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호의 프로슈머 파일 | 블루레이 영화의 완성, HD 오디오
영화를 즐기는 미디어로 각광을 받던 DVD 시대가 급격히 저물고 HD 영상을 담은 블루레이가 또 하나의 새로운 미디어로서 바통을 넘겨받고 있다.
블루레이는 전송률 등 화질을 낮춘 반쪽짜리 HD 영상에 불과한 TV 방송과 달리 진정한 1080p 풀 HD 영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DVD와는 비교할 수 없는 화질을 보여준다. 한번 보고 나면 DVD에는 다시 눈길을 주기 힘들어질 정도다.
얼마 전까지 블루레이와 HD DVD 두 가지 포맷이 경쟁을 벌여오던 이 새로운 HD 패키지 미디어는 올해 CES를 기점으로 블루레이의 승리로 포맷 단일화를 이뤄내면서 소프트뿐 아니라 플레이어의 보급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HD 패키지 미디어는 영상뿐 아니라 사운드도 크게 달라졌다.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달라진 사운드에 관한 것이다.
블루레이에 완전한 규격의 풀 HD 영상이 담겨 화질이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사운드에 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관심 또한 덜한 듯하다. 하지만 블루레이에는 영상과 마찬가지로 획기적으로 달라진 사운드가 담겨져 영화 보는 맛을 더해준다.
그동안 DVD에는 돌비 디지털이나 DTS 등의 사운드가 담겨 있었다. 이들 포맷은 MP3처럼 음의 일부를 덜어내는 압축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CD에 비해 음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화려한 영상과 멀티채널 사운드에 현혹돼 뒤떨어지는 음질을 느끼지 못하곤 했지만 말이다.
DVD에 이처럼 뒤떨어지는 음을 담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DVD라는 미디어에 담을 수 있는 용량의 한계 때문이다. 영상을 담고 나면 음을 담을 부분이 적어져 음질을 낮출 수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용량이 대폭 커진 블루레이에는 풀 HD 영상을 담고도 용량에 여유가 남아 고음질 사운드를 담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완전한 CD 음질인 리니어 PCM 사운드를 5.1 이상의 트랙으로 담기엔 사운드에 할애되는 비율이 너무 커져 화질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돌비와 DTS 사는 한계 용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손실 없이 음을 압축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게 된 이유다. 이것이 바로 HD 오디오다.
HD 오디오라는 말은 공식적인 표현은 아니다. HD 오디오 포맷은 미국 회사에서 만든 것이지만 그 포맷을 제품에 적용하고 보급한 것은 일본 회사이며, 일본의 유력 AV 전문지에서 이들 포맷을 통칭해 HD 패키지 미디어에만 담기는 음성 포맷이라는 의미로 HD 오디오라는 말을 만들어 사용함으로써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된 표현이 되었다.
HD 오디오에는 모두 다섯 종류가 있다. 압축을 전혀 하지 않는 ‘리니어 PCM’, 압축과 해동에 손실이 발생하지만 기존 방식에 비해 음질이 월등히 좋은 일명 ‘로시(lossy) 압축’ 방식의 ‘돌비 디지털 플러스’와 ‘DTS-HD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그리고 압축과 해동 과정에서 (이론상) 손실이 전혀 없는 일명 ‘로스리스(lossless)’ 압축 방식인 ‘돌비 트루HD’와 ‘DTS-HD 마스터 오디오’ 등이다.
상식적으로는 압축을 전혀 하지 않는 리니어 PCM을 수록한 타이틀의 음질이 가장 좋을 듯싶지만 실제로는 용량 때문에 전송률을 낮춘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무손실 압축 방식인 돌비 트루HD나, 특히 초당 전송률이 24.5Mbps에 달하는 DTS-HD 마스터 오디오를 수록한 타이틀이 대단히 뛰어난 영상과 음질을 보여준다.
얼핏 손실이 없다고 하면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고 귀에 부담될 정도의 화려한 음을 들려줄 것 같지만 그보다는 마치 SACD(슈퍼 오디오 CD)를 듣는 듯 매우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자연스런 음이 특징이다. 특히 강력한 타격음 등보다는 세세한 음의 윤기와 현장의 공기감 등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여준다. 프레임에 갇힌 가상공간에서 임장감을 끌어내주는 데 사운드가 비로소 제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HD 오디오를 즐기려면 블루레이 플레이어 외에 최소한 앰프는 교체를 해야 한다. 왜냐 하면 HD 오디오의 핵심인 로스리스 포맷은 HDMI, 그것도 1.3 버전으로만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블루레이 플레이어에서 디코딩하여 아날로그나 PCM으로 기존 앰프에 전송하는 방법도 있지만 지원하는 플레이어가 적으며 음질 상의 약점도 있다.
최근에는 야마하, 데논, 온쿄, 마란츠 등 대부분의 AV 앰프 브랜드에서 저렴한 모델에도 HDMI 1.3 인터페이스와 HD 오디오 디코더를 탑재하고 있다. 기존 구식 제품에 만족하지 말고 약간의 투자로 보다 매력적인 더블 HD(HD 영상 & HD 오디오를 일컬는 표현)의 세계에 빠져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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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gate
“작지만 큰 영향력” 하드 드라이브의 나노 스케일 혁신
ⓒ Seagate 플래터당 3TB라는 전례 없는 드라이브 집적도를 자랑하는 새로운 하드 드라이브 플랫폼이 등장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플래터당 3TB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은 동일한 면적에서 스토리지 용량을 기존 드라이브 대비 거의 두 배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혁신은 데이터 스토리지의 미래와 데이터센터의 디지털 인프라에 괄목할 만한 영향을 미친다. AI의 발전과 함께 데이터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IDC에 따르면 2027년에는 전 세계에서 총 291Z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스토리지 제조 용량의 15배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데이터를 호스팅하는 대형 데이터 센터에 저장된 데이터 중 90%가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된다. 즉, AI 애플리케이션의 주도로 데이터가 급증함에 따라 물리적 공간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스토리지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데이터 스토리지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지금 시대가 직면한 규모, 총소유비용(TCO), 지속가능성이라는 과제에 대한 논리적 해답인 셈이다. 열 보조 자기 기록(HAMR) 기술은 선구적인 하드 드라이브 기술로 드라이브 집적도 향상을 위해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연구를 거쳐 완성되어 왔다. 씨게이트 모자이크 3+ 플랫폼은 이러한 HAMR 기술을 씨게이트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구현한 것으로, 미디어(매체)부터 쓰기, 읽기 및 컨트롤러에 이르는 복잡한 나노 스케일 기록 기술과 혁신적인 재료 과학 역량을 집약한 결정체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 비트를 변환하고 자기 및 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더욱 촘촘하게 패킹해서 각 플래터에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데이터센터에 있는 16TB 드라이브를 30TB 드라이브로 업그레이드하면 동일한 면적에서 스토리지 용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더 낮은 용량에서 업그레이드한다면 상승 폭은 더욱 커진다. 이 경우, 테라바이트당 전력 소비량이 40% 감소하는 등 스토리지 총소유비용(TCO)이 크게 개선된다. 또한 효율적인 자원 할당과 재활용 재료 사용으로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테라바이트당 탄소 배출량을 55% 감소시켜 데이터센터가 지속 가능성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드라이브 집적도 향상은 하이퍼스케일과 프라이빗 데이터센터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며 전력사용량과 탄소배출량 역시 늘어나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10대 핵심기술 개발방향’에서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소모량을 20% 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목표에 발맞춰,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대용량 데이터 스토리지를 활용하는 것은 원활하고 지속적인 AI 모델 학습, 혁신 촉진 및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의 경우 제한된 공간, 전력, 예산에 맞춰 확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드 드라이브의 집적도 혁신은 점점 더 커져가는 클라우드 생태계와 AI 시대에 대응하는 해답이자,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엑사바이트를 저장하면서도 자원 사용은 줄이도록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는 글로벌 데이터 영역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