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상황에서 로지텍 코리아가 차세대 업무 환경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목할 만하다. 8월 28일 ITWorld와 CIO Korea가 주최한 ‘Future of Work 2024’ 행사에서 로지텍 코리아의 B2B 비즈니스 총괄인 조현섭 상무는 생성형 AI가 중심으로 떠오르는 지금, 역설적으로 ‘사람 중심’의 업무 환경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얼마나 더 효과적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과제
최근 로지텍이 국내 IT, 의료, 교육, 제조, 금융, 미디어 등 분야의 직원 5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가 직원의 생산성과 ‘워라밸’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줄여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취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응답했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유용성은 다양했지만, 이를 전혀 시행하고 있지 않다는 국내 기업의 비율은 32%에 달했다. 비대면 업무가 강제됐던 코로나19 시기가 지나면서 ‘사무실 복귀’ 정책을 펼치는 기업도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실제 시행률이 직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응답자들은 하이브리드 근무 시행에 있어 경영진의 도입 의지(25%) 외에도 원격 업무용 디바이스 도입(18%), 협업 도구 개선(17%) 등 더 나은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조현섭 상무는 “전통적인 화상회의가 두뇌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시스템은 구축돼 있지만 직원이 끊임없는 클릭을 통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 사람들과 실제로 마주하지 않고 어떻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등이 하이브리드 근무를 재고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미래에 걸맞은 디지털 업무 환경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가 바꿀 미래, 스마트 업무 환경의 열쇠는 ‘사람’
로지텍이 바라보는 미래의 업무 환경은 어느 장소에서 일하더라도 직원이 만족감을 유지하고, 모든 직원의 업무 및 협업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곳을 의미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약하면서 높은 민첩성과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로지텍이 미래의 업무 공간을 ‘기술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무 공간을 최적화하는 데는 AI와 같은 기술이 유용할 수 있지만, 기술 도입 이후에 생산성과 민첩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결국 사람, 즉 직원이기 때문이다.
조현섭 상무는 “가령 AI가 단순 업무를 맡도록 업무 방식을 재설계하고 나면 결국 직원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이를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또한 신기술의 등장으로 업무 방식이 바뀌면 사무실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원격 근무 시행 이후 사무실은 직원이 잠시 쉬어가는 공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런 고민들은 결국 사람에 초점을 맞춰야만 해결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미래 업무 환경에서 AI가 중심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상황에서 조현섭 상무는 사람을 더 바라봐야 AI 시대에 차별화된 비즈니스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한 업무에서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해진 지금, 비즈니스의 성과를 증진시키려는 노력은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 물리적 자산보다도 직원을 어떻게 더 잘 연결하고, 어떻게 매끄럽고 끊김 없는 업무 환경을 제공하느냐가 기업의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로 더 잘 보고 듣고 협업한다··· 로지텍의 ‘차세대 업무 환경’
이런 측면에서 로지텍은 차세대 스마트 업무 환경을 위해 ‘보고’, ‘듣고’, ‘협업하는’ 것에 가치를 둔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사람 간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질 미래의 업무 환경에 맞춰 물리적인 하드웨어를 넘어 사용자 맞춤형 기술에도 집중하고 있다.
사람의 실제 행동을 화면상으로 얼마나 잘 옮길 수 있는지를 핵심에 둔 로지텍 솔루션에서 생성형 AI는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라이트사이트 2 기술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말뿐만 아니라 표정, 제스처도 중요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AI와 컴퓨터 비전 기술로 참가자를 구분하고 행동 및 제스처까지 모두 담는 각도를 구현한다. 이를 통해 원격 사용자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룹 보기, 발표자 보기, 그리드 보기 등 다양한 지능형 감지 옵션으로 편의성도 더했다.
사용자의 ‘듣는’ 경험에서도 로지텍은 실제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소음을 최소화하고 음성 중복을 제거하는 ‘라이트사운드 2’,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 룸에서 누가 무엇을 말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화자 인식’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조현섭 상무에 따르면 로지텍이 제시하는 미래의 업무 환경, 즉 스마트 워크플레이스는 ‘모든 곳이 업무 공간이 되는 환경’이다. 이런 유연하고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로지텍은 공간을 둘러싼 물리적인 요소도 고려해 개인 공간부터 대회의실까지, 각 공간의 특성에 맞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로지텍과 함께 스마트 업무 환경을 구축한 대표적인 기업 사례로 지멘스가 있다. 23만 명의 직원이 7,200여 개의 글로벌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지멘스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직원 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고 어떤 곳에서든 접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였다. 로지텍은 이에 최적화된 업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컨설팅부터 시뮬레이션, 룸 솔루션에 이르는 과정을 지원했다. 조현섭 상무는 “스마트 업무 환경 도입 이후 지멘스에서는 협업이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으로 계산하면 약 36%가 향상됐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글로벌 R&D센터에 로지텍과 협업해 화상회의 솔루션을 구축한 HD현대가 있다. HD현대 글로벌 R&D센터의 중형 회의실과 면접실에는 올인원 솔루션인 ‘랠리 바(Rally Bar)’가, 대형 회의실에는 모듈식 화상회의 시스템인 ‘랠리 플러스’가 설치됐다. 최대 15배 줌을 지원하는 4K 해상도 PTZ 카메라가 탑재된 두 제품은 AI 기반의 실시간 감지를 지원해 회의 참석 인원 수 및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공간 설계 단계부터 로지텍과 협업을 진행한 결과, HD현대는 총소유비용(TCO)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그 어느 때보다 중요
로지텍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는 연봉이 조금 적더라도 ‘워라밸’이 보장되고 유연한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회사를 선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유능한 인재를 확보(36%)할 수 있다는 이점 외에도, 응답자들은 스마트 업무 환경의 도입이 자연 재해 및 불가피한 비즈니스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43%)하고 ESG 경영 전략을 구현(32%)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스마트 업무 환경 도입을 고민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특히 생성형 AI라는 기술의 등장으로 업무의 프로세스가 바뀌면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데, 원격 근무 환경에서는 직원을 잘 관리하고 협업 문화를 조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점 또한 뚜렷하다. 조현섭 상무는 “스마트 업무 환경에 대한 직원의 선호도는 매우 높다. 이는 기업이 직원 중심의 인프라 환경을 갖춘다면 인재 유치, 생산성 향상 등의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라며, “로지텍은 사람 간 연결에 초점을 맞춰 각각의 업무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솔루션을 통해 미래의 업무 환경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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