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참 뜨고 있는, 최첨단 기술이 도입된 그것, 바로 ‘리트로 카메라(Lytro camera)’와 그 기저에 있는 라이트 필드(light field) 사진술이다. 사실, 이 기술을 ‘최첨단’이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원래 이 기술의 이론적 토대는 지난 세기 말에 이미 확립돼 있었으며, 수십 년 전부터 활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기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비단 소비자 시장에서만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손쉽게 초점을 맞춰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기업 차원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리트로 카메라의 기저에는 ‘라이트 필드’라는 기술이 있다. 이는 방향에 상관 없이 피사체에서 반사된 모든 빛을 포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기존의 카메라들은 렌즈가 초점을 맞춘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빛을 포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색이나 빛의 강도는 잡아냈지만 빛이 흘러 들어오는 방향 등은 전부 무시되었었다.
또 기존의 카메라들에는 ‘초점면(focal plane)’이 있는데, 렌즈를 통해 입사하는 빛이 한 점으로 모이는 평면을 말한다. 여기에 흘러 드는 빛의 양이나 다른 요인들에 의해 “피사계 심도(depth of field)”가 결정된다. 피사계 심도란, 렌즈로 어떤 거리의 피사체에 초점을 맞출 때, 적어도 우리 눈에 보이는 범위 내에서 그 앞쪽과 뒤쪽의 일정한 거리 내에 초점이 맞는 범위를 말한다. 이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어떤 물체라도 흐릿하게 보이게 된다.
위키피디아 에 설명돼 있듯, 라이트 필드 카메라는 “카메라 메인 렌즈의 초점면에 여러 개의 마이크로렌즈(mincrolens)를 사용한다. 이미지 센서(image sensor)는 마이크로렌즈 보다 약간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한 이미지들을 사용해 포커스가 맞지 않은 부분들을 분석하고 심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즉, 라이트 필드 카메라는 수 많은 작은 이미지들을 분석 한 후 그것들을 조작 및 배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하나의 이미지로 만듦으로써 매우 깊이 있는 심도를 표현해 낼 수 있다. 이 말은, 라이트필드 카메라로 잡아낸 이미지는 초점 면이나 심도를 변화시켜 다른 느낌을 가진 사진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이론 상으로는 그렇다.
사용자는 라이트필드 이미지를 사용해 전경에 초점을 맞출 수도, 아니면 중간이나 후경에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역시 이론 상의 이야기이지만, 라이트필드 카메라를 사용하면 모든 물체에 초점이 맞춰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을 것이란 사실이다!
이렇듯 사진을 찍은 후에 초점을 임의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은 곧 ‘그냥 대고 찍으면 되는’카메라의 탄생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초점을 맞출 필요도, 조리개를 조정할 필요도 없이, 그냥 말 그대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기만 하면 되는 카메라 말이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위키피디아 도입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카메라의 단점은 최종 결과물의 해상도가 낮다는 점이다. 하나의 마이크로렌즈가 빛이 향하는 하나의 방향만을 잡아내므로 이미지 픽셀의 수가 많아질수록 마이크로렌즈의 수도 마찬가지로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피사계 심도는 마이크로 렌즈의 수에, 그리고 해상도는 마이크로 렌즈당 픽셀의 수에 의해 결정되게 된다. 따라서 주어진 센서에 마이크로 렌즈의 수를 늘리면 해상도는 떨어지지만 심도는 증가한다. 다시 말해, 센서는 정해져 있는 반면 해상도와 심도는 서로 반비례 관계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리트로 카메라가 11개의 ‘메가레이(Megaray)”를 담는데 최적화 됐다는 것은 아무런 쓸모도 없는 사실이다. ‘메가레이’는 아직 정확히 정의되지도 않은 개념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