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 "2010년, 3D 기술은 실패한다"

Mike Elgan | Computerworld 2009.12.21

 

제임스 카메론의 신작 3D 영화 '아바타'가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멀미를 일으킨다는 일부 초기 리뷰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은 이를 기꺼이 즐기고 있다. 구토 증상은 극소수에서만 발견되는 양상이다. 바야흐로 3D 영화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3D는 영화 업계 외에도 TV, 소프트웨어, PC, 비디오게임 분야에서 2010년 본격 채택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이들 투자가 성공을 거둘지는 회의적이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2010년 3D 가전 기기를 거부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본다. 그 이유를 짚어보자.

 

3D 영화가 대세가 되지 못하는 이유

필자가 어린이였던 1970년대, 1953년작 공포 영화 '하우스 오브 왁스'를 할리우드의 한 중국 극장에서 3D로 감상했다.

 

당시에도 꽤나 오래된 이 영화에서도 3D 효과는 생생하게 구현됐었다. 3D 기술은 56년 전에도 이슈였던 셈이다.

 

3D 영화의 문제점 중 하나는, 감독들이 싸구려 3D 효과를 사용해 관객들을 자꾸 일어서게 만들도록 유혹한다는 점이다. 가끔은 장면을, 심지어는 줄거리까지 바꾸면서 말이다.

 

짐 캐리의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며 예정작 '앨리스 인 원더랜드'에서도 예상가능한 사태다.

 

3D와 관련한 할리우드의 고민은 이것이 참신하기는 하지만 과연 지속 가능한 매력 요소냐는 점이다. 관객들은 3D 효과에 대해, 그리고 번거로운 3D 안경에 대해 빠르게 싫증낼 수 있다.  

 

이 문제는 소비자 가전 기기에도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업계는 열광하지만 소비자들이 도외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3D 옹호론자인 HD로직스의 대표 짐 스피넬라는 "SD에서 HD로 이동해왔다. 3D는 이제 자연스러운 다음 수순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견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3D'가 거추장스러운 안경을 쓰는 것이라면 전혀 아니다. 안경을 쓰지 않는 것에서 안경을 쓰는 것으로의 이동은 결코 '자연스러운 다음 수순'이 될 수 없다. HD로직스의 한 시연회에서 일어난 해프닝이 이를 입증한다.

 

사연인즉슨 이렇다. 지난 13일 한 댈러스 카우보이즈의 풋볼 게임이 '최초의 실시간 3D 방송 이벤트'이라는 이름으로 극장에서 상영됐다.

 

전반전 2D로 중계하고 후반전부터는 3D 모드로 전환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후반전 들어서 많은 팬들이 3D 안경 착용을 거부했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차라리 맨눈으로 보는 흐릿한 화면을 선택했다.

 

안경을 쓴 이들 중 몇몇은 구토 증상으로 호소했으며 결국 관객들은 단체로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화면은 다시 2D로 전환됐으며 이에 관람객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어쩌면 이것은 현 세대 3D 기술의 잔혹한 현실이다. 소비자들은 안경을 벗을 때 환호한다. 많은 기업들이 3D 기술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붙고 있다는 점에서 실로 안타까운 아이러니다.

 

 *주요 TV 제조사들은 모두 3D-레디 TV를 2010년 출하할 계획이다. 한 소니 임원은 2012년 경에는 3D 호환 TV 비율이 절반 정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리티시 스카이 브로드캐스팅이라는 영국의 한 가입자 기반 TV 서비스 기업은 내년 유럽 최초의 3D TV 채널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블루레이 디스크 어쏘시에이션은 지난 주 1080P 3D 블루레이 콘텐츠를 위한 코덱 규격을 최종 확정했다.

 

 * 2010년 6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컵 중계는 3D로 저장된다. 동계 올림픽도 3D로 보관될 예정이다.

 

 *디즈니의 토이스토이3는 6월 아이맥스 3D 버전으로 재개봉된다.

 

 *소니는 2010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모두 3D 플레이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199달러에 출시하는 지포스 3D 비전 키트는 현존하는 PC 모니터에서 3D 효과를 구현한다. 400개의 PC 게임과 함께 동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휴대폰 및 여타 가전 업체들이 실험적인 3D 디스플레이와 소프트웨어에 자금을 쏟아붇고 있다.

 

3D가 유망한 분야는?

한편 3D 기술이 모든 분야에서 암울한 것은 아니다. 몇몇 조건이 갖춰진다면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질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흐릿하거나 여타 불편한 결점들이 없어야 한다. 두번째로 적절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거추장스러운 안경따위는 결코 없어야 한다.

 

이쯤에서 희망이 있다. 애플은 이미 안경없는 3D 특허를 제기했다. 이 특허는 사용자의 위치를 자동으로 추적해 자동으로 화면을 조절해준다는 개념이 핵심이다.

 

애플 외에도 수많은 과학자와 디자이너 발명가들이 안경없이 3D 화면을 구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또 몇몇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폭넓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게임이다. 3D가 게임 플레이에 있어 실용적인 장점을 제공한다면 3D는 대세가 될 수 있다.

 

가령 3D를 통해 게이머가 보다 자유로운 시야를 얻을 수 있다면, 3D를 이용해 덤불속의 적이나 괴물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면 게이머는 기꺼이 안경을 쓰고서라도 게임을 즐기려할 것이다.

 

그러나 TV나 영화 등의 주요 콘텐츠에 있어서 3D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3D TV는 판매되지 않거나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언젠가는 3D 기술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2010년 업계에 몰아칠 3D 기술과 제품들을 과감히 간과해볼 것을 권한다. editor@idg.co.kr

 Tags 3D 아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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