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펠트가 출연하는 MS TV 광고, 성공이냐 실패냐

Eric Lai | Computerworld 2008.09.02
지난 2여 년간 애플이 “난 맥(Mac)이에요. PC에요” TV광고를 통해 윈도우 비스타를 마음껏 조롱해대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잠자코 지켜보고만 있었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미디언 제리 사인펠트(Jerry Seinfeld)가 출연하는 새 광고를 내보내며 반격을 시작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적절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 분석가인 데이빗 그레이브스(Davis Graves)는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이 발언대에서 마이크를 독점하도록 그냥 내버려 뒀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그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받은 대로 되돌려주는 것.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제 되돌려 줄 시간이 왔다”라고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주 보도한 바에 따르면, 9 4일부터 사인펠트가 등장하는 첫 광고를 시작으로, 300만 달러 상당을 투입했다는 “'벽이 아니라 창문(Windows, Not Walls)” 캠페인이 개시된다고 한다. 같은 날 NFL 시즌 개막전이 NBC에서 중계되는 것은 분명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그 외에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을 감독했던 프랑스 출신의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가 연출을 맡은 것 같다라는 보도가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노력에 대한 블로거들의 관심이 지대한데, 브랜드위크(Brandweek)에 따르면 반응이 그리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고 한다.

브랜드위크가 인용한 한 블로거는 “애플의 광고 때문에 ‘진부한 노인네의 이미지’로 굳어지길 바라지 않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제리 사인펠트의 도움을 요청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진부한 노인네나 다름없는 중년 후반 남자의 이미지를 원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광고업계의 전문가들은 사인펠트를 선택한 결정이 과연 성공적일지는 전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열정에 달렸다고 밝혔다. 번스 엔터테인먼트 & 스포츠 마케팅(Burns Entertainment and Sports Marketing)의 사장인 마르크 이폴리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리는 타깃은? 30, 40대의 사무직이 목표라면, 사인펠트가 아주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가 “만약 대학생들과 십대들이 맥 대신 PC를 택하도록 이끄는 것이라면, 사인펠트의 기용이 과연 좋은 결정인지 확신할 수 없다라며, “지금 20살이라면 그 TV(Seinfeld: 사인펠트가 출연했던 시트콤)가 끝났을 때는 10살이었기 때문에, 정말 옛날 일처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아폴리토는 또, 물론 사인펠트의 시트콤은 여전히 자주 재방영되기는 하지만 “우리 사무실의 대학생들은 가십 걸(Gossip Girl)이나 오피스(The Office)에 대해 이야기 하지, 사인펠트(Seinfeld: 시트콤)에 대해선 이야기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46살인 홀(Hall)은 사인펠트의 히트작이 최근 별로 없었던 점보다 더 중요한 것을 지적했는데, “광고는 ‘쿨(cool)’한 것이고 , ‘쿨’한 것은 당연히 젊음을 나타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제품의 타깃층보다 수십여 년 어린 배우와 엑스트라를 출연시키는 경향이 있는 자동차 광고를 보더라도 홀의 생각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뉴욕 타임즈의 취재에 응한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업계 사람들이 불문율로 여기는 것은 바로 ‘젊은 사람의 차는 나이든 사람에게 팔 수는 있지만, 나이든 사람의 차는 아무에게도 팔 수 없다’라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은 이를 증명한다.

사인펠트를 택하는 것은 그 불문율을 어기는 것이다. 사인펠트는 오랜 기간 독신으로 살아왔으며, 반자전직인 시트콤의 내용에서 묘사되듯 여전히 어린아이와 같은 사인펠트의 나이는 54살이다. 즉 사인펠트는 보난자(Bonanza)의 스타였던 론 그린(Lorne Greene) 1970년대 알포의 개 사료 광고에 출연했을 때보다 2살 아래 일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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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는 사인펠트보다 젊은 코미디언인 41살의 윌 페렐(Will Ferrel) 43살의 크리스 락(Chris Rock)의 기용을 거부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신들의 새 광고 캠페인이 유스 마켓에 영합하거나 지나치게 최신 유행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라고 한다.

이폴리토는 이에 대해 종교를 웃음거리의 소재로 즐겨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크리스 락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지목하며, 사인펠트 기용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불안감만을 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하지만 페렐 같은 경우엔 훨씬 폭 넓은 대상에게 어필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많은 히트작들을 통해 “20대 층에게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레이브스와 같은 사람들은 사인펠트가 그런 불문율에는 아마 해당이 안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마케팅 업계의 권위자인 서지오 지맨(Sergio Zyman)은 “사인펠트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라며, 여전히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나아갈 행보와 들어 맞는다고 주장했다.

1980
년대 코카콜라의 마케팅 업무를 지휘했던 지맨은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은 윈도우를 쓰는 소비자들에게 “여러분은 여전히 쿨하다”라는 메시지를 주며 안심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며, “하지만 “난 맥이에요” 의 광고에서 역할만을 바꿔 ‘쿨’한 사람이 윈도우를 선전하게 한다면 너무나 노골적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는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컨설팅 회사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과 Xbox 발매 당시 기여를 하기도 했던 지맨에 따르면, 2인자로서의 애플은 보다 공격적인 광고를 내보낼 수 있지만, 고위 중역들이나 주류 소비자층에게 여전히 어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의례적인 광고를 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지맨은 또한 “난 맥이에요, PC에요” 광고로 인해 PC사용자들이 맥으로 실제 전향한 수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라며, “그 광고는 실적보다는 소란만 일으킨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애드랜트(AdRants)의 홀은,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도 이제는 비스타를 구입하고 사용할 이들이 최첨단을 선도하는 부류가 아니며, 애플 유저는 보다 젊고 , 보다 쿨하고 , 보다 앞서 있는 ‘얼리 어답터’ 라는 현실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냉정하지만 비슷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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