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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구글의 안드로이드 파편화 통제 “대환영”

Galen M. Gruman | InfoWorld 2011.04.07
구글은 지난 주 안드로이드 3.0 허니콤(Honeycomb)의 소스를 개발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을 것이며, 최소한 초기에는 특정 하드웨어 업체에게만 제한적으로 운영체제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업체들에게 자사가 승인한 UI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문을 전하기도 했다.
 
필자의 동료 사비오 로드리게스는 허니콤의 소스 코드에 대한 제약이 안드로이드 시장에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필자 역시 안드로이드 있어서 UI 강제 조치가 오히려 득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 이유를 한 번 솔직하게 말해보자.
 
안드로이드 UI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모토로라와 HTC, 삼성 같이 안드로이드 기기를 팔고 있는 업체들 때문이다. 이들은 자사가 안드로이드 기술 개발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했고, 자사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다르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홍보하고 싶어한다. 이것이 바로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안드로이는 새로운 윈도우와도 같다. 각자 독창적으로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키고자 하는 여러 하드웨어 업체들이 이용하고 있는 운영체제이다. 물론 장비 업체들은 이런 조치를 꺼려한다. 이미 PC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에이서가 그렇듯, 모토로라와 HTC 또한 그렇다.
 
그러나 이런 꾸미기식 UI 차별화는 사용자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사용자들은 애플의 iOS 플랫폼과는 달리 안드로이드를 일종의 디아비스 집집합체로 간주해버릴 수 있다. 이렇게 안드로이드의 이미지가 쪼개지면, 이를 도입하고자 하는 시장의 수요 또한 쇠락한다. 휴대폰 산업을 들여다보면 왜 그런지를 알 수 있다. 지금 시장에는 10억 개의 오라클 자바 기반 휴대폰이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다. 또 휴대폰마다 저마다의 차별성이 있기 때문에, 누가 이 기술을 라이선스했는지 개의치 않는다.
 
구글 역시 초기에는 오라클과 같은 방식을 따르기 원하는 것으로 보였다. 제조업체들이 고쳐서 쓸 수 있는 플랫폼을 '지붕' 아래서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를 의심토록 만드는 일이 생겼다.
 
베스트 바이(Best Buy) 같은 업체들이 안드로이드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블랙베리나 iOS 같은 브랜드의 대안으로서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 너무 각양각색인 제품들에 질려버린 소비자들의 혼란을 덜어주고자 한 목적도 있었다. 선택이 너무 많으면 혼란을 느끼게 마련이다. 그리고 영업 담당자들은 이런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몇몇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구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안드로이드 2.2를 기반으로 한 형편없는 태블릿을 내놓았다. 구글의 허니콤 개발이 늦어지는 것을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갤럭시탭을 비롯한 이들 태블릿 제품들은 형편없었다. 경쟁제품인 아이패드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역할만 했을 뿐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일련의 사건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구글이 마침내 장비업체들이 자신들의 안드로이드 OS를 존중하지 않고, 윈도우에서 그렇듯 진부한 제품들을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사실을 깨닫지 않았나 싶다.  구글에게는 목적이 있다. 하얀 상자에 든 스마트폰을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다.
 
필자는 과거 오픈소스 방식으로 인해 안드로이드의 이미지가 쪼개지는 것은 실수라고 주장한 바 있다. 구글은 플랫폼을 발전시켜야 하고, 자신들의 장치에 이를 이용하는 업체들과 협력해야 한다.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OS를 개방하기 원하는 것 또한 무방하다. 하지만 이런 접근법이 많은 디바이스 업체들이 제멋대로(자신들의 선택아래)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전달하는 엉터리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는 UI라는 외관에만 제한되어 분열이 일어났다. 안드로이드 앱 대부분에는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결국 새로운 장치로 옮겨 갈 때 소비자들을 조금 화나게 할 뿐이다. 이런 점에서 구글은 운이 좋았다. 안드로이드 OS 버전의 분열은 많은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을 떠나보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 앱스토어에서 이런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구글은 또 애플이 그랬듯 통신업체들의 업데이트 독점 시스템을 무너뜨려야 한다. 모든 안드로이드 장치가 동일한 OS를 갖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HTC의 에리스(Eris)는 안드로이드 UI를 개선하는데 크게 공헌했다. 이는 분명한 사실로, 향후 UI를 개선하는데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그러나 HTC의 사례는 예외일 뿐이다. 다행히 구글의 새 정책은 구글이 판단해 그렇게 해도 된다고 할 때만 이런 기능 강화를 허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뷰소닉과 델, 삼성 같은 태블릿 업체들이 첫 번째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만들면서 겪었던 시행착오는 더 많은 점을 시사한다.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이들 제품은 장비 업체들이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어떻게 더럽힐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들 업체는 안드로이드를 또 하나의 OS로만 간주했다. 그리고 이들 제품의 낮은 매출은 사용자들이 부족한 제품을 사지 않는다는 점만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사용자들은 장비 제조업체와 구글 중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까? 안드로이드 장치의 상당수가 쓰레기와 같다면, 명성에 손상을 입는 건 구글이다.
 
구글의 경쟁력을 무시하지 말자. 그런데 구글은 왜 이들 기업들에 사용자 체험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차분히 전수하지 않았는가? 반면 애플은 플랫폼을 배양하고, 방어하고, 전파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윈도우 모바일(Window Mobile)과 심비안 OS를 분열시켜 스스로 망각의 늪에 빠져버린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가 어떤 운명을 맞았는지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범용 PC 시장을 가지고 노는 방법을 알고 있는 HP가 자신들의 PC와 모바일 장치 모두에 있어서 윈도우 OS를 벗어나 독자 플랫폼인 WebOS에 미래를 걸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세상에서, 분열되고 혼란을 초래하고 망가뜨려진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가져갈 시장이란 전혀 없다.
 
안드로이드가 배양하고 방어해야 할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구글은 모바일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유지할 기회를 잡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숲 속에 던져진 아이의 신세와 같다. 위험만이 도사리고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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