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에 윈도우 7 설치해보니

Michael Cherry | CIO 2009.05.12

저렴한 가격의 노트북으로, 개발도상국에서의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되었던 넷북은 이제 업무를 위해 컴퓨터를 구입하려는 선진국의 소비자들과 비즈니스 종사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넷북은 최초에는 리눅스를 탑재하고 출시되었지만, 점차 윈도우 XP가 탑재된 넷북이 대다수를 이루기 시작했는데, 이는 특히 넷북이 윈도우 비스타를 운영체제로 사용하기에는 성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윈도우 7은 넷북에서 원활한 사용이 가능할까? 몇 주 동안 넷북에서 베타 버전을 써본 결과, 윈도우 7은 넷북에 적합한 운영체제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2009년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CTIA 와이어리스 회의(International CTIA Wireless Conference)에서 연설한 로비 바흐(Robbie Bach) 등의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들은 윈도우 7이 넷북에서 구동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HP 미니 1000 비비안 탐 에디션 등의 고성능 넷북들이 아닌 저성능 표준형 넷북에서도 윈도우 7이 잘 돌아갈까?

 

표준적인 넷북을 선정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에 따라, 매우 단순한 기준을 세웠다. 작고 가벼운 노트북으로 가격이 미화 500달러 이하인 제품으로 선을 그었다. 넷북처럼 작고 가벼우며 긴 배터리 수명을 갖지만, 보다 우수한 성능에 고급 사양의 하드웨어를 갖추고 내구성 좋은 재질로 인해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노트북 제품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넷북의 기준으로는 특정 프로세서를 들 수 있다. 이 프로세서는 아톰으로, 대부분의 넷북에 사용되며 크기가 작고 저전력 소비를 특징으로 한다. 넷북의 스크린 크기도 7에서 10인치 정도로 공통적이다. 또한 넷북에는 대부분 512MB에서 2GB 사이의 램이 장착되어 있으며, 10GB 이하의 SSD에서 120GB의 하드 드라이브 내장되어 있다. 작은 크기를 유지하고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CD 또는 DVD 드라이브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넷북에서의 윈도우 7 테스트

필자가 테스트에 사용한 넷북은 300달러가 채 안 되는 에이서의 어스파이어 원이었다. 이 모델은 인텔의 아톰 N270(1.60 GHz), 1GB 램, 160GB 하드 드라이브가 장착되어 있다. 윈도우 XP 홈 에디션이 설치되어 있었으므로, USB DVD 드라이브에 연결하고 이 장치에서 부팅하도록 부팅 순서를 바꾼 뒤에 윈도우 7 홈 프리미엄 베타 원 설치 DVD로 넷북을 재부팅하였다.

 

참고로 설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며, 풀사이즈 노트북에 윈도우 7을 설치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넷북에 윈도우 7을 설치하는 데 걸린 시간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필자는 설치한 윈도우 7이 베타 코드이며 여전히 최적화되지 않은 디버그 루틴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넷북에서 윈도우 7이 상당히 잘 구동된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팅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다. 전원을 켜고 로그온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까지 약 1분 45초가 지났다. 그리고 이용자 환경 설정이 적용되어 실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다시 1분이 지났다. 윈도우 체험 지수는 2.2를 기록했으며, 이 점수는 비스타 판매 직전에 필자가 구입한 고사양의 노트북과 같은 점수였다.

 

윈도우 비스타에 처음 도입된 윈도우 체험 지수는 컴퓨터 하드웨어의 구성 기능을 측정해서 최저 점수라는 숫자로 측정값을 표시한다. 윈도우 비스타 체험 지수는 1.0부터 5.9점까지 측정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특히 보다 고사양을 필요로 하는 자원 집약적인 작업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을 뜻한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1.0이나 2.0이라는 낮은 점수일지라도 사무 작업과 인터넷 검색과 같은 일반적 작업을 하기에 충분한 성능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점수를 받은 컴퓨터의 성능은 일반적으로 윈도우 에어로, 또는 윈도우 비스타에서 가능한 고급 멀티미디어를 사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필자가 실험한 결과, 일반적인 성능은 무리가 없었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수의 파일을 복사하는 작업 등은 전체 시스템을 다소 느리게 했다.

 

윈도우 7을 설치한 넷북은 일반, 절전, 대기 모드 사이의 전환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다른 윈도우 컴퓨터보다 원활했고, PowerCfg 리포트에서는 가장 적은 전원 관리 에러와 경고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윈도우 7이 넷북에서 잘 작동할지라도 넷북 자체의 용도가 확대될 정도는 아니다. 여전히 기존의 노트북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아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키보드의 터치감은 좋지만, 풀사이즈 키보드보다는 간격이 좁기 때문에 오타가 많이 발생한다. 작은 화면 크기도 문제다. 워드 2007에서 100% 스케일로 볼 때, 전체 화면에서 21줄밖에 볼 수 없다(일반 모니터에서는 적어도 29줄 이상은 보인다). 윈도우 7을 설치한 넷북은 기존의 PC를 완전히 대체한다기 보다는 가끔 필요에 따라 휴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넷북의 미래?

소비자들이 앞으로 어떤 기준을 갖느냐에 따라 넷북의 미래가 바뀔 것이다. 일단 소비자들은 넷북을 단지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입하려고 할 것이다. 구매자들이 이런 식의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윈도우 7 스타터나 홈 프리미엄과 같은 버전에서 보다 많은 기능이 추가된 고가의 윈도우 7 프로페셔널이나 얼티밋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넷북에 별도의 투자를 할 것 같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윈도우 7의 각 버전에 대한 가격을 밝히지 않았지만, 비스타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스타터에서 프로페셔널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데에는 100달러 가량이 들 것으로 보인다(300달러짜리 넷북을 위한 추가 비용으로는 지나친 감이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소비자들은 넷북에 500달러 정도는 써도 좋다고 생각하고, 램을 추가하거나, 3G 네트워크나 블루투스와 같은 기능으로 보다 높은 성능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와 같은 상황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윈도우 7의 기본 버전이 탑재된 넷북을 구매하더라도 추가 금액을 투자할 의지가 있다면, 윈도우 애니타임 업그레이드 기능을 이용하여 보다 많은 기능을 갖춘 고가의 윈도우 7 버전을 구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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