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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인가 동지인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복잡한 관계

Preston Gralla | Computerworld 2024.05.16
마이크로소프트는 130억 달러를 투자해 선도적인 생성형 AI 업체 오픈AI 이사회에 한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현재 거의 모든 마이크로소프트 제품군에 내장된 코파일럿 툴에 오픈AI의 챗GPT 기술을 사용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 Getty Images Bank

하지만 이 정도는 시작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 브래드 스미스와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으로 구성된 태그팀은 선출직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벌여 미국 연방의 AI 규제를 막고, 의회 의원들에게 와인이나 식사를 대접하고, 이들에게 AI 관한 모든 알고 있는 전문가가 되었다. 올트먼이 오픈AI 회장직에서 잠시 축출되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올트먼의 복귀를 위해 막후에서 로비를 펼쳤다. 

미국, 영국, 유럽연합은 모두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조사할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긴밀한 관계를 우려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기술을 오픈소스화해 전 세계와 AI를 공유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 때문에 이를 포기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소송을 통해 "오픈AI가 거대 기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실상 자회사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사의 관계는 보기보다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흔한 뒷담화 이상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고객을 빼앗으려 시도했으며,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가 끝난 후를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대로 오픈AI와 경쟁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사티아 나델라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오픈AI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두 업체의 관계가 ‘절친’보다는 ‘적이자 동지(Frenemy)’에 가까워 보이는 이유와 의미를 하나씩 살펴보자.
 

복잡한 법률적 관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를 하나로 묶는 바로 그 요소, 즉 법적 관계는 두 회사를 갈라놓을 수 있는 요소이다. 오픈AI는 2015년에 비영리 회사로 설립됐다. 설립자들은 영리 동기로 인해 AI가 선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개발될 경우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올트먼과 머스크를 비롯한 설립자들은 초기에 사비를 털어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AI가 수익 창출에 얽매이지 않고 인류 전체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AI를 통해 수조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자 이런 설립 정신은 사라졌다. 설립자들은 오픈AI를 '한도 제한이 있는' 영리 회사로 전환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결과 탄생한 이해할 수 없는 기업 구조에 대한 혼란스러운 세부 사항은 다루지 않겠다. 요약하자면, 오픈AI는 투자자에게 회사를 개방하고, 투자자가 오픈AI 기술을 사용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오픈AI가 이런 투자자와 직접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상하지 않다면, 하나 더 있다. 오픈AI는 설립 계약을 그대로 남겨뒀다. 회사의 기술이 다양한 인지 작업에 대해 인간과 비슷하거나 더 잘 생각하고 일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는 시스템인 인공 일반 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으로 발전할 경우, 오픈AI는 이 기술이 모든 인류를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럴 경우 모든 투자자와의 관계를 끝날 것이며, 심지어 모든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챗GPT를 코파일럿 AI 제품군의 기반으로 빠르게 채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겨냥하는 오픈AI 

최근까지 두 회사의 관계는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서로에게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두 회사는 여전히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양쪽 모두 불편해 보이며, 때로는 서로 거추장스러워하기도 한다.

지난 4월 로이터 통신은 올트먼이 샌프란시스코, 뉴욕, 런던을 방문해 수백 명의 포춘 500대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로드쇼와 같은 행사"를 열고 "기업용 AI 서비스를 홍보했으며, 재정적 후원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정면으로 맞붙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과 오픈AI COO 브래드 라이트캡은 각 도시에서 100명 이상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자사의 엔터프라이즈 챗GPT 툴에 대한 집중적인 영업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버전의 오픈AI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엔터프라이즈 챗GPT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를 물었다.

올트먼과 라이트캡은 자사의 툴이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올트먼은 "기업이 오픈AI와 직접 협력하고, 최신 모델에 액세스하고, 맞춤형 AI 제품을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 있는 AG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올트먼은 5월 초 스탠퍼드대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AGI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얼마든지 지출할 것이라며, "1년에 5억 달러를 쓰든 50억 달러를 쓰든, 아니면 500억 달러를 쓰든 상관없다. 비용을 지불할 방법만 찾아낸다면 AGI는 달성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오픈AI를 깎아내리는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적으로 강력한 AI 툴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술, 인력, 자금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오픈AI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작년 말, 올트먼이 오픈AI 이사회에서 해고됐다가 다시 선임되는 등 오픈AI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나델라는 "내일 오픈AI가 사라지더라도..., 우리는 모든 지식재산권과 모든 역량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인력도 있고, 컴퓨팅도 있고, 데이터도 있고,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들보다 아래에 있고, 그들보다 위에 있고, 그들 주변에 있다"고 말했다.

나델라는 3월 중순에 무스타파 술레이만을 영입하면서 이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술래이만은 구글이 2014년에 인수한 AI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했으며, 현재 나델라에게 직접 보고하는 마이크로소프트 AI 총괄 부사장이다. 술레이만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이미 내부적으로 오픈AI와 직접 경쟁할 생성형 AI 제품인 MAI-1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절친 또는 적이자 동자

그렇다면 양사는 절친일까, 아니면 적이자 동지일까? 현재로서는 둘 다이다. 두 회사는 여전히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재정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엄격한 AI 규제에 맞서 함께 로비를 계속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제품인 코파일럿의 핵심은 여전히 오픈AI 기술이다.

그러나 오픈AI는 AG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 경쟁자를 자체 구축하는 등 두 회사 모두 관계가 끊어질 때를 대비하고 있다. 두 기술 모두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AGI는 실현 불가능할 수도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보다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계속 얽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원하는 기술을 개발해 낸다면, 둘은 경쟁자가 될 것이다.

어느 쪽이 될까? 현재로서는 아무리 강력한 AI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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