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달인' 60대 홀로 초정밀 수표 위조

편집부 | 연합뉴스 2008.07.31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서울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31일 육안으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한 10만원권 수표 수백장을 위조해 유통하려 한 혐의(부정수표단속법 위반)로 김모(60.무직)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달 중순 시중은행 현금지급기에서 10만원권 자기앞수표 10매를 인출한 뒤 이를 원본 삼아 위조수표 296장을 만들어 서울과 경기지역의 편의점, 대형할인매장, 재래시장 등에서 현금으로 바꾸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압수한 위조수표가 색상과 질감이 진본과 거의 같고 불빛에 비추면 진본에서 나타나는 무궁화 숨은 그림까지도 갖추고 있을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돼 일반인이 육안으로 식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김씨는 잉크 수정액(화이트)과 지방질 기름을 혼합한 액체로 위조수표 뒷면에 무궁화 도장을 찍어 얼룩이 속으로 스며들도록 하는 수법으로 무궁화 숨은 그림을 넣어 진본과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자택 골방에 컴퓨터와 스캐너, 인쇄기, 그리고 수표용지(펄프 100%)와 재질이 비슷한 중국산 면종이를 비치해두고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인 `포토샵'으로 혼자 수표를 위조했으며 환갑 나이에도 포토샵을 다루는 기술이 웬만한 디자이너를 뺨치는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에게 위조를 시연하도록 했는데 지병을 앓고 있음에도 컴퓨터 자판의 무슨 키를 누르는지 모를 정도로 손놀림이 빨라 모두 혀를 내둘렀다"며 "포토샵의 세세한 기능을 모두 숙달한 것 같았으며 그림을 빼고 넣는 기술과 색상 선택이 탁월했고 테두리 마감도 너무나 깔끔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위조 등 전과 15범인 김씨는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매뉴얼로 포토샵을 독학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위조 수표를 유통하는 것을 도와주고 불법수익을 나눠갖기로 한 혐의로 장모(31)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김모(45)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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