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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글래스와 위기의 프라이버시

Mark Sullivan | PCWorld 2012.07.30
피해망상증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필자는 '구글 글래스'가 무섭다. 지난 달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구글 글래스에 대해 '착용 가능하며, 전원이 꺼지지 않고, 항시 인터넷에 연결 돼 있는 컴퓨팅 기술이 드디어 우리 곁에 도달했으며, 실제로도 매우 잘 작동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부유한 기업 중 하나인 구글에서 개발하였다. 그리고 만일 '구글 글래스'가 실제 세계에서 웹 브라우저가 디지털 세계에서 거둔 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구글은 지금보다도 훨씬 부유한 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구글은 인터넷 상의 정보를 분석 및 분류 하고 이를 바탕으로 광고를 실어서 막강한 힘을 갖게 되었다. 가히 세계 최고라 할 만 하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그러하듯, 구글 역시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영향력을 확장하려 애쓴다. 그 결과, 구글은 디지털 세계에서 그러했듯 현실 세계에서도 각종 정보에 번호를 매기고, 위치를 파악하고, 분류하고, 지도화하고, 분석할 방법을 모색해왔다. 구글이 오늘날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웹 상의 정보들을 검색에 편리하게 분류 및 분석해온 덕분이었다. 과연 구글은 실제 세계의 사물도 검색 가능하게 전환시킴으로써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인가?
 
개중에는 사물에 QR코드라는 것을 부착시켜 그것들을 사이버 공간에 연결시키려 시도한 기업들도 있었다. 그러나 QR코드는 부분적인 성공만을 거두었을 뿐, 구글 글래스라는 강력한 웹 연동 기술(Web-enabling technology)에 비했을 때 2인자일 뿐이라 하겠다.
 
'꺼지지 않는' 증강 현실
구글 글래스는 매끈한 독서 안경과 비슷한 모양이지만, 한 쪽 눈 위에 얇은 렌즈가 붙어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 렌즈는 투명한 컴퓨터 모니터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착용자의 시야 위에 데이터 및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하고, 메시지 도착 알림을 띄우기도 하며, 비디오나 지도 등 웹 서버에서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는 온갖 정보를 다 보여줄 수 있다. 구글 글래스는 또한 카메라, 마이크, 웹 브라우저, 음성 인식 기능 등이 포함된 미니어처 스마트 폰의 역할도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위치 정보를 물어올 경우 구글 글래스는 지정 장소까지 가는 길을 안내해주며,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주변에 있는 주요 지형물의 이름을 알려주기도 한다. 구글 글래스가 가진 잠재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 안경을 통해 의학적으로 긴급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CPR 시범 영상 및 의사와의 실시간 비디오 채팅 같은 것도 가능해 질 것이다.
 
사용자에게 이득을 주는 이러한 정보의 '습득'은 걱정할 것이 없다. 필자가 두려운 건 구글 글래스로부터 '빠져나가게 되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이다. 구글 글래스가 초고속 무선 통신망으로 인터넷과 연결 돼 있는 만큼, 사용자가 무엇을 보고, 듣고, 하는 중인지 손쉽게 인터넷에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웹 상에서 구글은 쿠키기록을 통해 사용자의 흔적을 추적하고 이를 통해 그들이 좋아하는 것, 관심사, 그리고 구매 확률이 높은 품목에 대한 정보 등을 알아내는 데 두각을 나타냈다. 과연 구글 글래스는 실제 세계에서도 사람들의 행동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마케팅 전문가의 꿈, 소비자에겐 악몽?
만일 구글 글래스가 상용화 되면, 그것이 우리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해 우리의 관심사를 알아내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는가? 예를 들어 내가 집에서 걸어 나왔을 때 내 옆을 지나간 자동차를 쳐다봤다고 해보자. 어쩌면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을 돌아보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쩌면 구글 글래스를 통해 내가 눈길을 준 곳들에 대한 정보를 통합해 지도를 만들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기술이 매우 정교해져 내가 사물을 보기 위해 얼마나 빨리, 어떤 각도로 고개를 돌렸는가를 분석해 그 사물에 대한 구매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까지 이를 지도 모른다. 이 기술의 이름은 '휩래시 인덱스(Whiplash Index) 정도면 되겠다.
 
이와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마케터 입장에서는 꿈과 같은 일이다. 개별 소비자에게 어떤 종류의 광고가 어필 할 지, 그리고 언제 그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케팅이야말로 구글 글래스가 오용될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이다. 구글 글래스를 통해 "상황에 맞는"광고를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 해, 광고의 주제가 안경 착용자의 시야에 비친 사물 정보나 사용자를 둘러싼 일반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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