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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컴퓨팅 경험은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Serdar Yegulalp | InfoWorld 2024.08.29
처음에는 생김새도 이상하고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편안하고 손에 쥐기 쉬웠다. 버티컬 마우스 이야기다. 
 
ⓒ Howard Bouchevereau/Unsplash

우리는 인생의 1/3을 잠자는 데 보낸다고 하니 매트리스에 큰돈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우스도 마찬가지다. 마우스를 손에 쥐고 대부분의 업무 시간을 보낸다면 편안함을 위해 좋은 디자인의 마우스에 돈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마우스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버티컬 마우스를 고려해 보기를 바란다. 

일반 마우스는 손목이 약간 안쪽으로 비틀어진 상태에서 사용자의 손을 수평으로 유지한다. 버티컬 마우스는 악수를 할 때와 비슷한 자세로 손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손목과 팔의 비틀림을 줄이고 일반 마우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속목 통증을 방지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실제로는 어떨까?


버티컬 마우스에 익숙해지기

필자는 약 10년 전 친구가 제품 테스트용으로 받은 자신의 버티컬 마우스를 선물하면서 버티컬 마우스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 친구는 이미 업무용으로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그렇게 에볼루언트(Evoluent)의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마우스, 키보드, 심지어 모니터까지 모든 주변기기의 변화는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필자는 에볼루언트 마우스에 익숙해지기까지 일주일 동안 다소 어설프게 마우스를 사용했다. '악수하는' 그립 대신 일반 마우스처럼 위에서부터 손바닥으로 덮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필자는 버티컬 마우스를 계속 넘어뜨렸다. 에볼루언트 마우스의 디자인은 기울어지거나 넘어뜨리고 실수로 클릭하기 쉬웠다. 

실망스러운 첫 일주일이 지나자 오히려 일반 마우스가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에볼루언트와 같은 버티컬 마우스는 손과 팔의 방향을 비롯해 컴퓨터 앞에 앉을 때의 전반적인 자세까지 보완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는 발판 받침대가 있는 높은 의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똑바로 앉아서 팔을 낮게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버티컬 마우스는 이런 자세에서 팔을 더 자연스러운 자세로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 후 10여 년 동안 에볼루언트 마우스를 계속 사용하다 보니 버튼이 오작동하기 시작하고 제품이 지저분해졌다. 그 무렵인 2022년경에는 버티컬 마우스가 훨씬 더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한때 100달러(약 13만 4,000원)에 달하던 에볼루언트 마우스를 누레아(Nulea)라는 업체의 약 20달러(약 2만 7,000원)짜리 모델로 교체했다.

누레아 버티컬 마우스는 작은 설계의 차이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줬다. 우선 누레아 버티컬 마우스는 버튼 위치가 달랐다. 에볼루언트 모델에서는 엄지손가락이 놓이는 부분 바로 아래에 '뒤로가기' 버튼이 있었고, 누레아 모델에서는 위에 있었다. 뒤로가기 버튼에 닿으려면 엄지손가락을 더 많이 구부리고 펴야 했다. 결과적으로 사용 빈도는 줄었지만, 실수로 누르는 일은 없었다. 또한 누레아의 디자인은 에볼루언트보다 비대칭적이라 실수로 넘어뜨리기도 어려웠다. 


버티컬 마우스 예찬

필자는 화면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에게 버티컬 마우스 경험을 전도했다. 모든 친구가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한번 시도한 친구들은 얼마나 빨리 적응하게 되는지와 그 효과에 놀라워했다. 병원 사무실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한 친구는 집에서 사용하는 마우스를 버티컬 마우스로 교체한 후 손목 터널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했다. 이제 그 친구는 직장에서도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한다. 새로운 폼 팩터에 적응하는 데 걸린 시간은 하루 정도였다.

필자에게 버티컬 마우스를 소개해 준 친구는 99달러에 판매되는 로지텍 MX 버티컬(MX Vertical)이라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마우스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이 마우스는 질감이 있는 표면(누레아는 일반 조각 플라스틱)과 전반적인 엔지니어링 품질 등 일반적으로 고급 마우스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을 더 많이 갖추고 있다. 하지만 버티컬 마우스는 더 이상 고가의 특이한 제품이나 사치품이 아니다. 마우스 제조업체 대부분이 버티컬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원하는 가격대에 맞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체공학적 키보드나 와이드스크린 모니터를 처음 사용할 때 약간의 적응이 필요한 것처럼 버티컬 마우스를 아직 사용해 보지 않았다면 약간의 인내심과 적응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손에 쥐고 나면 원래 있어야 할 자리를 찾은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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