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라클 vs. 구글 : 자바 API는 누구의 것인가?

Neil McAllister | InfoWorld 2012.04.23
오라클이 제공하는 그대로의 자바 클래스 라이브러리는 자바 API의 구체적인 구현이다. 이것은 1960년대 이후의 모든 컴퓨터 코드와 마찬가지로 저작권으로 보호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오라클의 자바 클래스 라이브러리를 넣지 않았다. 대신 자바 API의 오픈 소스 구현체인 아파치 하모니 프로젝트의 코드를 사용했다. 하모니는 오라클 버전의 API를 모방하므로 당연히 오라클 버전과 똑같이 작동하지만, 포함된 코드는 모두 오리지널 코드다. 즉, 오라클의 클래스 라이브러리와 코드를 공유하지 않으므로 오라클의 저작권을 침해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구글의 주장이다.
 
자바 농장의 노예들
물론 오라클은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라클은 구글의 구현이 코드를 공유하지 않더라도 API 저작권 위반은 성립한다고 주장한다. 법정에서 이 주장이 관철된다면, 그날은 프로그래머들에겐 불행한 날이 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오라클의 주장은 "나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영어 구문에 관한 책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셰익스피어 저서 출판사는 나에게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자바에 대해 이 주장이 성립한다면, 다른 모든 프로그래밍 언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개발자와 플랫폼 제공업체 간의 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프로그래밍 언어 라이선스에 대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가장 기초적인 언어 API에 대해 저작권을 소유할 수 있다면, 어떠한 언어의 어떠한 프로그램이라도 사실상 그 언어의 API에서 파생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적용될까? 개발자는 누구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할까? 개발자들은 어떤 권리를 포기해야 할까?
 
최악의 경우 프로그래밍 언어는 도구가 아니라 상품이라는 개념이 정립될 수 있다. 프로그래머는 플랫폼 제공업체의 파트너가 아닌 고객으로 분류되어, 비즈니스 사용자가 워드 프로세서나 스프레드시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듯 개발자 도구를 사용하게 된다. 간단히 말해 어두운 과거로의 회귀다.
 
잘못은 양쪽 모두에게 있다
구글에게 비난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구글은 자바의 대체재를 만들어 안드로이드에 사용할 수도 있었다. 기술적으로 그럴 능력이 되고도 남는다. 그런데 구글은 기존 플랫폼을 사용하는 편이 더 편하다는 이유로 자바를 선택했다.
 
구글이 자바에 대한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방법도 가능했다. 사실 오라클에 가장 유리한 증거 중 하나는 구글 직원들이 보낸 이메일들이다. 직원들은 이메일에서 자바 라이선스 취득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지만, 구글 경영진은 이 조언을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향후 안드로이드 수익은 물론 과거 수익까지 소급해서 오라클에게 제공하는 합의안을 이미 제시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조언이 타당했음을 방증한다. 구글은 무언가를 공짜로 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오라클이 제시하는 조건이 아니라 자기네들이 정한 조건에 따라 자바 라이선스를 취득하고자 할 뿐이다.
 
결국 이 소송의 핵심은 양측 모두에게 "특허, 원칙, 프로그래밍 언어"라기보다는 "이기심, 돈, 권력"이라는, 자바를 만든 제임스 고슬링의 말이 가장 정확한지도 모른다. 프로그래밍의 미래가 불안한 지금의 상황이 유감일 뿐이다.  editor@itworld.co.kr
Sponsored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