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인 MWC 2024에서 퀄컴은 스냅드래곤 플랫폼에 최적화된 75개 이상의 AI 모델 저장소인 퀄컴 AI 허브를 발표했다. 또한, 오디오 입력을 받아들이는 파라미터 70억 개 규모의 로컬 LLM을 (아마도 스냅드래곤 기반의) PC에서 실행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마지막으로 스냅드래곤 스마트폰에서도 추가로 70억 개의 파라미터로 구성된 LLM을 시연했다.
퀄컴의 AI 허브는 개발자용이기는 하지만 좋은 시작이다. 물론 훌륭한 성과지만, AI의 실제 활용례를 보여주는 PC나 CPU 공급업체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관건이다. CPU와 PC 공급업체가 사용자를 로컬 AI로 유도하는 유일한 방법은 쉽고 저렴하게 AI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업체는 거의 없다.
스마트폰, 클라우드, 여러 기기로 PC 하드웨어 점유율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PC 업계는 새로운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급증한 노트북과 크롬북 판매량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상태다. 인공지능이라는 차세대 기술을 실행하고 고성능 하드웨어에 비용을 지불하려면 로컬 PC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PC 업계에 오히려 속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AI가 클라우드에서 먼저 실행되어 사용례를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PC 산업은 분명 한 발 뒤처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로컬 AI에 특별히 투자하지 않는 것 같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서비스는 모두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며, 구독 요금제에 가입하거나 최소한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로컬 계정으로는 코파일럿을 사용 횟수가 제한되어 있다.)
대다수 사용자는 PC에서 AI를 로컬로 실행하는 것은 물론, AI를 사용해야 한다고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CPU와 하드웨어 공급업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해결책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있다.
정답은 앱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스토어 앱에 AI 허브를 도입했지만 아직도 약간 부족하다. 사용 가능한 대다수 챗봇 앱은 실제로 클라우드에서 실행되고 유료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코파일럿이 기본적으로 무료인데도 말이다. 어도비 라이트룸과 ACDSee 같은 앱도 마찬가지로 구독 기반이다. 로컬 앱은 로컬 PC의 성능을 활용해 이 문제를 피할 수 있다.문제의 해결사는 하드웨어 공급업체여야 한다. 이미 선두에 나선 업체가 있다. MSI는 게이밍 노트북인 MSI 레이더 GE78에서 생성형 AI 앱인 AI 아티스트(AI Artist)를 제공한다. 다소 투박하고 느리지만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업체가 내놓은, 한 번의 클릭으로 설치되는 로컬 앱이다.
AMD와 인텔도 모두 라마2 같은 AI 언어 모델에서 자사 칩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이미 AI 챗봇을 사용해 보고 다양한 모델과 작동 방식에 익숙해진 사용자에게는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AMD는 라이젠 AI 브랜드의 자체 NPU를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텔도 지난해 AI 개발 펀드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아직 모자라다. 칩 공급업체가 해야 할 일은 더욱 사용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다.
이미 검증된 방법으로는 어도비 포토샵, 블랙 매직의 다빈치 리졸브나 토파즈 같은 AI 기반 앱의 체험판 구독이 있다. 사용자는 전통적으로 블로트웨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PC 업계가 AI PC를 판매하려면 콘텐츠 제작자급 PC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인텔 인사이드 대신 AI 번들 마케팅을 시작하면 어떨까?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니면 인텔이 내놨던 아이디어인 게임 번들의 복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 인텔과 AMD는 정품 CPU나 메인보드를 구입할 때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같은 최신 게임을 증정하는 행사를 종종 진행한다. 그러나 몇 년 전만 해도 CPU의 성능을 보여주는 여러 게임을 무료로 다운로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다음은 2018년 MSI 노트북의 광고다.
로컬에서 AI를 실행하면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점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코파일럿과 바드의 편의성은 로컬 AI의 안전성을 밀어낼 강력한 근거가 된다. 어차피 개인 사용자가 중요시하지 않는 점이기도 하다.
AMD, 인텔, 퀄컴이 로컬 AI를 현실화할 계획이라면 간단하고 저렴하며 보편적인 제공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미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AI라는 열차 앞에서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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