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케시는 자금관리 솔루션을 통해 횡령 사고 예방과 자금팀 업무 효율화를 지원하는 기업이다. 조은미 웹케시 마케팅센터 센터장은 지난 28일 IT월드 및 CIO코리아가 공동 주최한 ‘퓨처오브워크 리서치서밋’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전환 시대에 더욱 강조되는 자금 관리의 중요성과 이에 대응하는 솔루션의 변화 동향을 소개했다.
횡령 사고의 파급력
기업 내 부서는 자체적으로 잠재적 위기 상황에 대비한다. IT 부서는 인프라 중단을, 보안팀은 해킹 공격을 주시하는 등 각 부서의 특성에 맞게 위험에 대응하는 식이다. 횡령 사고는 재무팀이 직면하는 주요 위협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재무팀은 예방 실패의 원인, 피해 규모, 그리고 수습 방안을 정신없이 논의하게 된다. IT 부서가 기술로 사고를 방지하고 대응하듯, 재무팀도 더욱 고도화된 솔루션을 도입해 이런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기술을 살펴보기 전에, 국내 횡령 사고의 현황과 심각성을 먼저 살펴보자. 사실 횡령 사고 발생 시 관련자 처벌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핵심은 피해액 회수의 어려움에 있다. 일례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한 직원이 내부 자금 46억 원을 횡령하여 해외로 도피한 사건이 발생했다. 횡령액 대부분은 선물 및 암호화폐에 투자하면서 대부분 탕진됐다. 해당 직원은 2024년 경찰에 체포되어 구속되었으나, 경찰이 회수한 금액은 7억 2,000만 원에 그쳤다.
이처럼 횡령 범죄자는 해외로 도피하여 수사를 피하고, 횡령한 자금도 해외로 이전해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더구나 횡령 범죄에 대한 실제 형량이 비교적 낮아, 이로 인해 범죄가 조장되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0억 원 횡령 시 평균 형량은 3년 11개월에 불과하다.
횡령 사고는 기업 규모나 산업과 무관하게 계속 반복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의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근 4년간 매해 6만여 건의 횡령 범죄가 발생했다. 심지어 자금 관리 정보를 외부에 공개해야 하는 공공기관이나 상장사에서도 횡령 범죄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횡령 사고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곳에서도,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EY 한영에서 국내 기업 회계, 재무, 감사 담당자 708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전 또는 현 근무지에서 횡령 또는 부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38%가 ‘그렇다’라고 밝혔다. 이는 기업 차원에서 횡령 사고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횡령 사고에서 보이는 특징
조은미 센터장은 횡령 범죄에서 자주 보이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위조가 있다. 기업에서 관리하지 않는 계좌를 악용하고 반복적으로 문서를 위조하여, 횡령 범죄를 저지르는 식이다. 예를 들어 강동구청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 A 씨는 3개월 동안 인터넷 뱅킹으로 공금 115억 원을 개인 계좌로 236차례 이체하면서 횡령을 저질렀다. 이때 팀장 결재를 고의로 누락하고, 공문서를 9건 위조했다. 당시 감사가 별도로 이뤄지고 있었지만 자금 흐름 상 이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새로 부임한 후임 공무원에 의해 이 사실이 밝혀져 횡령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횡령 사건의 또 다른 특징으로 범행의 반복성을 꼽을 수 있다. 한 번에 수십 또는 수백억을 횡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거쳐 반복적으로 횡령한다는 것이다. 조은미 센터장은 “횡령범은 주로 소액에서 시작하여 점차 금액을 늘려가며 여러 차례 횡령을 시도한다”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제조업 상장사였던 B 기업에선 재무부 팀장이 55억 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재무부 팀장은 거래처 계좌번호를 자신의 계좌번호로 변경하고 수년간 수십 차례에 거쳐 회사 거래 금액을 개인 계좌로 입금받았다. 조은미 센터장은 “반복된 횡령이 발각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지속적인 허위 보고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재무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면 횡령이 반복되는 경향이 존재한다. C 스타트업의 한 직원은 타 부서에서 근무하던 중, 대표의 신임을 얻어 재무 부장으로 승진했으나, 새 직책을 맡은 지 불과 3일 만에 횡령을 저질렀다. 해당 재무 부장은 OTP와 공인인증서를 단독으로 관리하며 재무 관련 전권을 보유하고 있어, 범행을 손쉽게 저지를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었다. 횡령범은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이체하는 날에는 부하직원을 일부러 휴가를 보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조은미 센터장은 “횡령 사고 과정에서는 위조와 허위 보고를 통해 주변 사람을 속이고 수차례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라며 “재무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될 경우 횡령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더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횡령 사고를 예방하는 ‘안전 장치’
조은미 센터장 “횡령을 방지하는 완벽한 시스템도, 정책도 프로세스도 있을 수 없다”라며 “다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 장치는 3가지다.
첫 번째 기업의 모든 계좌는 통제 범위 안에 둬야 한다. 언제든지 기업의 모든 계좌를 시스템 내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계좌의 개설 및 해지 과정은 자금 부서는 물론, 주요 경영진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 대금 지급 업무 권한을 분리해야 한다. 가령 직급 혹은 지급 유형에 따라 승인 가능한 대금 규모를 차등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만 원 이하는 팀장 승인, 1,000만 원 이상은 팀장 및 본부장 승인을 동시에 받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급여는 인사팀, 해외 송금은 해외팀 부서장에게 승인받는 정책을 운영할 수 있다. 조은미 센터장은 “각 기업의 특성과 환경에 맞게 대금 지급 과정을 나누고, 다단계 결재 시스템을 통해 자금을 이체하는 것을 권장한다”라며 “돈이 나가는 단계는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CEO와 CFO가 자금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수기 보고 체계를 사용하는 조직은 자금 관리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조은미 센터장은 “모형 CCTV가 범죄를 어느 정도 예방해 주는 것과 유사하다”라며 “CEO나 CFO가 실시간으로 매일 모니터링하지 않더라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것만으로도 횡령 범죄 건수를 대폭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철학은 웹케시의 자금관리 솔루션에 그대로 반영됐다. 웹케시의 솔루션은 기업의 모든 계좌를 한 화면에서 조회할 수 있게 해주며, 은행, 증권, 보험, 카드사, 국세청 등의 금융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또한 이상 거래가 감지되면 즉시 알림을 보낸다. 거액의 자금 이체, 심야 시간대 자금 변동, 거래 이력이 없는 계좌로의 입금 등 횡령이 의심되는 상황을 고객사가 미리 직접 설정해 두고, 관련 상황이 발생하는 즉시 알림이 제공되는 식이다.
웹케시는 전 세계 자금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글로벌대시보드’라는 서비스를 지난해 출시했다. 글로벌대시보드는 39개국 190여 개 해외 은행과 연결하여, 해외 사업장 자금 현황을 물론 국가별 시재 보고서를 자동 생성해 준다. 조은미 센터장은 “많은 고객사의 요청에 의해 ‘글로벌대시보드’를 출시했으며, 이는 글로벌 진출을 앞둔 기업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웹케시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예·적금, 대출, 투자 자산 현황을 포함한 CEO와 CFO 맞춤형 디지털 보고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금 현황 파악을 위한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고 음성 질문만으로 AI가 답변하는 ‘AI 자금 비서’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기능은 올 10월 중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웹케시 자금 관리 솔루션은 제조, 정보통신, 유통 분야 등 7,800여 개 기업, 100여 개의 공사, 180여 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이용하고 있다. 조은미 센터장은 “고객사인 B그룹은 30개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자금관리 체계를 웹케시 솔루션으로 일원화했으며, 이를 통해 전 계열사 통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라고 설명했다.
jihyun.lee@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