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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비전 프로의 '불편한 짜릿함'

David Price | Macworld 2024.07.29
부모가 되는 일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필자는 아이가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음식을 먹지 않으려 할 때 가장 힘들다. 제발 먹어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한다. 어른이라고 해서 낯선 것에 언제나 개방적인 것도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기술도 마찬가지다. 아이폰 사용자들이여, 마지막으로 안드로이드 기기를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언제인가? 
 
ⓒ Foundry

지난주 필자는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Vision Pro)를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2월에 출시됐지만 필자가 거주하는 영국에서는 최근에서야 시연 및 구매가 가능해졌다. 2023년 6월에 공개적으로 발표된 비전 프로에 대해 누구나 저마다의 의견을 가지고 있을테지만, 그 의견을 직접 경험해 볼 준비가 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비전 프로 데모는 정말 놀라웠다. 오큘러스(Oculus)나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VR 제품을 사용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기 때문에 적절한 대상과 비교해 설명하기는 어렵다. 인터페이스 탐색에 필요한 시선 추적과 손가락 탭핑과 같은 기본적인 사항은 설명할 수 있지만, 처음 사용하면서 느낀점과 기기에 익숙해지면서 그 느낌이 변화는 과정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렵다. 직접 경험해야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복잡한 피팅 과정에 놀랐다. 최적의 라이트 씰과 헤드밴드를 설정하는 일은 정말 까다로웠다. 안면 스캔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필자의 첫 번째 씰은 교환해야 했다. 이마와 뺨에 무게가 편안하게 분산되도록 스트랩을 적당히 조이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고, 모든 요소를 필자에게 딱 맞추기까지 많은 시간을 들여 다양한 요소를 점검해야 했다. 데모를 위해 최상의 사용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인내심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비전 프로는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다. 세심하게 보정된 착용감과 뛰어난 품질의 하드웨어 덕분에 비전 프로는 낯설지만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필자는 데모 중 몇 번이나 숨을 헐떡이거나 웃거나 관광객처럼 신나게 주변을 둘러봤다. 사용자가 미디어 안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비전 프로의 기능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의 공간형 홈 시네마는 인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1995년 개봉작 <스트레인지 데이즈>를 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효과가 너무 강렬해서 필자의 기억을 이런 형식으로 재현하면 어떨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묘하게 가슴이 아려오기도 했다. 

할리우드도 공간형 영상 경험의 발전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이다. 데모에는 공룡과 고뿔소가 가까이서 등장하는 스릴이 포함돼 있는데, 누군는 이미 이런 형식의 슈퍼히어로 영화가 경제적으로 타당한지 계산해 보고 있을 것이다. 2D 영화도 비전 프로의 가상 시네마에서 멋지게 보이며, 헤드셋과 에어팟 프로만 챙기면 장거리 비행 경험에서도 유용할 듯하다. 

더 이상 대형 콘서트에 참석할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이런 형식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공간형 컴퓨터를 통한 스포츠 관람에 관해서는 장기적인 전망일 수 있지만 잠재력은 엄청나다. 이런 모든 작업에는 시간과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비전 프로는 수량이 제한된 티켓을 판매하는 대신 더 많은 사람에게 이벤트를 제공할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 
 
ⓒ Foundry

미디어 측면에서 비전 프로는 승리를 거뒀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AR/VR 기기에서는 제어 방법처럼 익숙하지 않은 측면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는 애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도움 없이는 인터페이스에 당황할 것 같았다. 수년에 걸쳐 아이팟에서 아이폰으로, 아이패드에서 애플 워치로 이동하며 새로운 기기를 접하는 것은 항상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진화처럼 느껴졌으나 비전 프로는 완전히 새로웠다. 

비전 프로에서 아이콘을 선택하려면 아이콘을 보고 검지와 엄지를 함께 탭해야 한다. 이 2가지 요소는 특히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필자는 시선 추적 기술이라는 개념에 대해 항상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기기 사용 시 방해가 되고 디스토피아적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제스처 인식 기능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느꼈는데, 이는 긴장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일을 잘못할까 걱정하는 필자의 성향 때문이었다. 손과 눈의 움직임을 계속 감시당하는 것에 대한 미세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금방 나아졌다. 데모가 끝날 무렵에는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고 몰입형 미디어 요소에 대한 흥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직접 사용해 보기 전까지는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고,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알 수 없다. 그 효과가 일시적인 것인지 아닌지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비전 프로를 직접 체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필자의 리뷰가 비전 프로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비전 프로는 다른 어떤 애플 제품보다 직접 사용해 보고 판단해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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