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쿼드런트 소송 : 가트너 말만 믿고 다리에서 뛰어내릴 것인가?

Thomas Wailgum | CIO 2009.10.26

필자가 어렸을 때, 부모님은 친구의 치기어린 권유를 지나치게 열심히 듣거나 멋진 친구들이 발산하는 매력에 너무 쉽게 끌려가면 내게 따끔한 충고를 하고 했다. 당시 부모님이 하시던 말씀은 대부부의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좀 더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하라는 뜻으로 하던 말이었는데, 바로 “그럼, 존이 다리에서 뛰어내리라고 하면 그렇게 할꺼니?”하는 말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처럼 필자는 제대로 대답을 못했고 더듬거리다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곤 했다. 덕택에 필자는 다리에서 뛰어내리지도 귀걸이를 하지도, 또는 과산화수소수로 머리를 염색하지도 않았다.

 

지금에서 생각하면 바보같은 일이었지만, 당시 이 친구들은 필자의 인생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들의 영향력은 말하자면 학교 안팍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사회적 구조를 뒤집을 수 있는 정도였다.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어쨌든 이들은 영향력이 있었다.

 

상당히 오랫동안 가트너는 IT 업체와 IT 구매자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가트너의 매직 쿼드런트는 많은 기업에게 믿을 만한 구매가이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또한 IT 업체들에게는 매직 쿼드런트 상에 찍히는 점의 위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곤 했다.

 

AP18F6.JPG가트너의 1,200명 분석가와 잘 알려진 매직 쿼드런트의 주관성은 지난 5월 이메일 및 문서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업체인 ZL 테크놀로지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ZL은 발표문을 통해 “가트너는 자사의 독점 매직 쿼드런트를 잘못 사용하고 있으며, 고성능 제품을 개발하는 ZL과 같은 소규모 혁신 기업보다는 매출과 마케팅 예산이 많은 대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ZL의 고소는 “명예훼손, 거짓 광고, 불공정 경쟁, 예상되는 경제적인 효과에 대한 무책임한 간섭” 등의 혐의도 제기했다. 가트너는 ZL 주장에 대응해 각하 신청을 했으며, 첫 심리는 10월 23일 개최됐다.

 

이 사건은 영향력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가트너는 영향력이 있는가? 물론 있다. 가트너는 사실보다는 자사의 의견을 제시하는가? 그렇다. 하지만 과연 미국 법원이 개입해야 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인가? 이 점에 대해서는 필자는 회의적이다. 기업이나 인물, 브랜드가 영향력을 갖는 것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속에서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가트너의 매출을 살펴보면, 조금씩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04년 8억 6,800만 달러, 2005년 9억 6,400만 달러, 2006년 10억 달러, 2007년 12억 달러, 2008년 1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동안 수익 역시 조금씩 증가했다.

 

그리고 확실한 사실이 하나 있다. 가트너는 자사의 매직 쿼드런트와 연구보고서 내에서 커버하고 언급하는 업체들로부터 기본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미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그냥 오늘날 비즈니스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의 일부분일 뿐이다. 미국 신용평가기관들을 보라. 기업들은 이들 신용 평가기관에 자신들을 평가해 달라고 돈을 내고 있다.

 

만약 사람들이 가트너의 연구조사에 불만이 있다면, 보고서를 사지 않으면 된다. 가트너의 보고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그만두고, 임원회의의 프리젠테이션에 가트너 보고서를 인용하는 것도 그만두면 된다. 충실하지 못한 보고서라면 안사면 되는 것이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문제는 가트너가 자신들이 평가하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문제는 너무나 많은 사용자 기업들이, 가트너가 이런 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트너의 연구보고서가 자사의 의사결정과 전략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비IT 임원이 자사의 IT 인력이 하는 말보다 가트너의 매직 쿼드런트를 더 신뢰한다면, 위험 그 자체가 되고 만다.

 

지난 6월 필자는 가트너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이내믹스 AX를 미드마켓 ERP 매직 쿼드런트의 하나이자 유일한 선택으로 선정한 것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과연 이런 선정이 과학적인다. 절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이것이 정말 경험많은 업계 분석가의 견해인가? 그렇다. 믿고 안믿고는 각자가 선택해야 한다.

 

점검되지 않은 영향력은 영향력 중에서 최악의 것이다. 만약 가트너나 포레스터 등의 회사가 말하는 것을 그대로 따를 만큼 천진무구하다면, 그야말로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원할 뿐이다.

 

필자에게 ZL이 원하는 것은 가트너가 영향력을 가졌다는 것에 대해 처벌을 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ZL의 법정 문서 중 하나에 따르면, ZL은 “가트너는 글로벌 기업과 정부시장에서 이뤄지는 구매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가트너가 사라고 하는 기술이 구매된다”고 주장했다.

 

만약 IT 업체와 사용자 기업이 계속 가트너의 전문적인 견해와 주장에 돈을 지불한다면, 가트너는 뭔가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이 합법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만약 가트너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필자의 어릴적 영향력 있는 친구처럼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하고 동네 바에서 빈둥거리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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