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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M웨어 하이퍼바이저 무료화, 그 배경과 실익

Jon Brodkin | Network World 2008.08.04

지난 7월 22일 VM웨어가 드디어 ESXi 하이퍼바이저의 무료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VM웨어 사용자들이 하이버파이저 사용에 뒤따르는 여러 지원이나 관리 비용들까지 감면 받는 것은 아니다. VM웨어가 무료화를 선언한 새로운 하이퍼바이저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보자.

 

VM웨어가 하이퍼바이저를 무료화하게 된 배경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지난 6월 자사가 개발한 가상화 소프트웨어인 하이퍼-V를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 발표했다. 물론 윈도우 서버 2008 라이선스를 구매한 사람에게만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뜻이었다. EMC의 자회사인 VM웨어는 전 CEO 였던 다이안 그린(Diane Greene)을 내보내고,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으로 재직한 바 있는 폴 메리츠(Paul Maritz)를 새로운 CEO로 영입한 후 2주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세에 대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전 CEO 그린은 VM웨어 제품에 대한 인위적인 가격 조정에 대해 반대해 왔다. 양키그룹(Yankee Group) 분석가 로라 디디오(Laura DiDio)는 "만약 하이퍼바이저가 이미 널리 상용화된 제품이고, 경쟁업체 대부분이 무료 버전을 제공하고 있다면, 폴 메리츠는 옳은 판단을 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새로운 CEO로 취임한 지 2주일도 안돼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조금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VM웨어는 ESXi 무료화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행보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둘 간의 상관관계를 부인했다. VM웨어 제품 마케팅 담당자 존 길마틴(John Gilmartin)은 "우리는 오히려 하이퍼바이저를 기반으로 하는 20플러스(20-plus)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즉, 이번 무료화 결정은 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이다"라고 주장했다. 길마틴은 지난 2006년 2월에 있었던 VM웨어의 하이퍼바이저 무료 배포 발표를 예로 들어, VM웨어의 하이퍼바이저 무료 배포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VM웨어, 이미 무료 하이퍼바이저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렇다. 가상화 기술을 전혀 사용한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을 위한 제품이라 할 수 있는 VM웨어 서버(VMware Server)가 바로 그것. VM웨어 서버는 사용자들에게 2년 간 무료로 제공된다.

 

그렇다면 새롭게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VM웨어가 이번에 무료로 배포하기로 결정한 ESXi는 "베어 메탈(bare-metal)형" 하이퍼바이저로, 서버 하드웨어에 직접 설치할 수 있는 제품이다. 반면 VM웨어 서버는 운영체제 위에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처럼 설치하도록 만들어졌다. ESXi는 무료화되기 전 무려 495달러를 호가하던 제품이다.  

 

VM웨어 서버는 이제 쓸모가 없어진 것인가?

그렇다고 완전히 쓸모가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굳이 VM웨어 서버를 사용해야 할 이유는 많이 없어진 것이 사실이다. 몇몇 하드웨어 기기들 중에는 ESXi와 호환이 안되고, 오히려 VM웨어 서버와 호환이 되는 것들이 있다. 새롭게 출시되는 서버들은 모두 가상화 지원 기능을 탑재하고 있지만, 과거에 개발된 몇몇 플랫폼들 중에는 이를 지원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즉, 서버 하드웨어를 이용하지 않는 VM웨어 서버가 오히려 다양한 시스템을 아우를 수 있는, 더 뛰어난 호환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VM웨어 서버의 사용가치가 없어졌다는 표현은 부적절한 것 같다. 이에 대해 포레스터(Forrester)의 분석가 프랭크 질렛(Frank Gillett)은 "다만, 순수 하이퍼바이저로서의 성능을 따져봤을 때, ESXi가 VM웨어 서버 보다는 훨씬 매력적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SXi를 무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ESXi는 몇 가지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두 개의 서버를 한 개의 서버로 통합하는 경우 ESXi는 무료로 제공된다. 더불어 오래된 서버를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할 경우에도 ESXi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 ESXi는 서버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진행 중이던 작업들을 좀 더 쉽게 새로운 서버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수십, 수백 개의 가상화 서버를 운용, 관리하고 있는 대기업이 급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서버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목적으로 ESXi를 사용할 경우, 이는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다. 길 마틴은 "ESXi는 단일 서버에 최적화되어 있는 제품이다. 작업을 여러 개의 서버로 실시간 이동시킬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거나 동시에 관리해야 할 서버가 다수 존재할 경우, 더불어 패치 관리가 필요하거나, 중앙집중식 백업이 있어야 하는 등, 성능 좋은 다양한 기능들을 필요로 하는 경우, ESXi는 올바른 해답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관리 툴들을 운용하는 데는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추가적인 하이퍼바이저 관리 툴을 제공할 때에는 사용자들에게 일정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 복잡한 IT 환경 속에서 가상화 기술이 이 정도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배경도 바로 다양한 관리 툴들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질렛은 "관리 툴없는 하이퍼바이저는 단팥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VM웨어의 타 제품들도 모두 가격 변화가 있는가?

아니다. 하이퍼바이저 라이선스는 무료화되었지만, 추가적인 관리 툴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대로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만 한다. 중소기업이나 지방 또는 해외 지점을 주 사용자층으로 보유하고 있는 VM웨어 인프라스트럭쳐 파운데이션(VMware Infrastructure Foundation)은 현재 995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2,995달러면 이보다 더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VM웨어 인프라스트럭쳐 스탠다드(VMware Infrastructure Standard)를 구입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이 필요한 소비자들은 생산되고 있는 모델들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VM웨어 인프라스트럭쳐 엔터프라이즈(VMware Infrastructure Enterprise)를 5,750달러에 구매하면 된다. 이 세 가지 제품들 모두 기본 하이퍼바이저와 무료 에디션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관리 툴들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브이모션(VMotion)이라는 관리 툴은 VM웨어 인프라스트럭쳐 엔터프라이즈에서만 제공된다. 브이모션은 가상화 기기를 추가의 정지시간 없이 한 서버에서 다른 서버로 옮길 수 있도록 고안된 툴로서, VM웨어의 제품을 여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들과 차별화하는 핵심 기능들 중 하나이다.

 

이처럼 VM웨어가 책정한 제품들의 가격은 무료화 전후로 변함이 없다. 그러나 예전부터 이들 제품의 가격은 기업과 VM웨어 간의 협상 및 툴 추가 여부 등으로 인해 어느 정도 변화가 있었다. ESXi의 무료화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ESXi를 기본으로 포함하고 있는 제품들의 가격을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셈이다.

 

디디오는 "만약 지금 현 상황에서 VM웨어로부터 제품 가격 인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제대로 된 협상 전문가가 없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포레스터의 분석가 제임스 스태튼(James Staten)은 정작 이번 결정이 기업들에게 큰 이득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무료 ESXi에는 분명 지원 툴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를 구비하려면 연간 서버 당 495달러 이상을 소비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스태튼은 "즉, VM웨어의 이번 결정이 기업들의 비용 절감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다. VM웨어가 하이퍼-V를 견제하기 위해 내린 결정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VM웨어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하이퍼바이저가 모두 무료화되었다. 굳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쓸 이유가 있을까?

물론 그렇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자주 사용하고 있고, 한 군데로부터 일관된 지원을 받는 것을 선호하며, VM웨어만이 가지고 있는 추가 기능들을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 다면, 하이퍼-V도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질렛은 "만약 마이크로소프트의 관리 툴과 하이퍼-V만으로도 충분히 작업을 진행할 수만 있다면, 가격이 저렴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디디오는 "이는 결국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다"라며, "현재 VM웨어의 제품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VM웨어를 매우 좋아한다면 선택은 더욱 쉬워질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하이퍼-V를 선택할 이유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이크로소프트가 VM웨어에 비해 비용면에서 저렴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버츄얼 머신 매니저의 가격은 물리적 서버 5개 당 499달러로 책정되어 있다. 이 가격만을 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들이 확실히 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VM웨어는 하이퍼-V에 비해 똑같은 조건에서 더 많은 가상화 서버들을 소화해 낼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지면 VM웨어의 제품들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주장한다. VM웨어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결정이 VM웨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만, 분석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나름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가트너의 분석가 토마스 비트맨(Thomas Bittman)은 이전부터 VM웨어에게 하이퍼바이저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관리 툴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모색하라고 조언한 바 있다.

 

VM웨어의 주가는 작년에 상당한 하락을 기록했다. CEO 교체와 이번 무료화 결정 또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디디오는 "폴 메리츠는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 결국 장기적인 수익원은 VM웨어 인프라스트럭쳐 플랫폼이기 때문에 이들을 살리고자 하는 것"이라며, "폴 메리츠는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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