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박 게임의 기반이 된 고전 애플II 게임

그 날은 1984년, 필자의 생일이었다. 당시 무려 한 달의 반 이상을 아버지에게 새 컴퓨터가 나에게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시키는데 보냈다. 숙제를 하는 데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프로그래밍 방법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아버지를 설득했다. 물론 그건 거짓말이었다. 그저 주변 친구들처럼, 게임 잡지들에서 읽었던 것처럼 게임을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운명의 그날 잠에서 깨어 침대 옆에 애플 IIc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만해도 필자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 지 정말 몰랐다. 이는 단순한 애플 팬보이의 사랑 고백이 아니다. 순진한 한 소년이 어떻게 해서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소년이 되어 버렸는지를 보여주는 향수어린 기억의 한 단면이다. 이제 Virtual Apple II를 통해 이 같은 경험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Virtual Apple II

Virtual Apple II는 애플의 대형 에뮬레이터로서 액티브X 컨트롤을 통해 인터넷 익스플로러 내에서 1,000개 이상의 애플 IIe/IIc/Iigs 애플리케이션들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웹사이트다. 솔직히 말하면 브라우저에서 조이스틱을 이용해 게임을 하는 것은 지루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Virtual Apple II는 게임의 디스크 이미지를 제공해 이를 다운로드 받을 경우 에뮬레이터에서 오프라인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모든 게임들을 다 훑어볼 수는 없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게임들만을 알파벳 순서대로 나열해 보려 한다.

아콘(Archon)

기본적으로 아콘은 게임 말들을 이용해 서로 상대편의 게임 말들을 무찌르는 체스 게임이다. 다양한 아케이드 스킬의 이 전략 게임은 모두들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비욘드 캐슬 울펜스테인(Beyond Castle Wolfenstein)

출시된 지 20년도 더 지난 이 게임은 1인칭 슈팅 게임의 열기를 불러왔던 울펜스테인 3D의 오리지널 버전으로, 히틀러의 벙커에 잠입하여 폭탄을 설치한 뒤 무사히 탈출한다는 내용의 어드벤처 슈팅 게임의 고전이다.

바일스토드(Bilestoad)

모탈 컴뱃(Mortal Kombat)은 잊어라. 2인 대전 게임인 바일스토드는 상대편의 사지를 먼저 잘라버리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었다. 뭐,, 될 대로 되란 식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쉬벌리(Chivalry)

디지털 보드 게임을 좋아하는 이라면 모두 쉬벌리를 경험해봐야 한다. 마리오 파티(Mario Party)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상의 게임보드를 따라 이동하면서 다양한 미니 게임을 통과해 공주를 구해 내야만 한다.

해커(Hacker)

우연히 세계를 통치하는 기관의 한 가운데로 해킹해 들어가게 된다는 내용의 진정한 고전 어드벤처 게임이다.

카라테카(Karateka), 페르시아의 왕자(Prince of Persia)

페르시아의 왕자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이 게임의 시초 격인 애플의 2D 버전을 가장 좋아한다. 페르시아의 왕자는 당시로서는 무척 획기적인 애니메이션과 그래픽을 선보였다. 달리기, 뛰어넘기 등 게임 내 동작도 무척 다양했으며, 게임 내내 시계가 지속적으로 째깍거렸다. 주어진 1시간 안에 공주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이 게임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페르시아의 왕자보다는 카라테카를 더욱 좋아했는데, 이는 아마 카라테카만의 아트 스타일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카타레카의 경우 페르시아의 왕자보다 100% 많은 쿵푸 스타일을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드 러너(Lode Runner)

바닥에 구멍을 뚫어 추격자를 따돌리는 플랫폼 추적 게임의 고전이다.

래리 버드 vs 닥터 J(One on One: Larry Bird vs Dr. J)

EA는 일찌감치 유명인의 이름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는 방법을 터득했다. <래리 버드 vs 닥터 J>의 경우, 실물과 똑같은 두 인기 농구선수가 등장, 골대 위에서 경합을 벌인다.

오레곤 트레일(Oregon Trail), 카멘 샌디에고는 어디에(Where in the World Is Carmen Sandiego)

말도 안 된다고? 나도 안다. 그러나 누군가가 어떤 부분에서는 실제로 재미있기도 한 교육용 게임을 개발해 냈다. 맞다. 오레곤 트레일은 오늘날 페이스북에서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 게임을 오리지널 버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레스큐 레이더(Rescue Raiders)

대형 헬리콥터로 인질들을 구출한다는 내용의 촙리프터(Choplifter)와 최초의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칭송 받곤 했던 에이션트 아트 오브 워(Ancient Art of War)는 과거 큰 인기를 누렸던 대표적 인질 구출 게임들이다. 그러나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바로 레스큐 레이더였다. 전자의 두 게임을 훌륭하게 매시업(mashup)한 것이 바로 레스큐 레이더였기 때문이다. 적들을 쏘아 쓰러뜨리고, 낙하산 부대를 보내고, 군사들을 적진으로 행군시키는 등의 공격을 하면서 적진에 앰뷸런스가 도달하게끔 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선독?더 프로즌 리거시(Sundog?The Frozen Legacy)

나에게 있어 이 게임은 OWG(Open World Game)의 정신적 지주 같은 게임이다. GTA가 큰 인기를 끌기 전에, 혹은 엘리트(Elite)가 본격적 궤도에 오르기 훨씬 전에 출시된 이 게임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훌륭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우주선을 타고 은하계를 여행하면서 우주 해적들을 무찌르고(이 과정에서 우주선이 폭발하면 부품들을 재연결시켜 우주선을 작동시켜야만 한다.), 화물을 운반하고, 에일리언 세계의 괴물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의 게임이다.

타이판(Taipan)

자본주의의 개념을 가르쳐 준 게임들 중 하나인 타이판은 항구 무역을 통해 돈을 번다는 내용의 게임이다. 이 게임을 좋아했던 이유는 아마도 치트 코드를 찾아낸 최초의 게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려 이후 실제로 빚진 금액 이상의 돈을 지불하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빌린 돈을 가지고 즉시 마을을 떠날 수도 있다. 그야말로 버나드 매도프를 떠올리는 전략이다.

울티마(Ultima)

진정한 고전 롤플레잉 게임이다. 울티마 III: 엑소더스(Ultima III: Exoduc)는 그만의 파티 시스템과 턴 방식의 전투로 나를 사로잡았으며, 이후 모든 롤 플레잉 게임도 이 같은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웨이스트랜드(Wasteland)

폴아웃(Fallout)을 플레이해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폴아웃 3 정도는 해봤을 것이다) 폴아웃의 시초가 된 고전 게임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웨이스트랜드는 로드 워리어에서부터 몬티 파이튼까지 폴아웃의 모든 요소에 큰 영향을 주었다.

위저드리?프로바이딩 그라운즈 오브 더 매드 오버로드(Wizardy ? Providing Grounds of the Mad Overlord)

절대 놓칠 수 없는 게임 중 하나이다. 위저드리는 과거 아타리 VCS에서 그 어떤 게임보다도 많은 시간을 플레이했을 정도로 열광했던 최초의 컴퓨터 게임이다.

조크(Zork)

전형적인 텍스트 기반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이들 무료 고전 게임들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위키피디아에 가보면 초기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꽤 다양한 무료 고전 게임들의 링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콘솔들과 PC가 크게 업그레이드된 지금 지나온 세월들을 돌이켜보면 얼마나 많은 멋드러진 게임들이 이처럼 소박하게 시작됐는지를 알 수 있다. 만약 게임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게임 개발자가 되도록 영향을 미친 게임”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다면, 응답자들 중 상당수는 분명히 고전 게임들을 언급할 것이다.   Darren_Gladstone@pc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