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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스토리지를 꿈꾸며…” 데이터 저장 기술의 발전 현황

Lamont Wood | Computerworld 2011.03.24

'5년 주기로 이전해야 한다'. 자연의 법칙을 제대로 터득 못한 철새들을 위한 가이드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캐나다의 국립 영화협회(National Film Board of Canada)가 자신들의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설정 내용이다.

 

1만 3,000여 영화를 보관하고 있는 이 협회의 연구개발 책임자 줄리 두트리삭 연구개발 책임자는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이전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을 이용하고 있다면, 이전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두말한 나위 없이 이전이란 데이터를 새로운 스토리지(하드웨어)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오래된 하드웨어를 5년 이상 쓸 수 없다든가, 폐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 애널리스트 존 몬로 이와 관련, "대부분의 스토리지 제품은 5년간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사용자 대부분은 5년을 주기로 시스템을 교체하곤 한다. 그리고 뱀이 허물을 벗듯 최대 10년 이내에는 기반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하지만 데이터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이런 일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 부분에 걱정을 많이 한다. IT 관리자들이 밤을 샐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년만 더 참으면 편히 잠을 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몇 년이 아닌 몇 십 년 동안 믿고 쓸 수 있기 때문에, 이전의 필요를 크게 줄인 스토리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레이스트랙 메모리

예를 들어, IBM의 과학자들은 CMOS 칩에 수직으로 매달려 있는 U자 형의 아주 미세한 나노와이어(nanowire) 강자성 소재로 이루어진 레이스트랙 메모리(Racetrack Memory)라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각각의 나노와이어는 100비트를 포함하고 있고, 불휘발성으로 인코딩 되어 있다.

 

알마덴 리서치 센터(Almaden Research Center)의 IBM 펠로우인 스튜어트 파킨은 "이것이 스토리지 기술의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떠한 상쇄도 없는 기술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스템이 오늘날 시스템 DRM의 반응 속도인 수십 나노세컨드가 아닌 1나노세컨드의 반응 시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은 디스크 드라이브와 비슷해야 한다. 그러나 성능 측면에서는 비교가 안될 만큼 장점이 많다. 또 레이스트랙 장치는 하드 드라이브보다 훨씬 소형일 게 분명하다. 모터나 스핀들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어 "어떠한 것도 움직이지 않고 데이터를 옮길 수 있다. 기계적인 움직임이라고는 전혀 없다. 대신 우리는 자기장의 방향을 바꾼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기대 수명은 레이스트랙 시스템의 최종 설계에 좌우된다. 하지만 최소 수십 년은 유지된다. 파킨은 "대부분의 자기 장치의 수명은 10년이다. 따라서 우리 제품 또한 최소 그 정도는 유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시스템을 10년 이상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술 발전의 속도 때문이다.

 

파킨은 앞으로 5-7년 내에 이 기술이 시장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잊지 말아야 할 내용

능동 아카이빙(Active Archiving)

전문가들은 데이터는 저절로 보존되지 않는다는 점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는 미래에 아주 장기간, 그리고 이전 없이 보존이 가능한 불휘발성 스토리지 기술이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HP 스토리지 및 정보 관리 플랫폼 연구소의 책임자인 알리스테어 베이치는 "디지털 정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며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사본을 여러 형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정기적으로 이를 감사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한다.

 

여러 형식(포맷)으로 데이터 사본을 유지하는 이유는 형식이나 소프트웨어가 폐기되는 경우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상당수 기업들은 여러 형식으로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원본 형식에 이미지 형식을 추가하는 식이다. 최소한 이 중 하나는 미래에도 해석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말이다.

 

베이치는 "이미지 파일 형식은 일종의 공통분모나 다름없다. GIF나 JPG 같은 형식은 앞으로 수십 년이 지나도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 일부 기업들은 PDF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액티브 아카이브 협회(Active Archive Allliance)의 이사회 의장이자 아카이브 시스템 벤더인 스펙트라 로직(Sperctra Logic)의 부회장인 몰리 렉터에 따르면, 아카이브는 완전히 문서화 해야 하고, 개방형, 특히 파일 시스템과 메타데이터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 미래의 환경에서 정보를 읽기 위해 프로그램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렉터는 "이는 큰 변화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솔루션들은 재산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개방형 아카이빙 시스템은 풍부한 기능을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감사와 관련해서는, 설사 스토리지 하드웨어가 수십 년간 지속된다 하더라도, 데이터 온전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증을 해야 한다.

 

렉터는 "그냥 무작정 앉아서 아카이브를 믿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모든 골칫거리로부터 우리를 구해주는 그런 하드웨어는 없다. 하지만 수 십 년간 탄탄하게 지속되는 스토리지는 등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5년이 채 안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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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스토리지 플랫폼 부문 부회장인 도그 바로그에 따르면, IBM은 또 다른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50년 동안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목표이다. 하지만 그는 "내일 당장 살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기술이 아니다"고 당부했다.

 

IBM 리서치 스토리지 시스템 그룹의 책임자인 브루스 힐스버그는 "장기적으로, 테이프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보다 저렴한 것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테이프 카트리지의 저장 용량은 10-35TB로 확대가 가능하다.

 

메모리 레지스터스

HP의 과학자들은 '멤리스터(memristor)' 또는 메모리 레지스터(Memory Resistors: 메모리 저항소자)라고 불리는 기술 개발에 매달려 있다. HP 스토리지 및 정보 관리 플랫폼 연구소의 디렉터 알리스테어 베이치는 "멤리스터 데이터의 수명은 최소 20-30년에 달할 것이다"며 "연구소 실험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여타의 자기 또는 광학 장치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기까지는 수십 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P는 (1971년 처음 창안된) 멤리스터를 저항기와 커패시터, 인덕터에 결합하는 수동 회로 부품의 4번째 계층으로 규정하고 있다. 멤리스터는 물리적 속성이 '메모리'인 장치로, 비휘발성 방식으로 데이터를 인코딩하고 저장하는데 쓸 수 있다.

 

AP669E.JPGHP는 지난 8월 한국의 메모리 공급업체인 하이닉스와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멤리스터를 ReRAM 형태로 시장화 하기 위해서다. HP는 기존 반도체 생산 공정의 힘을 빌리지 않고 ReRAM 장치를 만들 수 있다고 발표했다. 또 가격 측면에서 플래시 메모리에 경쟁력을 갖춘 반면, 집적도와 속도는 더욱 개선되거나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베이치에 따르면, RAM의 대용으로 멤리스터를 쓸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물론 제조성과 내구성 등과 관련해 극복해야 할 도전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낙관적이다"고 설명했다.

 

ReRam은 2013년 정도, 시장화 되기 시작할 전망이다.

 

그러나 데이터를 읽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수십 년 후 데이터를 다시 회수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기 마련이다. 데이터를 손상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하는 것을 '비트 보존(bit preservartion)'이라고 일컫지만, 이를 회수하는 역량을 '논리 보존(logical preservation)'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로그는 "논리 보존은 비트 보존보다 훨씬 힘들다"고 강조하고 있다. 데이터를 다른 형식으로 자동으로 해석하는 기능은 여타 아카이빙 시스템의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재산권에 속하는(유료) 형식들은 이런 소프트웨어를 무력화 시킬 것이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솔루션을 지향하기는 어렵다.

 

기존 아카이빙 시스템은 보존 기능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특히 정해둔 정책에 따라 데이터를 이전하는 경우는 그렇다. 캐나다 국립 영화협회는 이 시스템을 디지털아카이브(Digital Archive)라고 부른다. 또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화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두트리삭은 "우리는 앞서 많은 백업 솔루션을 이용했다"며 "그러나 파일을 목록화 할 수도, 메타 데이터에 집어 넣을 수도, 검색 툴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고 들려줬다.

 

국립 영화협회의 COO 루이사 프라테는 "데이터를 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는 근사하게 들린다. 누구나가 꿈꾸는 일일 것이다"고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 그녀의 꿈은 여전히 꿈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은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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