직임으로, 울트라북을 강력히 밀고 있지만, PC 판매율을 높이는 데는 실패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급진적으로 과정을 수정하는 것보다 몇가지 대안을 남겨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해야 한다는 데 대한 제조업체의 불안감 외에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서피스에 대한 가격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900달러에서 1,000달러인 울트라북 정도의 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소비자 층은 윈도우 태블릿이 아이패드 정도이거나 그보다 비쌀 것이라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도넬은 “만약 OEM 업체들이 자사 태블릿을 가격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려면, 값싼 아류 제품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만약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아이패드와 정면으로 경쟁해야 한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제조업체들은 그랬듯이, 이들 업체도 상당히 어려운 조건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불안한 윈도우 8
이같은 일련의 사건이 마이크로소프트와 PC 협력업체들을 괴롭힌다면, 윈도우 8 자체가 불안하다. 새로운 OS는 표준 PC에서 시도해 보고는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리뷰 평가를 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트로라고 불리는 인터페이스는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 디바이스에서는 그리 잘 돌아가지 않으며, 대부분의 PC는 터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일부는 일반 데스크톱에서 윈도우 8을 사용하는 것이 끔찍한 경험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어쩌면 에이서의 CEO인 왕이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말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수석 부관중 한명은 필자에게 비슷한 말을 하면서, 이는 기업의 정책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에이서의 글로벌 PC 사업 담당 사장인 캠프벨 칸은 “에이서는 내부적으로 서피스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향후에 하드웨어로 확대하는 등의 다른 도전들을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논의했다”며,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하드웨어 사업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계속 의존해야 하는가, 다른 대안을 찾아봐야 할까 등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런 발언은 어리석은 것으로 들린다. 에이서와 같은 업체에게 윈도우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대안이 없다. 다른 대안을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분명 어리석은 것이다. 윈도우 8이 출시되면, 수천만 달러의 공동 마케팅 자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금고에서 OEM 업체로 흘러들어갈 것이다. 왕과 칸같은 사람들이 말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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