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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시리 탄생 한 달… “컴퓨팅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Michael deAgonia | Computerworld 2011.11.28
초기에 시리를 테스트할 때 필자는 다음 금요일의 정확한 날짜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시리에게 물어보았고 시리는 답변을 제공했다. 필자는 또 "할로윈이 언제지?"라고 물었다. 그러자 시리는 "할로윈은 2011년 10월 31일 월요일입니다. 저는 그날 쉬었으면 좋겠습니다"고 답했다. 필자는 이 대답에 놀라 다시 한번 물어보았지만 같은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갑작스러운 인용문, 재치 있는 논변, 가끔 의도하지 않은 재미있는 대답 등은 기기와의 감성적인 연결 고리를 생성하게 된다. 사용자는 어떤 대답을 얻게 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이를 통해 기술이 더욱 인격화되고 사용자는 지속적인 질문을 통해 시리와 상호작용하게 된다. 사무엘 L. 잭슨이 펄프 픽션(Pulp Fiction)에서 언급했듯이 인격은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Personality goes a long way). 시리의 이런 무작위식 답변 덕택에 많은 사람이 흥미를 느끼겠지만 이것은 단지 재미를 위한 것만이 아니다.
 
지난 달 필자는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일정, 메모, 약속,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을 작성했다. 필자는 목소리를 이용해 단어의 정의를 검색하고, 교통량을 확인하며 친구의 위치를 찾아냈다. 필자는 오랫동안 차를 운전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이용해 이런 작업들을 할 수 있는 기능이 매우 유용했다. 아이디어를 메모할 수 없는 순간에 필자는 핸즈프리로 "메모하기"라는 명령어를 이용해 할 일과 사야 할 것 등을 재빨리 기록할 수 있다 ("시리, 이것을 내 할일, 사야 할 것, 또는 고쳐야 할 것 목록에 추가해줘, 고마워"). 
 
지난 달에 필자는 여름 내내 iOS 5 개발자 버전을 테스트할 때보다 리마인더(Reminder), 타이머, 일정, 메시지 등을 더 많이 사용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시리에 대해서 알게 되면 마찬가지로 이런 기능들을 자주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시리는 효과적이면서 간단하다. 단어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잠금을 해제하고 앱을 찾아서 앱을 실행시키고 새로운 메모나 리마인더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 버튼을 누르고 나서 입력을 시작하는데 이런 것들이 갑자기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시리를 이용하면 생각한 것을 입 밖으로 내뱉기만 해도 작업이 완료된다.
 
또한 시리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시리에게 "집에 도착하면 어머니께 전화를 걸도록 알려줘"라고 말하면 시리는 내장된 GPS를 이용해 실제로 집 근처에 "지리적 표시"를 하게 된다. 사용자가 집에 도착하면 시리는 알림 메시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시리에게 화면의 밝기를 조정하거나 블루투스의 기능의 ON/OFF하도록 할 수는 없다. (시리의 사용법에 관한 지침이 제공되기 때문에 시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민할 필요는 없다.)
 
더 발전해야 할 시리
비록 시리가 기존의 음성명령 소프트웨어 보다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해 야할 일들이 많다. 음성 상호작용과 그 기술은 여전히 개발 단계에 있다. 시리의 음성 인식은 드래곤(Dragon)에 의해서 처리되며 내장된 잡음제거 기술 덕분에 투박한 헤드셋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음성만으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은 음성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기능만큼이나 뛰어나야 한다. 시리의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사투리, 은어, 과도한 배경 잡음에 취약하다.
 
게다가 시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이는 휴대폰 자체의 작업을 처리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AT&T 가입자들이 증명하듯이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설사 연결이 되었더라도 명령어를 처리하는 애플의 서버가 항시 가동되고 있어야 하는데, 애플의 서버는 이미 몇 차례 작동을 멈춘 적이 있다. 의존도가 높아진 기술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만큼 화나는 경우도 없을 것이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리의 기술이 아직 초기라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아이폰 초기버전에 사용되었던 기술이 4년 만에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볼 때 앞으로 4년 후에 시리 1.0이 얼마나 발전할지 기대된다. 아이폰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와 마찬가지로 시리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나아질 것이다.
 
어떤 기술이든 대중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는 사고 과정을 "당신은 왜 그것을 사용하는가?"에서 "당신은 왜 그것을 사용하지 않는가?"로 바꿀 수 있을 만큼 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지속적인 "놀랍다"는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시리를 사용해보면 자주 사용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시리가 유용할 뿐 아니라 재미있기 때문에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개발자들은 시리를 개선하고 더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른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시리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활용하는데 있어서 방해가 되고 있던 장애물을 제거하고 있다. 시리를 통해 우리는 기술(과 정보)을 우리의 일상생활에 통합하는데 있어서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필자는 시리에게 농담 삼아 "넌 정말 대단한 기술인 것 같아, 시리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리는 "정말?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라고 답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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